2006년 7월 24일 월요일

여행 팁

. 아이콘
  여행가서 화장실을 못 찾는 다는 사람들이 있는 데,
  솔직히 그건 개념이 없어서이지, 말이 안 통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같은 아이콘을 쓰므로 그림과 화살표 보고 찾으면 된다.
  시골 영감이 서울 구경 처음해서 당황하는 정도 이상은 아니다.

  남자, 여자 그림 = 화장실
  포크 = 식당
  문짝 + 사람 = 출구(EXIT)

. 물
  요즘은 한국에서도 다 물을 사먹는 다. 물통을 하나 준비하든지,
  처음에 PET병으로 음료수 하나 사 먹고 식수대를 발견하면 무조건 물을 채운다.
  (물 값만 해도 제대로 마시면 하루에 3,000 ~ 5,000원씩은 든다.)
  수도 시스템을 고려해보면 식수대는 반드시 화장실이나 분수 근처에만 있다.
  식수대만 따로 떨어져서 만들어 두는 건 비효율적이므로 그렇게 안한다.

. 줄서기
  선진국은 밀지않고 새치기 안해서 줄 서는 시간이 대부분 짧다.
  그리고 번호표가 있는 지 잘 봐서 있으면 잽싸게 뽑는 다.
  대략 대기자가 20명 이상이고 매우 오래 기다리는 것 같으면
  샘플링해서 평균 대기 시간을 계산하고 20분이 넘으면 잠시 어디를 다녀 와도 된다. 멀티테스킹이 참 중요하다.
  Queue가 2개 이상일 때는 두 곳의 표를 동시에 뽑고 어디가 내가 가야할 곳인지 나중에 생각한다. 표를 뽑는 cost는 0에 가깝고 포기해도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 스케줄 확인
  열차시간, 공원, 빌딩, 이벤트의 시간을 확인한다.
  여는 시간, 닫는 시간, 공연시간(duration), 횟수(Frequency) 등의
  팜플렛이 있으면 몽땅 챙긴다.
  그 도시를 떠날 때 쓰레기통으로 모두 던져 넣든지, 도시로 들어오는 다른 여행자에게 쥐어준다.
  특히 기차나 버스로 한 도시에 들어오면 들어오자마자 나가는 일정과 예약을 해둔다. 바보처럼 떠나는 날에서야 일정을 확인하려면 역에 한 번 더 방문해야 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대기, 환승 시간 다 계산해서 일정을 대충 짜봐라.

. 환전
  현금이 어느 정도 있으면 그냥 신용카드로 열심히 긁는 다.
  수수료가 비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
  환전하러 돌아다니느라 낭비하는 시간이 더 크다.
  해외여행의 경제 비용을 환산해보면 학생의 경우 시간당 1만원,
  회사원의 경우 시간당 2만원 이상이다. 시간이 돈이다.

. 잔돈
  일본, 유럽은 잔돈을 잘 주는 데, 미국은 잔돈을 잘 안준다.
  그러면서도 잔돈이 가장 많이 필요한 곳이 미국이다. 팁 때문이다.
  ($20 지폐를 팁으로 줄 수는 없잖아.; 쇼걸들만 보러 다닐것도 아니고..)

. 자투리 시간
  여행의 절반은 자투리 시간이다. 기차, 버스 이동시간에 잠만 퍼자지 말고 여행기도 쓰고 여행책이나 팜플렛도 읽고 다음 일정도 확인하자. 그리고 정거장 이름도 좀 보고 창 밖 사진도 보고 엽서도 쓰면 좋다.
  특히 정거장 이름이나 표지판들을 잘 확인해두면 그 나라의 언어나 시스템도 쉽게 배울 수 있고, 나중에 뭐할지도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줄서는 시간에는 지도를 보는 것이 가장 좋다. 큰 책을 꺼내보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면서 표를 받아서 갈 다음 목적지를 잘 생각해보자.

. 기억
  사람은 반드시 같은 장소를 2번 쯤은 방문하게 된다.
  아무리 여행이라도 숙소까지 왕복이나 기차역까지 왕복은 필수이므로
  갈 때 돌아올 것까지 생각해서 중간 중간에 있는 표지판, 화장실, 음식점을
  잘 체크한다.

. 도시락
  여행 중에 도시락을 먹으면 돈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여행지에서는 뭐든 비싸니까 숙소나 기차역, 편의점 등에서 도시락을 사가면
  좋다. 그렇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숙소에서 요리를 할 필요까지는 없다.
  숙소 근처 도시락집에서 품질과 가격을 미리 잘 비교해두면 여행 당일날
  도시락을 사갈 때 유용하다.

. 쇼핑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쇼핑은 게을리하지 말자.
  사실 나는 물건은 잘 안사는 데, 어딜가든 물건 가격들은 다 확인한다.
  각 지역과 장소의 물가를 확인하는 것도 여행의 수단과 목적이 될 수 있따.

  일본에서 도시락을 사먹으면 동네에서 저렴한 곳은 500~600엔이다.
  그리고 쥬스 400ml 한 팩은 100엔. 이 정도면 저렴하면서도 빈곤하지 않은 한끼를 먹을 수 있다.
  자판기에서 표를 뽑아 먹는 식당도 최소 350엔 ~ 500엔이면 평범한 식사를 할 수 있다.
 
  미국은 장사 속은 밝은 데, 여행 시스템이 좋지 않다.
  유럽은 장사 속도 밝고 여행 시스템도 매우 좋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물가가 매우 비싼데, 한 블럭만 옆 길로 빠져서 주거지역으로 가면 물값이 절반 밖에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은 어딜가도 깨끗하고 정성을 다해서 만드는 지, 무지 비싸다. 여행자를 위한 배려는 별로 없는 데, 그래도 시스템 자체가 괜찮다.

. 지도
  무료 지도는 다 챙기고 없으면 유료 지도라도 사자.
  생각 없이 걸어다니면 다리만 아프고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다리, 건물들도 지도를 보고 알고보면
  다 역사와 의미가 있는 것들이다.
  돌아다니다가 어떤 사람에게 여행이 어땠냐고 물어보면
  "거기도 별거 없더라."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인간 사는 게, 다 그게 그거지 SF영화처럼 살리가 없다.
  별거 없다는 것은 여행을 통해 외국과 친근해지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생각없이 waypoint만 찍으면서 이동하는 SCV 같은 존재가 되지 말자.

. 사진
  최대한 많이 찍어두면 여행 후에 기억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반대로 멋진 곳을 못 찍었다고 아쉬워 하지도 않아도 된다.
  앵글이 나쁘거나 바쁘거나 사람이 너무 많이서 못찍은 곳은 수첩에
  적어두었다가 인터넷에서 찾으면 나보다 더 사진 잘 찍는 사람들이
  정말 멋진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뒀다. 그거 퍼오면 된다.
  특히나 유명여행기 공식 홈페이지들의 갤러리에 가면 다 있다.

  금문교, 에펠탑 사진은 인터넷에 수만장 있다.
  감동 먹고 나서 감상만 먹어두면 멋진 사진은 안 찍어도 된다.
  (몇 장 시도해보고 야경이라 흔들렸으면 좋은 사진 퍼오자.)

  대신 아기자기한 것들, 길거리의 공공기물들, 사람들은 일단 많이 찍어두면 나중에 신기한 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다들 에펠탑만 찍고 하수구 뚜껑이나 소화전, 버스 같은 것은 안 찍는 데, 사실 그런 것들이 여행해야만 직접 볼 수 있는 것들이다.
 
. 숙소
  좋은 숙소에서 자면 좋지만 도미토리도 나름 이득이 많다.
  좋은 숙소는 대부분 1인실이거나 일행끼리만 머무르므로
  다른 여행자의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다.
  그리고 좋은 숙소들은 사실 다운타운이 아니라 교외에 조용하고 멋진 곳에
  있어서 말하자면 교통이 불편하다.
  (돈이 조낸 많아서 맨날 택시타고 한다면 뭐 할 말 없지만)

  내 생각에 여행은 기본적으로 서민들이 삶을 같이 느끼는 것 같다.
  사실 상류층의 삶은 여러겹으로 포장되어 있고 영화랑 거의 비슷하다.
  현지의 문화를 느낄 수가 없다.
  그러니 돈 많은 부자라도 여행갈 때는 택시나 헬기만 타지 말고
  땅 위를 걸어다니면서 세상을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지하도
  여름에 여행할 때는 지하도나 그늘을 잘 찾아다니자.
  이제는 인간들이 춥고 더운 계절에 바보처럼 지상으로 안 다닌다.
  다들 지하도를 이용해서 쾌적하고 편리하게 다닌다.

. 1일 티켓
  1일 공공교통수단 티켓이 있으면 끊자.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별 짓을 다할 수 있다.
  심지어 더울 때 그냥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서 쉴 수도 있다.

. 백화점, 은행, 슈퍼
  더우면 밖에서 땀빼지 말고 이런 곳에 들어가서 쉬면 좋다.
  물론 눈치보이니 가만히 서있을 수는 없고 적당히 돌아다니면 된다.
  점원이 안 보이는 적당한 휴게실을 찾으면 앉아 있는 다.

. 버튼들
  길가다가 신기한 버튼이나 수도꼭지 같은 것이 있으면 눌러봐라
  세상에는 수도꼭지 종류가 참 많아서 사용법이 다 다르다.
  내가 미국에서 새로 본 것만 10 종류는 넘는 것 같다.
  누르는 것, 올리는 것, 센서로 된 것, 돌리는 것.
  시간지나면 자동으로 물이 안 나오는 것, 누를 때만 나오는 것, 움직일 때만 나오는 것,
  버튼이 옆구리에 달린 것, 발판을 밟는 것.
  나는 유럽에서 국경을 넘으면 집에 전화를 했다.
  집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흠.. 부모님께서는 안 좋아하시겠지만)
  나라마다 전화기 사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화기 사용법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했다.
  가끔 경험을 위해 소액을 환전하기도 하고
  ATM, 동전교환기, 자판기 등을 이용해보면 새로운 점을 배울 수 있다.
  처음보는 음료수, 과자가 있으면 반드시 뽑아보고 먹어보면
  생각보다 맛있는 것도 있고 다 경험이 된다.

. 혼자 다니기
  여행은 혼자 다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적은 팁들은 정상적인 인간의 일상적인 행동이 아니므로
  다소 어이가 없어서 일행이랑 같이 다니면 매우 싫어한다.
  사지도 않을 거면서 쇼핑점을 들어가고 도로 표지판을 찍고
  이상한 과자를 먹고, 처음보는 버튼을 눌러보고 번호표도 여기저기서
  뽑으니 말이다.

. 두 번 가기
  어떤 사람들은 같은 곳을 두 번 가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은 시간이 남을 때가 있다.
  그럴때는 방에 박혀서 잠이나 자거나 역 벤치에서 앉아서
  시간이나 때우지 말고 같은 곳을 또 가보는 것도 좋다.
  사실 그래서 나는 파리 세느강의 유람선도 2번 탔고
  일본 시부야도 2번, 신주쿠는 3번 갔다.
  (물론 신주쿠는 첫 날 밤에 다 못봐서 그런거지만.)
  유럽 여행은 기회만 되면 같은 코스, 같은 일정이라도 한 번 더 같으면 좋겠다.
  (가고 싶었는 데, 시간 없어서 못간 곳만 표시해도 몇 번은 더 갈 수 있다.)

댓글 1개:

  1. 아, 정말 공감 많이 가는 좋은 글입니다. 담 여행부터 참조하겠습니다. 저두 쇼핑을 않더라도 백화점 같은 데 가는 건, 이동네는 어찌 사나 보는 것 겸해서 큰일 볼 때 갑니다. 시설이 좋잖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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