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2일 수요일

자전거

신입생에게 대학에서 중요한 3가지는 동아리, 연애, 학점이라고 말해지곤한다.
글쎄 나 같은 복학생에게는 뭘까? 컴퓨터, 자전거, 택배.
동아리도, 연애도, 학점도 내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 삼위일체의 완성으로, 친구가 타던 자전거를 한 학기동안 빌리게 됐다.

택시비 4,000원씩 주고 가기는 좀 아까운 곳들을 숨 헐떡거리면서 자전거로 다녀왔다. 아마 걸어갔다면 짜증 무지 났겠지.
2년 전과 비교하자면 훨씬 힘들었다. 그리고 전립선염 걸릴만큼 아팠다.
또한 자전거 위에서의 시간 감각도 무뎌졌다. 앞만보고 아무생각없이 가게 됐다.

지난 1년간 타던 지하철보다는 훨씬 재미있었다. 조용하고 뭔가 내맘대로 조종할 수도 있으니까.

흠, 세상에 지하철과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사실에 이렇게 감사하는 사람이 또 있을 까 싶기도 하다. 낙향한다면 할 수 없는 2가지 일들이니까.
사실 그보다는 차가 있었으면 하는 데, 야밤에 교외에 드라이브 갈수록 있고 산 위에서 도시의 야경을 구경할 수도 있으니까.
- 친구따라 두어번 가봤는 데, 자전거보다 훨씬 재밌더라고.

스타트렉처럼 beam up되는 게 아니면 교통수단들은 다 시시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는 데, 요즘은 차 한대 사는 게 소원이 됐다.

당연히 뽀대나는 스포츠카도 있었으면 좋겠고, 무법자들처럼 SUV, 험비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고, 미국 national park들에서 이용할 RV도 하나..

대학 3학년까지는 한 번도 날아다니는 꿈을 꾼 적이 없었다. 대학 2학년 때 낙하산을 타고 굼벵이처럼 느리게 하늘에서 내려오는 꿈 1번을 빼고는 말이다.
작년부터는 날아다니는 꿈도 꾸곤한다. 슈퍼맨처럼 슝슝거리면서 나는 꿈이라기보다는 훨씬 동화적인 방법으로 난다.
처음에는 jump로 시작해서 점점 높이 뛰게 되고 airwalk도 하고 팔을 날개삼아 저으면서 점점 체공시간이 길어긴다. 둥실둥실 기구(풍선)과 스카이콩콩을 합쳐 놓은 것처럼, 천천히 중력이 줄어들고 결국은 너무 높이 뛰어서 지구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만큼 높이 뛰어올라 버린다.


댓글 3개:

  1. 신기하네. 나도 저 마지막 꿈 자주 꿨는데. 대학 초반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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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포츠카, SUB, RV... 전부 기름 많이 먹는 것들이군. (먼산) 교통비에 질려서 매일 왕복 1시간 등산(...)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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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형진 - 2007/09/12 18:05
    산유국으로 이민갈테니. 경제적 부담도 줄고, 죄책감도 적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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