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6일 수요일

한강 유람선

서울에 살면서 한 번에 한강고수부지에 가거나 유람선을 타볼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지하철로 한 정거장 밖에 안되는 삼성동에 살 때조차 생각 못 하다니.

. 한강유람선 - 뚝섬(둑도) 선착장
http://www.cn-hangangland.co.kr/
매 시간 한대씩 있으니 예약 없이 그냥 가도 된다.
먼저 뚝섬유원지(한강고수부지 뚝섬유역)를 1시간 정도 둘러보고 타는 것도 좋다. 미리 다음시간 표를 끊어놓고 돌아보면 될듯.
'라이브유람선'이라고 같은 유람선인데, 가수가 1명타서 노래불러주는 게 있으나 가격만 5,000원 비쌀 뿐(9,900 + 5,000 = 14,900원) 재미도 없다. 그냥 노래 안 불러주는 9,900원짜리를 타는 게 낫다.
(아줌마 아저씨들 좋아하는 트로트 같은 걸 불러서 오히려 분위기를 깨서 싫었다.)

다들 일찍 타서 유람선 내부에 앉아서 구경을 하는 데, 사실 전망은 바깥쪽 복도나 뒷편 외부가 더 좋다. 다만 뒷편에 엔진이 있어서 좀 매캐하므로 고개를 살짝 밖으로 내밀어서 바람을 쐴 필요가 있다.

뚝섬에서 여의도 근처를 가려다가 다시 돌아와서 잠실 선착장을 들르고 다시 뚝섬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대략 90분 쯤 걸린다. (중간에 잠실에서 내리면 돈 아깝겠지.) 파리 세느강 유람선만큼 분위기 있지는 않지만 서울에서 탈 수 있는 유람선은 그것 밖에 없으니 뭐.. .

. 아쉬운 점
  . 배가 너무 낮다.
   배가 좀 높았으면 더 멋있었을 텐데 말이지.
   세느강 유람선 같은 경우는 배가 높지는 않지만 세느강 다리와 배가 거의 높이가 비슷해서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다. (물론 세느강보다 한강이 너무 크고 수량이 불규칙해서 그렇게 만들기 어렵겠지만.)

  . 지붕이 없었으면 좋겠다.
   2층도 지붕으로 덮혀있어서 제대로 강을 구경할 수가 없다.
   지붕을 투명하게 만들던지 지붕이 없다면 차라리 강바람도 맞고 좋은 텐데, 전혀 배를 탄 기분이 안든다.

  . 진동
   음. 배 치고는 진동이 아주 작다. 진동이 너무 작아서 배를 탔다는 느낌이 안드는 것이 문제. 너무 잘 만들어도 탈이군..

  . 꼬마들
   인터라켄에서 탄 유람선이나 세느강 유람선은 꼬마들의 징징대는 소리가 없었는데, 한강유람선은 가족 단위가 많아서 꼬마들이 너무 많다. 베이비시터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인가보다.

  . 안내
   세느강 유람선은 1시간 내내 각 장소를 안내하는 방송이 5개국어로 나오는 데, 한강 유람선은 방송이 없다. 심지어 어느 선착장인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 조망
   사실 한강에는 별로 볼게 없다. 최근에 들어선 고층 빌딩과 고층 아파트의 네온사인들이 그나마 볼거리이지 나머지도 아파트들 뿐이라서 역사적인 건물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역사적 건물은 모두 사대문 내에 있지, 한강변은 원래 도성 바깥이라는 점이 있다. 반면에 파리는 강 한가운데 있는 시떼섬에서 기원했으므로 강가에 유적이 더 많겠지.)

  . 매연
   뒷편에서 관람하는 게 가장 좋은 데, 매연이 너무 심하다. 엔진 추진방식을 바꿔서 매연이 안나오게 할 수는 없을까?

. 그 동안 내가 타봤던 유람선들(맘에 들었던 순서대로)
1. 파리 세느강 유람선 - 바토 무슈
  . 매 시간 반짝이는 에펠탑의 모습도 볼 수 있고, 가장 맘에 들었던 유람선이라서 두 번이나 탔다.

2. 인터라켄 호수 유람선
  .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무료였던가 인터라켄 가는 기차와 연동인지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그냥 탄 듯.
  
3. 하꼬네 유람선
  . 일본 근교에 있는 산들과 그 호수.
   인터라켄처럼 산과 함께 높은 곳에 호수가 있어서 갈만하다.

4. 맨하탄-스테이튼 섬 shuttle
  . 30분마다 출발하고 무료다.
  . 맨하탄의 스카이라인과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다.

5. 베니스 수상 버스
  . 베니스는 수상 도시라서 일반 버스도 배다.
   베니스 바깥쪽에 있는 작은 섬들을 갈 때 타고가도 좋다.
   출발지에서 종착지까지 그냥 타고하면 베니스를 전부 돌아본 거랑 비슷하다.

6.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유람선
  . 금문교, 알카트라즈 섬 등을 구경하는 배
  . 엄청 춥고 안개도 짙을 때도 있고, 금문교 아래는 물살도 세다.
  . 스테이튼 섬 셔틀과 마찬가지로 이민자들의 꿈이 담겨있다.

7. 목포 해양순찰선
  . 원래 유람선이 아닌데, 백일장 나갔다가 덤으로 해양대 견학도 하고 얻어탔다. 대불공단이었나 광양공단이었나 잘 모르겠지만 거기 앞바다도 지나온다. 상당히 큰 배이고 군용에 가까워서 폭뢰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8. 오다이바 유람선
  . 유리카모메와 연동되서 티켓 한장으로 탈 수 있다.
   국제박람회장까지 왕복하는 걸 타면 된다.
   유리카모메에서 오다이바와 레인보우 브릿지를 한 번 구경하고 돌아올때타고 되지.

9. 강화도<->석모도 왕복선
  . 강화도 바깥쪽에 있는 석모도를 갈 때 탈 수 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우면서 괜찮은 바다 유람선이 아닌가 싶다.

10. 요코하마 유람선
  . 새로지은 요코하마 터미널 근처를 도는 유람선이다.
   요코하마 터미널도 멋있을 것 같은 데,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더워서 터미날은 못 들어가봤다. 다음에 일본여행을 또 가게되면 부산 -> 일본 내해 -> 요코하마 노선이 있다면 그렇게 가봤으면 좋겠다.

11. 목포 -> 제주도 편도
  . 대학졸업여행으로 전산과친구들과 간 곳인데, 카메라를 읽어버려서 안습.
   사면이 바다라서 일단 나가면 볼 건 없다. 그냥 시간이 길다는 점 밖에.

12. USS Midway
  . 유람선은 아니고 퇴역항공모함인데, 박물관으로 개조되서 San Diego에 정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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