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31일 일요일

음악회

어제 늦게까지 잠을 안 자는 바람에 낮 12시까지 잤다.
오랜만에 선웅이, 혁이와 밥을 지어먹고 또 딩가딩가 굴러다녔다.
뭐했는 지 생각은 안 나지만 그냥 시간이 잘 갔다.

저녁에 혁이가 자기 친구가 하는 오케스트라의 음악회를 보러 가자고 했다.
친구는 카톨릭 의대 출신인데. 카톨릭 의대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있다고 그랬다.
양재역에서 내려서 한국전력아츠홀을 찾았다.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는 데. 점점 사람들이 몰려왔다.
이리저리 조금 헤매다가 혁이는 무대 뒤에서 친구를 만났다.

연주자들은 다들 멋진 양복과 이쁜 화장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멋지게 보였다. 부러웠다;;
나보다 나아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항상 부러워하는게 사람이니까.

연주가 시작되고 경기병 서곡, 봄의 소리 왈츠, My heart will go on. 등 연주했는 데.
역시 연주회는 졸렸다.
꾸벅꾸벅 졸다보니 다른 곡은 잘 못 들었다. 역시 아는 곡이 아니면 졸리는 것 같다. 민망하다.

어디서나 그렇지만 음악회에서도 딴 생각을 했다.

'연주자들은 모두 오른손으로 연주를 하는 걸까?'

'지휘자는 각각의 연주자보다 악보에 적힌게 훨씬 많아서 더 빨리 악보를 넘기는 구나'

'연주회장 조명이 벽에 있는 같은 모양의 장식물 - 소리의 반향을 위한 기하학적인 단순한 장식들-을 다른 각도에서 비치고 있어서 음영의 차이가 나는 구나. - 미술에서 빛의 중요성 -'

'과연 연주자는 조율할 때 수많은 소리 중에 자신의 악기 소리를 잘 들으면서 조율할 수 있을 까?'

'저 악기는 얼마주고 샀을 까?'

'오케스트라 구성할 때 프로가 아닌 이상 부족한 악기 파트가 있을 텐데 어떻게 매꿀까? 돈이 많으니 그냥 악기를 더 사고 다른 악기를 연주하게 권유하는 걸까?'

'카톨릭 의대생은 도대체 몇 명일까? 모두 취미로 음악만 하는 걸까? 오케스트라 인원을 다 채울만큼 많이 뽑을 까?'

'역시 아마추어니까 프로보다는 실력이 많이 떨어지는 데, 얼마나 연습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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