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9일 토요일

영어 자막(subtitle)

. 한글자막 만들기
동영상 한글자막은 어떻게 만드나 생각해봤는 데,
영어 listening이 완벽하지 않아도 만드는 방법은 많은 것 같다.
대본을 구할 수 있다면 가장 정확할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영어자막이 있으면 자막의 timing도 이미 맞추어져 있고 listening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없다.
특히 DVD 같은 매체나 요즘의 TV(CNN 등.)들은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자막은 거의 필수로 제공하고 있다.

. 영어자막 검색엔진
  . http://www.findsubtitles.net
  . http://www.titulkykserialum.net/en
  . http://www.subtitles-divx.net
  . http://www.divxstation.com
  . http://www.shooter.cn
  . http://www.forom.com
  . http://www.opensubtitles.org

. 영어자막
한글자막보다는 영어자막이 생략된 내용이 적고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한글자막보다 영어자막이 구하기도 쉽다.

2007년 9월 27일 목요일

Lonely planet Korea/Seoul

Lonely planet Korea와 Seoul을 사기로 했다.
내가 사는 곳이니 지도나 안내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는 데,
사실 15년을 살아도 안 가본 곳은 모르는 법이다.
아시다시피 나는 15년간 살았던 고향, 광주의 시청이 어딨는 지 지금도 모른다.
LA에서 철도역 직원에게 바로 옆에 있는 지하철 출구를 물었는 데, 그녀는 그게 어딘지 몰랐다.
2000년에 입학한 울 학교에서도 아직 내가 들어가지 보지 않은 건물이 있다.

한국인이 쓴 걸 살수도 있었지만 한국사람의 여행 패턴과는 맞긴하지만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다.
(미국여행할 때 lonely planet과 한국사람이 쓴 책을 비교하면 그렇다.)
그리고 자기 사는 동네를 여행자의 입장에서 서술하기는 어렵다.

Yes24에서 샀으면 교보문고보다 6,000원이나 저렴했을 테지만 10일이나 기다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교보문고로 결제했다.

야밤의 산책

낮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몇 가지 사실들을 발견했다.

. 쓰레기 냄새
  밤 10시 ~ 오전 7시까지는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가장 심하다.
  왜냐하면 음식점들이 영업을 마치고 음식물을 잔뜩 버리는 시간이기도 하고,
  청소차들도 새벽이 되야 움직이기 때문이다.

  회사 1년차까지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좋았는 데,
  새벽에는 음식쓰레기 냄새가 너무 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게으른 인생을 살기로 맘먹었다.

. 해장국집
  아침 일찍 일어나면 밥 먹을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 데,
  동네에 24시간 해장국집을 발견했다.
  내일 아침에는 북어해장국(3,800원)을 시켜먹어봐야 겠다.
  그리고 그 옆에 김밥집도 아침 6시에 연다.

  낮이었다면 그 가게는 그리 눈에 띄지 못해서 찾지 못했을 텐데,
  밤에 불이 켜져있는 유일한 음식점이었다.

. 약국
  동네 약국이 2개뿐인 줄 알았는 데, 1개 더 발견했다.
  다음번 생리식염수는 거기서 사야겠다.
  지금 주로 다니는 약국은 생리식염수는 900원짜리라서 그런지 선반에 있는 걸
  손님에게 직접 내리라고 셀프서비스를 시킨다. 그리고 횡단보도도 하나 건너야 했다. 조금 더 걸어도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는 편이 편하다.

. 철봉
  서울 한가운데 살면서 운동할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 데,
  옆에 있는 아파트는 산책로도 있고, 놀이터도 몇 개 있다.
  철봉에서 턱걸이라도 몇 개 하고 와야지.

. 드라이브
  차나 오토바이를 사면 밤에 빈 도로를 달려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많은 폭주족들이 그 사실을 이미 알기 때문에 서울의 주요 간선도로를 점령하곤 한다.


2007년 9월 26일 수요일

여관

조선시대에는 보따리상, 과거시험응시자, 지방관리들이 이동하기 위해 주막과 함께 딸린 여관을 많이 이용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런 중세의 자취는 모두 사라지고 산골의 주막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1일 생활권이 된 지금은 여관은 주로 매춘과 외도의 장소로 많이 생각되는 것 같다.

다른 용도들을 보자면
. 콘도
수영장, 스키장, 온천, 사우나 등과 함께 노는 곳
바닷가, 해수욕장, 산 근처

. R&D
요즘은 대기업들이 본사건물이 훌륭해서 회의실도 많지만 50~70년대 성공신화들을 보면 연구원들을 여관에 가둬두고 제품개발을 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80년대 소설작가들과 만화작가도 집에서 글이 안 써질때 여관에 1달간 여관방 잡아놓고 골방에서 글을 쓰곤한다.
드라마나 영화 스텝, 감독들도 지방 촬영때 이용하는 듯.

. MT
  대학생들이 MT 갈때 많이 이용하겠지. 다들 잠은 안자고 밤새 술퍼먹고 노는 곳.

. 스터디룸
  요즘 대학가에서 스터디룸으로 빌려주기도 한단다.

. 시설
우리나라 여관들은 가격에 비해 시설들이 매우 열악하고 마케팅이나 정보도 별로인 것 같다.
유럽, 미국만 해도 20달러 ~ 40달러면 청소년들도 youth hostel에서 편하게 묵을 수 있는 데 말이지.

내 경험을 들자면 미성년자일때 지방출신으로 전국대회는 항상 서울에서 하기 때문에 1년에 하루씩은 여관에서 자곤 했다. 일단 보호자 없이는 숙박이 불가능하고, 대부분 분위기가 좀 퇴폐적이고 지저분한 것 같다. 목욕탕, 가정집의 중간 쯤 되는 애매한 구조와 가구들이 들어가있다. 서양처럼 dormitory식도 만들고 좀 더 전문적으로 운영하면 좋을 텐데. 여행 안내책자도 팔고, 인터넷 예약도 하고, 여행 가이드를 붙여주든지, 주변 시설과 연계도 하고 말이다.

. 캠핑장
우리나라 캠핑장은 항상 군대 시설보다 약간 나은 것을 자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성년자들에게는 빨간 모자를 쓴 전직 특수부대 조교들이 얼차래를 주곤한다. 손님을 그렇게 가혹하게 취급하는 곳이 또 있을까?
불편한 샤워시설, 침대도 엉망이고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아침에 줄서야 하고 찬물도 감사하게 써야 한다. 캠핑장의 소유주, 직원(빨간모자조교와 배식팀 포함), 이용객 모두 군대시절을 회상하면서 그보다 살짝 나은 것에 감동하면서 지낸다.
초등학생들이 왜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지 생각해봐야 한다.
(야구 방망이 찜질 받는 수학여행을 원하는 학생이 어디 있을까?)

벌(bee)에 관한 기억들

내가 벌이라는 녀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초등학교 2학년때인 것 같다.
내가 교과서 외에 처음으로 끝까지 읽은 책이 '파브르 곤충기'였다.
말벌, 땅벌 뭐 그런 벌들이 거미와 함께 파브르 곤충기의 주인공들이었다.
그리고 모기인줄 알고 손으로 때려잡다가 벌의 필살기에 당해서 손가락이 붓기도 했었다.
처음에는 아파서 계속 긁었더니 더 부어 올라서 손가락이 굽혀지지도 않았다.
이틀간 고생하고 일주일 후 두번째 벌에 쏘였을 때는 긁지 않아서 더 빨리 나을 수 있게 됐다. 역시 사람은 경험으로 배운다.
평생 벌에 물린 적은 3번 정도 뿐인 것 같다.

. 꿀
누가 선물로 준 것인지 벌집과 함께 꿀이 가득 담겨진 사각형의 통을 받았다.
벌통을 그대로 슬라이스로 잘라서 담은 것인 것 같다. 벌에 쏘인지 얼마 안된 후 였고, 벌집의 밀랍은 별로 맛도 없고 치아에 끼고, 꿀은 너무 끈적거려서 싫어했던 것 같다.

나는 단맛을 좋아해서 커피 아메리카노에도 설탕시럽을 듬뿍 넣지만 꿀은 내 체질이 아닌 것 같다. 우유에 아카시아 꿀을 조금 넣어먹었더니 향은 좋았는 데, 머리도 띵하고 배탈이 나버렸다. 한 번이 아니라 3번이나 그런 걸로 봐서 안 맞는 게 확실하다.

. 벌집
우리집 보일러실 입구에 벌집이 생긴적이 여러번 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다마네기(양파) 자루와 테이프, 모기약, 빗자루로 무장하시고 그들을 몰아내셨다. 그리고 영광의 상처 몇 방. 요즘은 119 부르면 처리해 준다던데.

고등학교 때도 벌집과 벌들, 그리고 이름을 모를 수많은 벌레들이 많아서 석유 용매를 쓰는 모기약과 라이터로 화염방사기를 만들어서 통구이를 만드는 친구들이 있었다. 
(고등학교 기숙사는 정말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나방 100마리를 수집해서 과학전람회에 출품한 형도 있고, 뱀, 닭, 새, 고양이 등의 짐승들도 발견되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지네 비슷한 것들도 있었다.)

. 등애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들이 처음으로 벌과 비슷하게 생긴 등애라는 게 있다는 걸 알려준 것 같다.

. 대학기숙사
  대학기숙사에서도 종종 벌집이 발견되는 것 같다. 역시나 처리는 캠폴 아저씨에게..

. 그 밖의 벌레들(곤충들)
  초등학교 때 외가집에 가서 고추잠자리를 한참 잡던 시절이 있었다. 엄마나 이모가 잡아서 꼬리에 실을 묶어서 마치 헬륨풍선처럼 내게 건네주셨다.
  매미, 하늘소도 집 밖에서 아버지가 한 번씩 잡아주신 듯. 방부제처리를 하지 못해서 성냥갑에 넣었다가 일주일만에 썩은 냄새가 나서 버렸다.
  (그 썩은 냄새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1년전 유치원에 다닐무렵 공벌레를 많이 본 적이 있다. 친구집 앞뜰이나 우리집 앞뜰의 흙 속에서 많이 살았는 데, 느리게 기어다니다가 건드리면 비비탄과 같은 크기로 동그랗게 몸을 말아서 딱딱한 키틴질 갑옷이 바깥을 감싸게 변했다. 어떤 친구는 비비탄 총으로 쏴서 공벌레를 멀리 날려보낼 생각도 했었다.

삼촌, 이모 - 독서와 그 밖의 것들

우리친척들 중에는 독서를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실 내 주위에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다시 생각해냈다.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그 사람들의 책을 몇 권 빌려읽었는 데 말이지.

어렸을 때(아마도 6~10살), 막내이모와 작은외삼촌과 함께 살았었다. 소가족보다는 크고 대가족보다는 약간 작은 그런 가정이었던 셈이다.

외삼촌은 대학생이었고, 막내이모는 대기업에 다녔었다.
외삼촌 방에서 면도기로 장난을 치다가 입술이 베기도 하고 TOEFL, TOEIC이라는 이름의 책이 전공을 불문하고 모든 대학생의 책장에 한 권씩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곤했다. (마치 성경책이나 정석책, 성문종합영어, 하이탑처럼 말이지.)
대학생 삼촌들은 참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라서 먼 친척 대학생 중 하나는 솔담배 케이스(종이와 비닐)을 100개쯤 모아서 이상한 모양의 장식품을 만들기도 했고, 우리 동네에서 안파는 과자들을 집에 쌓아놓고, 구질구질한 추리닝과 덥부룩한 수염으로 이상한 철학적인 이야기를 해댔다. 그리고 강아지를 괴롭히는 것도 좋아했다. 게을러터져서 하루종일 잠만 자거나 라면을 끓여먹고는 설겆이도 안하고 방에 쌓아뒀다.

막내이모 덕분에 약간의 문화생활을 할 수도 있었다. 직원 할인으로 전자제품을 싸게 사기도 했고, 워크맨과 전축을 처음으로 구경하고 들을 수도 있었다.
(이어폰과 음악용 디스크판도 처음으로 구경해봤다.)
이모가 내게 처음으로 소개해준 외국 그룹은 뉴키즈 언더블락이다.
덕분에 워크맨도 구경해보고 라디오, 카세트 사용법도 배워서 4학년때부터는 매일 점심시간에 클래식 음악도 들을 수 있게 됐다. 아마 EBS의 '정오의 음악선물'인가 하는 프로인 것 같다.

우리 외삼촌은 독서취향이 주로 한국역사소설인 것 같다. 태백산맥, 아리랑, 동의보감(한의학책 말고 허준의 일생을 그린 소설)을 비롯해서 최근에는 최훈의 '칼의 노래'를 읽고 계셨다.
반면 우리 이모가 우리집에 두고간 책들은 실존주의, 페미니즘이나 뭐 그런 것들인듯하다.
이방인(알베르 카뮈), 경마장 가는 길(하일지), 소설 연인, 김현희(북한 공작원, KAL기 폭파범) 등..

집에 굴러다니는 책들이므로 중학교 때 몇 권은 읽어봤다.
외삼촌 책들은 양이 너무 많았고, 이모의 책들은 너무 어려워서 다 읽어보진 못했다.

아, 생각해보면 다른 추억들도 있다.
외삼촌이 비눗방울 놀이 세트를 사준적도 있었고, 이모가 롤러스케이트장에 데리고 간적도 있다. 스케이트장은 광산구 어디 쯤 있었던 것 같은 데, 아마도 지금은 상무지구나 송정동(송정리)가 아닐까 싶다. 너무 겁나서 결국 롤러스케이트는 배우지 못했다.

과천

새로 잡힌 과외가 과천에 있어서 다녀왔다.
(음, 사실 여러 사정이 있어서 이틀만에 해고됐다.)

과천이라고 하면 왠지 서울과는 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과천 서울랜드'가 TV에서 많이 광고 됐음에도 말이지.
그리고 그 유명한 과천경마장도 있다.
외가 친척들 중 한 명도 근처에서 살았더랬다. 소설 '경마장 가는 길'(작가 : 하일지)도 있잖아.

하지만 서울대에서 관악산을 넘으면 과천이 나온다.
양재역에서 마을버스 9번을 타도 갈 수 있다.
양재시민의 숲과 코스트코 사이의 삐죽나온 땅이 과천이었던 것이다.
몰랐는 데, 양재동 ~ 강남대로에서 주행연습을 할 때도 매번 과천과 서울의 경계를 살짝 걸쳐가곤 했었다.

그 오묘한 동네에 과외받는 학생이 살고 있었다.
서울이 아니면서 사실상 서울권역인 동네라서 살만할 것 같다.
경기도와 서울의 경계가 행정지도에만 있을 뿐 그곳을 지나가봐서는 전혀 알 수 없다. 무슨 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톨게이트가 있지도 않고, 경기도 쪽이라고 개발이 덜되지도 않았다. 그냥 연속적인 하나의 동네다.

서울에서 마을버스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면 경기도. 10초만에 경계선을 넘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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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도 마찬가지인듯, NHN 본사가 서울톨게이트 상행선 오른편에 보이는 빌딩들과 고층 아파트들 중 하나였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NHN 건물에서 창밖으로 서울 톨게이트가 보인다.

10년 전에는 다들 논밭이었는 데, 요즘은 서울 ~ 천안까지 고속도로 부근은 도시가 들어서든지, 아니면 거대한 물류창고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건국대 대학가

뚝섬에 놀러갔다가 길을 잃고 들르게 됐는 데, 생각보다 괜찮은 곳 같다.
2호선, 7호선 환승역이기도 하고 걸어서 뚝섬도 갈 수 있다.
건대 Rodeo 거리라고 차없는 쇼핑거리도 있고, 먹거리도 많고, 학교 앞 포장마차들도 꽤 많다.
E-mart도 한 개 있고, 그 위에 영화관도 있다.
건국대 병원도 가깝고 좋은 듯.

다만 한강다리가 바로 앞에 있으니 출퇴근 시간에 교통이 엄청나게 혼잡하겠군.
한강다리는 서울의 가장 큰 bottle neck들이라서 도심 정체의 주요 장소들이다.

한가위

올해는 설에 이어 한가위도 그냥 skip하기로 했다.
몇년간 TV도 보지도 않고, 고향에도 가지 않았다.
심지어 집 앞 슈퍼도 그냥 정상영업하고 있어서 한가위 분위기 없이 그냥 주말로 생각하고 잘 지내고 있다.
명절 증후군도 없고 너무 행복하다.

모기떼

8월까지도 별로 보이지 않던 모기떼가 9월말에 기승인 것 같다.
한 달 늦은 장마로 늦게 알을 깐 모양이다.

더위와 겹치지 않아서 다행이기는 한데, 그래도 내 방이랑 부억에 최소한 3~4마리는 보이는 것 같다. 녀석들 점점 모기약에도 내성이 생기는 것 같고 빨라서 잡기도 힘들다.
내 얼굴과 내 몸으로 노골적으로 달려드는 것도 너무 맘에 안든다.

특히 얼굴을 물어버리면 손이나 발보다 흉터도 크게 남고 피부도 더 예민해서 아프다.

근데 말이지 살쪄서인지 늙어서인지, 모기 물려서 예전보다는 덜 가렵고, 덜 긁어서 빨리 낫는 것 같다.

한강고수부지

한강고수부지에 대해 좀 더 적어보자.
잔디밭이 엄청 넓어서 모기장 텐트만 가져간다면 여름밤에 가서 자도 될 것 같다. 물론 TV에 매년 여름 나오듯 엄청난 인파가 몰리겠지만.

. 폭죽
  푹죽 터뜨리는 사람이 많은 데, 직접 사서 터뜨리면 매캐한 연기만 맞게 되므로 차라리 멀리서 구경하는 게 훨씬 멋지다. 남을 위해 봉사해주는 꼴. ㅋㅋ

. 자전거, 자동차, 스케이트
  자전거 전용도로도 20Km나 되고 밤이 늦을 수록 오토바이 폭주족도 몰려든다.
  자전거 대여도 된다.

. 소주
  술냄새와 담배냄새가 진동하는 아저씨들이 있으니 잘 피해다니면 된다.

. 도박
  술과 함께 고스톱 치는 아저씨들도 많다.

. 농구코트, X-sports, 배드민턴, 오리보트
  잔디밭에서 공던지며 놀아도되고 오리보트에서 힘들게 패달 밟을 수도 있다.

. 레스토랑
  배를 개조한 곳이 두 군데 있는 데, 아저씨/아줌마들 취향의 노래들만 나온다.

. 건국대
  7호선 뚝섬유원지역 다음은 건국대역이라서 사실 가깝다.
  뚝섬 ~ 건국대까지 가는 길도 상당히 깨끗하고 새로지은 한강조망권있는 고층 아파트들도 멋진 것 같다. 강남 청담의 I-park랑 비슷하더군.

. 조깅
  코스가 매우 잘 닦여있어서 조깅하는 사람들, 강아지 산책 시키는 사람도 많다.

. 연날리기, 낚시

. 편의점
  안 사봐서 모르겠는 데, 고수부지를 약간 벗어나면 일반 편의점들도 많이 있다. 고수부지가 비싸다면 거기서 사도 될 듯.

. 돗자리
  그냥 고수부지 계단들에 앉아도 되고 잔디밭에 누우려면 작은 돗자리가 하나 있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자동차 주차장도 꽤 많은 편이다.

. 야경
  역시 낮에 가는 것보다는 해가 진 7시 쯤부터 11시까지가 좋은 것 같다.
  한강의 야경은 다리의 조명과 한강 전체를 두르는 강변북로의 가로등, 그리고 몇몇 고층빌딩과 고층 아파트의 테두리를 장식한 네온들이다. 대형 전광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 한강고수부지
  잠실, 뚝섬, 여의도 등 권역별로 여러 곳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일단 우리집에서는 지하철로는 7호선 뚝섬이 제일 가기 편하다.
  버스로는 여의도가 더 편할 것 같기도 하다.
  2호선을 타면 잠실이 제일 가기 쉽겠지.
 
. 겨울
  겨울에 한강이 얼면 걸어서 건너도 될지 모르겠다.

한강 유람선

서울에 살면서 한 번에 한강고수부지에 가거나 유람선을 타볼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지하철로 한 정거장 밖에 안되는 삼성동에 살 때조차 생각 못 하다니.

. 한강유람선 - 뚝섬(둑도) 선착장
http://www.cn-hangangland.co.kr/
매 시간 한대씩 있으니 예약 없이 그냥 가도 된다.
먼저 뚝섬유원지(한강고수부지 뚝섬유역)를 1시간 정도 둘러보고 타는 것도 좋다. 미리 다음시간 표를 끊어놓고 돌아보면 될듯.
'라이브유람선'이라고 같은 유람선인데, 가수가 1명타서 노래불러주는 게 있으나 가격만 5,000원 비쌀 뿐(9,900 + 5,000 = 14,900원) 재미도 없다. 그냥 노래 안 불러주는 9,900원짜리를 타는 게 낫다.
(아줌마 아저씨들 좋아하는 트로트 같은 걸 불러서 오히려 분위기를 깨서 싫었다.)

다들 일찍 타서 유람선 내부에 앉아서 구경을 하는 데, 사실 전망은 바깥쪽 복도나 뒷편 외부가 더 좋다. 다만 뒷편에 엔진이 있어서 좀 매캐하므로 고개를 살짝 밖으로 내밀어서 바람을 쐴 필요가 있다.

뚝섬에서 여의도 근처를 가려다가 다시 돌아와서 잠실 선착장을 들르고 다시 뚝섬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대략 90분 쯤 걸린다. (중간에 잠실에서 내리면 돈 아깝겠지.) 파리 세느강 유람선만큼 분위기 있지는 않지만 서울에서 탈 수 있는 유람선은 그것 밖에 없으니 뭐.. .

. 아쉬운 점
  . 배가 너무 낮다.
   배가 좀 높았으면 더 멋있었을 텐데 말이지.
   세느강 유람선 같은 경우는 배가 높지는 않지만 세느강 다리와 배가 거의 높이가 비슷해서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다. (물론 세느강보다 한강이 너무 크고 수량이 불규칙해서 그렇게 만들기 어렵겠지만.)

  . 지붕이 없었으면 좋겠다.
   2층도 지붕으로 덮혀있어서 제대로 강을 구경할 수가 없다.
   지붕을 투명하게 만들던지 지붕이 없다면 차라리 강바람도 맞고 좋은 텐데, 전혀 배를 탄 기분이 안든다.

  . 진동
   음. 배 치고는 진동이 아주 작다. 진동이 너무 작아서 배를 탔다는 느낌이 안드는 것이 문제. 너무 잘 만들어도 탈이군..

  . 꼬마들
   인터라켄에서 탄 유람선이나 세느강 유람선은 꼬마들의 징징대는 소리가 없었는데, 한강유람선은 가족 단위가 많아서 꼬마들이 너무 많다. 베이비시터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인가보다.

  . 안내
   세느강 유람선은 1시간 내내 각 장소를 안내하는 방송이 5개국어로 나오는 데, 한강 유람선은 방송이 없다. 심지어 어느 선착장인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 조망
   사실 한강에는 별로 볼게 없다. 최근에 들어선 고층 빌딩과 고층 아파트의 네온사인들이 그나마 볼거리이지 나머지도 아파트들 뿐이라서 역사적인 건물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역사적 건물은 모두 사대문 내에 있지, 한강변은 원래 도성 바깥이라는 점이 있다. 반면에 파리는 강 한가운데 있는 시떼섬에서 기원했으므로 강가에 유적이 더 많겠지.)

  . 매연
   뒷편에서 관람하는 게 가장 좋은 데, 매연이 너무 심하다. 엔진 추진방식을 바꿔서 매연이 안나오게 할 수는 없을까?

. 그 동안 내가 타봤던 유람선들(맘에 들었던 순서대로)
1. 파리 세느강 유람선 - 바토 무슈
  . 매 시간 반짝이는 에펠탑의 모습도 볼 수 있고, 가장 맘에 들었던 유람선이라서 두 번이나 탔다.

2. 인터라켄 호수 유람선
  .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무료였던가 인터라켄 가는 기차와 연동인지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그냥 탄 듯.
  
3. 하꼬네 유람선
  . 일본 근교에 있는 산들과 그 호수.
   인터라켄처럼 산과 함께 높은 곳에 호수가 있어서 갈만하다.

4. 맨하탄-스테이튼 섬 shuttle
  . 30분마다 출발하고 무료다.
  . 맨하탄의 스카이라인과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다.

5. 베니스 수상 버스
  . 베니스는 수상 도시라서 일반 버스도 배다.
   베니스 바깥쪽에 있는 작은 섬들을 갈 때 타고가도 좋다.
   출발지에서 종착지까지 그냥 타고하면 베니스를 전부 돌아본 거랑 비슷하다.

6.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유람선
  . 금문교, 알카트라즈 섬 등을 구경하는 배
  . 엄청 춥고 안개도 짙을 때도 있고, 금문교 아래는 물살도 세다.
  . 스테이튼 섬 셔틀과 마찬가지로 이민자들의 꿈이 담겨있다.

7. 목포 해양순찰선
  . 원래 유람선이 아닌데, 백일장 나갔다가 덤으로 해양대 견학도 하고 얻어탔다. 대불공단이었나 광양공단이었나 잘 모르겠지만 거기 앞바다도 지나온다. 상당히 큰 배이고 군용에 가까워서 폭뢰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8. 오다이바 유람선
  . 유리카모메와 연동되서 티켓 한장으로 탈 수 있다.
   국제박람회장까지 왕복하는 걸 타면 된다.
   유리카모메에서 오다이바와 레인보우 브릿지를 한 번 구경하고 돌아올때타고 되지.

9. 강화도<->석모도 왕복선
  . 강화도 바깥쪽에 있는 석모도를 갈 때 탈 수 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우면서 괜찮은 바다 유람선이 아닌가 싶다.

10. 요코하마 유람선
  . 새로지은 요코하마 터미널 근처를 도는 유람선이다.
   요코하마 터미널도 멋있을 것 같은 데,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더워서 터미날은 못 들어가봤다. 다음에 일본여행을 또 가게되면 부산 -> 일본 내해 -> 요코하마 노선이 있다면 그렇게 가봤으면 좋겠다.

11. 목포 -> 제주도 편도
  . 대학졸업여행으로 전산과친구들과 간 곳인데, 카메라를 읽어버려서 안습.
   사면이 바다라서 일단 나가면 볼 건 없다. 그냥 시간이 길다는 점 밖에.

12. USS Midway
  . 유람선은 아니고 퇴역항공모함인데, 박물관으로 개조되서 San Diego에 정박중

2007년 9월 25일 화요일

교양있는 사람

교양있는 사람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게,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이다.
과연 '교양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고등학생, 대학생 추천도서 목록에 들어있는 책을 다 읽었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서삼경, 성경, 오딧세이, 목민심서 이런거 다 들어있는 리스트)
대학졸업자가 모두 대학교수가 될 수 있었던 서양의 18세기 후반까지 한국의 해방 직후에는 대학생은 모두 교양있는 사람이었다. 특권층, 엘리트 계층이고 생산적인 일하지 않아도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지주계급이다.
지주계급이기 때문에 실용적인 문제에는 사실상 신경쓸 필요가 없다. 교양만 잘 쌓으면 된다.

과연 지금도 그렇게 사는 집단이 있기는 하는 걸까?
돈 벌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상위 5%에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 집단은 현재 공무원 1~3급 집단이나 의사, 변호사 집단, 교수 집단과는 상당히 다르다.
(물론 이 집단들의 교집합에 속하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다 친하고 모여서 맨날 차나 마시고 있을 리는 없다.)

모여서 교양과 고전에 관해 논의하는 그런 집단?
고전을 논의하는 집단은 현재는 인문학자 집단에 가깝지, 돈 걱정없이 사는 집단과는 별 상관이 없다.

그리스 시대에 철학자가 지금은 화학자와 물리학자, 인문학자였으니 지금도 그런 대접을 받는 게 절대 아니다.

이런 사실들을 모두 무시한채, 교양있는 사람, 상위계층, 계급사회를 매우 단순하게 생각해서 한국사회에 대해 가르치는 어른들은 모두 엉터리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인식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의사도 월급쟁이들 많고, 3선 의원도 은퇴해서 컨테이너에서 사는 사람도 있다. 교수도 돈을 벌기 위해 기업들 쫓아다니며 프로젝트따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신춘문예에 당선되고도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경제적 성공과 집안의 재력, 학력, 교양수준 간에는 상관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모두 100%의 상관관계가 있지는 않다.
(한 가지가 상위 10%일때 다른 면에서도 인구집단에서 30% 정도 이득을 보기 쉽겠지만 말이지.)

그래서 정리해보자면,
요즘 대학을 가야하는 이유는 대학을 가야 성공하기 때문이 아니라, 못 가거나 안 가는 사람이 바보인 시대이기 때문이고, 성적관리없이 교양을 상위 1%로 쌓는 것은 오히려 공부만 하다 굶어죽기 딱좋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같은 성적이면 교양을 많이 쌓은 사람이 잠재적으로 유리하겠지.
그리고 요즘은 가난해도 대학은 대부분 갈 수 있다. 아버지 세대처럼 정말 보릿고개에 죽을 만큼 가난한 것도 아니고 학자금 대출이나 장학금, 알바도 점점 많아지니 말이다. (유럽처럼 대부분 무료로 해주지는 못하니 매우 고생하겠지만.)

2007년 9월 22일 토요일

simple life

패리스 힐튼과 욕쟁이 친구 니콜의 미국판 체험 삶의 현장이다.
처음에는 하는 짓이 정말 얄미웠는 데, 그들이 체험하는 평범한 미국의 직업 세계를 꾸임없이 보는 것에 가치를 두기로 했다.
둘 다 부자이면서 공주취급을 받지만 제대로 교육을 못 받은 듯해서 예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인 나보다도 미국에 대해서 모르는 것 같다.
덕분에 바보 같은 질문과 행동을 통해서 평범한 미국인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사실 나도 미국에 이민을 간다면 그들만큼 상황들이 당황스럽겠지.

TV 프로이므로 사람들은 그들에게 화를 내기보다는 친절하고 자세하게 이것저것을 보여주고 가르쳐준다. 물론 그들은 정말 멍청한 건지, 배우려는 의지가 없는 건지 8살짜리 수준으로 엉망진창이지만 말이다. 20살도 넘어서 어리광은 세상에서 제일 버릇없는 아이들처럼 부리고 세상 모든 남자와 여자들에게 'sexy', 'hot', 'gorgeous' 같은 형용사를 남발한다. 욕도 많이하고 선정성 짙은 어휘로 사람들을 까무라치게 만드는 것도 참 신기하다.

새침데기 공주와는 거리가 멀고 싸구려 공주라고나 할까.
비싼 명품을 샀으면 물건을 잘 다루는 게 아니라 마치 비닐봉지처럼 아무렇게나 쓰다가 버린다.

그래도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점점 철이 드는 것 같다.
그리고 힐튼이 니콜보다는 매스컴도 많이 타고 사회경험이 있어서인지 욕은 덜한다.

바보에 부자지만 마음씨가 근본적으로 착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아무 생각없이 돈을 빌리거나 거의 훔치다시피 하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선물을 건네주곤 한다.

그들의 광대짓 덕분에 미국인의 일상생활을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구석구석 볼 수 있다.


2007년 9월 21일 금요일

Call center

미국 A/S업계에서 call center들을 인도에 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도인들은 인건비도 싸고, 억양은 다르지만 영어도 잘하고, 시차 덕분에 밤에 전화를 더 잘 받는다.

그만큼 이득이 큰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연변에 call center를 설치하는 것은 어떨까?
물론 미국-인도 인건비차보다 한국-만주 인건비차는 적다. 시차도 적고 말이다. call center를 대규모로 운영할 만큼 대규모의 기업이 많지도 않은 듯하고 말이지.
한 번쯤 계산해볼만한 주제인 것 같다.

만주보다 인건비가 더 싼 북한에 아웃소싱하는 건 어떨지?
경제협력과 문화교류가 되니 안보비용이 줄어들지 않을까나.

2007년 9월 19일 수요일

예비군 훈련

. 군복
1년 만에 입어보니 입는 법을 또 까먹었다. 고무링을 끼우고 안 쪽으로 접고, 신발 밖으로 옷을 내놓으면 된다. 상의는 바지 속으로 넣어야 하고.
면티를 어제 모두 세탁기에 돌렸기 때문에 면티도 못 입고 군복만 걸칠뻔했다. 다행히 울 학교 기숙사는 빨래가 정말 잘 마르는 곳이라서 마른 면티가 한 벌 있었다.
군대가 빡센 이유의 30%는 군복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더워서 땀을 너무 많이 흘렸다. 쉬는 시간에 면티만 입고 있으니 그렇게 시원하고 편할 수가 없더군.
땀을 정말 비오듯 흘려서 수분을 많이 일어버린 것 같다. 덕분히 살도 빠졌을 까?이렇게 1개월 살면 6Kg 정도 빠질 수 있다는 건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간만에 운동을 한 건 나쁘지 않은 데, 좀 멍해진 것 같다.

군복을 접어서 반팔로 만들어 뒀더니 팔도 한 단계정도 갈색이 됐다. 얼굴도 마찬가지. 탄 곳에서 열이 나는 건지, 어제있었던 미열때문인지, 그냥 오늘 날씨가 습한건지 모르겠다. 후덥지근하다. 날씨가 맑았다가 흐렸다가 번덕스럽지만 많은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아직 보름은 더 선풍기가 필요한 것 같다.

내 군복은 정말 새 것인데, 군복을 세탁기에 몇 번 돌려서 약간이라도 부드럽게 만들어봐야겠다. 그래봤자 크게 나아질리 없다는 건 알지만 새것보다는 낫겠지.

. 훈련장
훈련장을 개조하더니 작년보다 훈련코스가 늘어서 빡세진 것 같다.
그리고 날씨도 훨씬 덥고 습했다. 대신 숫자확인은 대충해서 약간 편해진 점도 있긴했다.
작년과는 달리 아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더군. 병특했던 친구들도 이제 대부분 졸업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전공 교수님을 목격. 소문은 사실로 확인되었다. 쉬는 시간을 틈타 가볍게 오락게임을 즐기고 계셨다. 나도 휴대폰 업그레이드해서 괜찮은 오락게임이나 몇 개 담아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나 pmp는 무겁고 거추장스러우니 오버다.

. 발
신발이 좀 크고 딱딱해서 생각없이 걸어다녔더니 오전에 왼쪽 발 뒷목이 까져버렸다. 오후에는 절름거리면서 다닐 수 밖에 없었다. 군화를 한 치수 작게 주문하거나 긴 양말을 신었어야 했는 데, 긴 양말이 하나도 없었다. 쓰리다. 내년 훈련때는 바지에 휴지와 반창고를 꼭 챙겨가리라.

2007년 9월 17일 월요일

배게

내게는 사촌동생들이 많아서 아기들을 볼 기회가 참 많았다.
(음, 좀 더 잡담을 하자면 나는 동생들과는 친하지 않지만 아기들, 아이들은 좋아한다. 울 때, 먹을 때, 토할때, 쌀때만 빼고 -> 그럼 잘 때 뿐인가?)

엄마랑 이모가 어렸을 때 해준 말씀이 있다.
아기들은 태어날때 처음 1주일동안 이용했던 배게를 2살때까지 그대로 쓴단다.
배게를 바꾸면 울어서 절대 다시 잠들게 할 수가 없다던가.
그래서 아무리 지저분해지고 크기가 안 맞아도 그 배게를 다시 줘야 한다.
배게의 촉감이나 두께, 크기, 냄새에 민감한가보다.

사실 나도 좀 그렇다. 이불보다 배게에 더 민감하다.
이번에 이사오면서 배게를 챙겨오지 않아서 하나 새로 샀는 데
첫날은 배게 높이가 맞지 않아서 자지 못했다.
10분마다 깨서 솜을 10%씩 빼면서 알맞는 높이를 찾아봤다.
솜을 얼마나 꽉 눌러 담았는 지, 꺼내고나니 부피가 4배로 커졌다.
아무튼 그렇게 50%도 넘게 빼도 질감이 맘에 안들었다.
솜이 밀도가 높으면 마치 물침대처럼 너무 물컹거려서 잘 수가 없었다.
결국 솜이라는 재료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최소한 내가 산 배게의 솜과는 안 맞았다.
차라리 메밀배게를 사는 게 나았을 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 돌로된 딱딱한 배게나 너무 꽉 채워진 메밀배게도 싫어한다.

해결책은 배게가 아니었다.
얇은 담요를 여러번 접어서 적당한 높이로 만드니 그게 제일 편했다.
수건으로는 원하는 만큼의 넓이와 높이를 만들 수 없었고,
얖으로는 배게를 사느니 5천원 ~ 1만원짜리 얇은 담요를 사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원하는 높이를 0.5mm 단위로 조절할 수 있고, 질감도 적당하다.
무릎담요도 배게로 쓰기 괜찮은 것 같다.
솜배게는 요즘은 쿠션으로 쓰고 있다.

@ 결론은 제작자가 의도한 목적으로 물건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사용자(나)가 편하면 그만이지뭐.

그리고 나는 정전기가 많이 생기는 비단이나 끈적거리는 비닐, 까칠까칠한 삼베나 폴리에스테르, 다리에 눌린 자국남거나 털 뽑거나, 가시박히는 대나무 돗자리는 싫다. 순면이 역시 제일 편한 것 같애.

2007년 9월 16일 일요일

구조와 기능

어떻게하면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까?
'창의적인 해결책'이라는 구문이 있다.
주어진 문제를 가지고 얼마나 창의적인 해답을 찾느냐인데.
사실 문제가 주어져버리면 해답을 찾기가 더 어렵다.
그 문제가 과연 풀기 쉬운지, 어려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자체가 제약이 된다.

차라리 해결책을 먼저 적고, 그에 맞는 문제를 찾는 건 어떨까?
뭔가 만들고 그것을 어디에 쓰면 좋을 지 생각하는 것이다.

구조와 기능이 그런 관계에 있다.
기능이 문제라면, 구조는 해결책이다.
일단 멋진 구조를 만들어 놓고 그것의 기능을 찾는 것이다.

수학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수학은 구조에만 관심이 있다.
그 수학 공식을 적용해서 기능을 하게 하는 것은 공학의 몫이다.

요즘 내가 가진 취미는 초등학생처럼 폐품으로 만드는 용품들이다.
플라스틱병, 직사각형 종이상자, 끈, 링, 봉투, 집게, 못, 망치, 가위, 칼, 테잎을 주로 쓰고 있다. 대게는 뭔가 담는 상자가 되곤 한다. 병과 상자의 원래 목적이 그거니까. 
그것말로 뭘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방안에 이상한 구조의 쓰레기들이 하나씩 쌓여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플라스틱 병을 잘라서 읽기섥기한 공을 하나 만들기도 했다.
링 30개를 binary tree로 만들긴 했는 데, 그게 무슨 소용인지도 모르겠다.

2007년 9월 14일 금요일

생명공학실험

이번학기 듣는 과목이다.
대학 1학년때 화학실험을 들었을 때처럼 싸구려 기자재들을 쓸 줄 알았는 데,
생각보다 신기하고 첨보는 도구들이 많았다.

. 플라스틱 시험관
유리시험관과 달리 잘 깨지지 않아서 안전하다.
다만 세척할 때는 불편하단다.
크기도 직경이 2Cm 쯤되는 무식하게 생긴 것보다는 훨씬 날씬하다.

. 시험관대
나무로만든 5칸짜리보다 철사로 만든 5 x 10칸 짜리가 훨씬 실용적이었다.

. 피펫
고무가 달린 스포이트나 손으로 막고 있어야 하는 피펫을 쓸 줄 알았는 데,
샤프처럼 생긴 기계장치가 달려있고 tip은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어서
계속 교체할 수 있었다. 샤프처럼 기계장치가 액체를 빨아올리기 때문에
인간이 정교한 움직임으로 액체를 다룰 필요가 없어서 양도 정확하고 실수도 줄어들 것 같다. 그리고 액체가 묻는 부분은 일회용이므로 세척할 필요없이 버리면 된다.

참고) http://blog.naver.com/hongmsoo?Redirect=Log&logNo=150016260543

. 장갑
솔직히 지금까지 제대로 장갑끼고 실험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 데, 당연히 대학원생들은 실험마다 일회용 장갑쓰더군.

. 로터
90분간 시험관을 저어줘야 했는 데, 그냥 기계에 넣고 돌리면 된다.

. 크로마토그래피
소량만으로도 실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술인 것 같다.
시료가 적어도 되므로 비용과 시간, 공간, 노력, 위험성이 모두 줄어든다.

. 생물실험실
동물사체가 포르말린용액에 절어있는 처참한 샘플들이 벽장 가득한 실험실을
생각하고 있었는 데, 요즘은 분자생물학이 대세라서 생물실험실이라기보다는 화학실험실 같은 모습이다.

. 자동화 기구들
요즘은 정형화된 실험은 인간이 하지 않아도 된다.
냉장고만한 크기의 기계를 사면 된다.
DNA sequencing, 시료분석 같은 작업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작업인데 기계에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컴퓨터로 결과가 나온다.

. Informatics
이번 학기 실험 5개 중에서 어떤 실험도 파리처럼 커다란 개체를 다루는 실험은 없다. 가장 큰게 동물 조직 일부랑 E.coli일 것 같다.
심지어 2번째 실험은 단백질서열을 가지고 3차원 구조를 추정하는 informatics 실험이라서 생물과보다는 물리과나 전산과가 유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냉장고
시약이나 혈청을 영하 80도에서 보관한다고 한다.
그렇게 좋은 냉장고가 생물과 랩마다 하나씩 있는 줄은 몰랐다.
가정용처럼 영하 10~20도쯤 되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 데 말이지.

. Antibody
시약으로 쓰는 게 있는 데, 5ml짜리 작은 크로마토그래피 column 내에 사용된게 30만원짜리란다. 시약값 정말 비싸구나. 전산과와 비교하면 정말 돈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인 것 같다.

2007년 9월 13일 목요일

시도(try)

일상생활에서 내가 저지르는 많은 짓들은 실험이라기보다는 시도에 가까운 것 같다. 거창한 과학적 실험을 할 수 없다면 정말로 사소한 도전들로 인생을 채우기로 맘먹었다.

. 이불
중학교 가정 교과서에는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 여러벌이 보온효과가 좋다고 나온다. 이불도 마찬가지.
미국인들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옷도 여러겹입고, 이불로 정말 여러겹을 덮는다. 반면 한국드라마나 우리집에서는 그렇게 안하는 것 같다.
올 겨울에는 담요를 여러장 사다가 덮어봐야지, 과연 두꺼운 이불 1개 vs 얇은 담요 여러개는?

예상되는 몇 가지 장단점을 적어보자면
두꺼운 이불이 정리하기는 더 편하다. 한 번만 깔고, 한 번만 접으면 된다.
얇은 담요들은 침대정리가 매우 복잡하다. 발로 차거나 돌돌 말았을 때 펴기도 어렵다. 하지만 추위와 난방의 정도에 따라 두께를 맘대로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숙사처럼 중앙난방이라서 실내 온도를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없을 때는 난방 상태에 맞춰서 내 이불 두께를 조절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창문을 조금 열고 자기도 해야 한다.
세탁도 더 편리하다. 두꺼운 겨울 이불은 세탁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얇은 이불은 세탁기에 잘 들어가기도 하고 한 장씩 따로 빨면 여분의 이불을 더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두꺼운 이불을 빨려면 이불이 마를 동안 여분의 이불이 하나 더 필요하지만 얇은 이불은 한 겹 없어도 참을 만하니 돌아가면서 세탁하면 된다.

. 못질
좁은 공간을 넓게 활용하려면 벽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벽에 선반을 거는 것도 좋겠지만 선반은 노력이 너무 많이 필요하다.
대신 책상과 가구에 못질을 해서 옷걸이용이나 물건을 거는 데 쓰기로 했다.
옷걸이, 쇼핑백, 비닐봉투, 와이어 등과 함께 사용하면 꽤 많은 물건을 사용하기 편하게 걸 수 있다.
특히 기숙사는 가구 교체주기가 매우 짧고 내 것이 아니라서 못을 잘못 박았을 때 손해가 적다. 1년만 참으면 새 방으로 이사가고 3년만 지나면 새 가구로 교체된다.
그런 얍삽한 이유들로 인하여 요즘은 방 안에 온통 못질을 하고 있다.

2007년 9월 12일 수요일

스타킹

여자들은 왜 스타킹을 신을까?
생긴것도 이상하고 얆아서 줄도 잘 나가고 땀 흡수도 안되는 것 같은 데 말이지.
엄마나 여동생이 있지만 자세한 대답은 지식인이 나은 것 같다.

. 지식인의 답변 정리
  . 맨살보다 매끈해보여서 - 닭살, 흉터, 털, 때 등을 감출 수 있음.
  . 각선미에 도움이 됨
  . 치마나 다른 옷과 색깔을 맞추면 코디하기 좋아서.
  . 겨울에 입으면 보온력이 있어서 - 일부 군인들도 증언하고 있음
  . 구두 신을 때 편리함 - 맨발에 운동화 신으면 불편한 것과 같은 이유인 듯.
  . 피부가 트는 것이 방지됨
  . 학교에서 신으라고 해서 - 문화적 요인

자전거

신입생에게 대학에서 중요한 3가지는 동아리, 연애, 학점이라고 말해지곤한다.
글쎄 나 같은 복학생에게는 뭘까? 컴퓨터, 자전거, 택배.
동아리도, 연애도, 학점도 내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 삼위일체의 완성으로, 친구가 타던 자전거를 한 학기동안 빌리게 됐다.

택시비 4,000원씩 주고 가기는 좀 아까운 곳들을 숨 헐떡거리면서 자전거로 다녀왔다. 아마 걸어갔다면 짜증 무지 났겠지.
2년 전과 비교하자면 훨씬 힘들었다. 그리고 전립선염 걸릴만큼 아팠다.
또한 자전거 위에서의 시간 감각도 무뎌졌다. 앞만보고 아무생각없이 가게 됐다.

지난 1년간 타던 지하철보다는 훨씬 재미있었다. 조용하고 뭔가 내맘대로 조종할 수도 있으니까.

흠, 세상에 지하철과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사실에 이렇게 감사하는 사람이 또 있을 까 싶기도 하다. 낙향한다면 할 수 없는 2가지 일들이니까.
사실 그보다는 차가 있었으면 하는 데, 야밤에 교외에 드라이브 갈수록 있고 산 위에서 도시의 야경을 구경할 수도 있으니까.
- 친구따라 두어번 가봤는 데, 자전거보다 훨씬 재밌더라고.

스타트렉처럼 beam up되는 게 아니면 교통수단들은 다 시시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는 데, 요즘은 차 한대 사는 게 소원이 됐다.

당연히 뽀대나는 스포츠카도 있었으면 좋겠고, 무법자들처럼 SUV, 험비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고, 미국 national park들에서 이용할 RV도 하나..

대학 3학년까지는 한 번도 날아다니는 꿈을 꾼 적이 없었다. 대학 2학년 때 낙하산을 타고 굼벵이처럼 느리게 하늘에서 내려오는 꿈 1번을 빼고는 말이다.
작년부터는 날아다니는 꿈도 꾸곤한다. 슈퍼맨처럼 슝슝거리면서 나는 꿈이라기보다는 훨씬 동화적인 방법으로 난다.
처음에는 jump로 시작해서 점점 높이 뛰게 되고 airwalk도 하고 팔을 날개삼아 저으면서 점점 체공시간이 길어긴다. 둥실둥실 기구(풍선)과 스카이콩콩을 합쳐 놓은 것처럼, 천천히 중력이 줄어들고 결국은 너무 높이 뛰어서 지구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만큼 높이 뛰어올라 버린다.


2007년 9월 6일 목요일

도서관

16시간 남은 봉사활동을 채우기 위해 이틀간 유성구 도시관에서 봉사활동 중이다.
매일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씩 하고 있다.

약간의 팁을 적어보면
. 도서관은 월요일에 쉰다.
. 방문객이 가장 많은 날은 토, 일요일
. 일감이 가장 많은 날은 화요일
  . 월요일에 쉬었기 때문에 반납된 책도 많이 쌓여있고, 문의전화도 가장 많다.
. 일감이 가장 적은 날은 목요일
  . 월~수요일까지 모든 일을 해치웠고 주말도 아니므로 방문객도 적다.
. 매월 첫째날은 지난달 신문을 정리를 한다. 따라서 1일 화요일이 가장 빡센날이 된다.
. 개관식 도서관과 폐관식 도서관 시스템 모두를 이용하고 있다.
  . 개관식 도서관 : 방문객이 직접 책을 고르는 일반적 도서관
  . 폐관식 도서관 : 방문객이 주문하면 사서가 창고에서 책을 찾아주는 도서관
. 폐관식 도서관의 창고에서 일하는 것이 일감은 많지만 눈치도 덜보이고 잡담하거나
  시간을 떼우기 좋아서 마음이 편하다. (방문객이 없으므로 조용히 할 필요가 없다.)

디지털 열람실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 데, 신분증이랑 사진을 내야 도서관 카드를 만들어 주고
컴퓨터를 사용할 계정도 만들어 준단다. 봉사활동하러 왔는 데, 사진까지 챙겨오진 못했다.
과거에 어느 국립 도서관이든 이용한 적이 있으면 도서관 카드를 안 만들어도 된단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초등학교 2학년 때 광주중앙도서관에서 어린이독서회원에 가입한 적이 있었다.
(거의 20년 전 기록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니.)
놀랍게도 아직도 기록이 남아있어서 도서관 카드를 다시 만들 필요가 없었다.

첫날 봉사활동할때는 뭐해야 할지 몰라서 쉬는 시간 2시간 동안 벤치에 멍하게 앉아있었다.
인터넷이나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줄 진작 알았으면 여기서 노는 건데...

고등학교 때 librarian을 했던 경력을 살려서 열심히 책을 정리하고 있다.
그런데 그 때 무슨 일을 했는 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학간 친구들이 뒤늦게 책을 반납하겠다고해서 시내까지 나가서 책을 받아온 기억은 몇 번 있다. 녀석들 전학갔으면 그냥 챙길 것이지 귀찮게 양심고백하고 책을 가져와서 서로 번거로울껀 뭐람. ㅋㅋㅋ

2007년 9월 4일 화요일

안약(eyedrop)

안과에 한 번 다녀온 후로 매일 안약을 넣고 있다.
한 번도 넣어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 데, 상당히 귀찮고 어렵다. 눈 위에 뭐가 떨어진다는 게 순간적으로 겁이 나기도 한다.

. 안약 쉽게 넣는 법
안약을 눈동자 한가운데 떨어뜨리려고하면 오히려 어렵다.
고개를 정확히 90도로 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눈의 가장자리 눈꼽이 자주 끼는 그 부분(이름이 뭐지?)이 깔대기처럼 생겼고
눈썹도 나지 않은 부분이라 그 부분에 흘려주는 편이 훨씬 안약넣기가 수월하다.

정면을 쳐다보거나 정면의 거울을 쳐다보면서 고개를 돌리면 눈동자가 돌아가기 때문에 자연스레 안약이 눈 전체에 골고루 발라진다.

또한 안약을 눈과 너무 멀리서 떨어뜨리려고 하면 정확도도 떨어지고 안약통의 꼭지(tip)이 보이기 때문에 매우 두려움이 커진다. 차라리 안약을 눈 바로 위에서 떨어뜨리면 명시거리 이내에 안약꼭지가 위치하므로 잘 보이지 않아서 두려움이 덜하다. 그리고 사실 안약 꼭지가 눈에 직접 닿아도 아프거나 위험하지는 않다. 단, 안약통 내의 안약이 오염될 가능성은 있다. 나처럼 근시인 사람은 확실히 안약통 꼭지가 보이지 않아서 두려움이 많이 줄어든다.

2007년 9월 3일 월요일

Minimalism

우리는 참 minimal한 시대에 살고 있다.
온갖 디자인들이 뼈대만 앙상함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런 혁신적인 디자인을 만든 디자이너도 칭찬해야 하지만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첫째로 재료공학 덕분이다.
우리 부모 세대의 물건들은 무식하게 생겼다. 디자이너들이 무식하거나 우리 선조들이 무식했기 때문이 아니라 좋은 재료가 없었기 때문에 좀 더 무겁고 큰 재료가 필요했다. 지금도 우리 부모들은 우리가 쓰는 물건들을 보면 너무 빈약해 보여서 곧 부서질 것 같다는 불안감을 느끼곤한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기술이 발달했다. 강철도 예전보다 얇으면서 단단하고 나사도 정밀한 위치에 박을 수 있어서 힘을 기하학적으로 이상적으로 분배시킬 수도 있다. 헐겁게 박히지 않는 다면 적은 재료로도 완벽하게 지탱할 수 있다. 알루미늄, 강화 플라스틱 등 좋은 소재들도 더 많이 등장했다. 구조적으로 유리하지만 과거에는 제작하기 힘들었던 원형, 구형, 직육면체형도 쉽게 만든다. 오차만 줄여도 구조적 강도는 올라간다. 또한 물질이 훨씬 순도가 높고 불순물도 비의도적이 아닌 기능적으로 의도적으로 넣어서 물질을 좋게 만든다.

노트북

데스크탑 대신 쓰려고 집에서 노트북을 가져왔다.
뭐 단순히 고물이라서 구리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좀 더 불만을 자세히 적어보자.
잘 적힌 불만사항은 다음번 도구 이용의 중요한 요구사항이 된다.

. 발열
1. 송풍구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 - 대류열
2. 뜨거운 키보드 - 전도열
-> 데스크탑을 사게되면 송풍구와 키보드가 멀리 떨어지게 되고
  송풍구 옆에 내 손을 두는 일도 없게 된다.

. 느린속도
IE를 띄우거나 파일을 열때 오래 기다려야 한다.
프로그램들이 짜증나게 느리게 뜬다.

. 작은 화면
동영상을 하나 띄우면 남은 화면 공간이 부족해서 필기를 할 수 없다.

. USB
USB 포트가 있긴 한데 2.0이 아니다.

. SATA
SATA하드가 몇개 있는 데, 연결할 수가 없다.

. 작은 마우스
노트북용으로 산 작은 마우스가 내 손에 맞지 않다.
평소에는 MS에 나온 큰 마우스를 썼었다.

. 이상한 키보드 배치
노트북용 키보드 배치에 익숙한 편이지만 평소에 쓰던 키매핑과 약간 달라서 어색한 점이 많다. 한/영 전환이나 기능키를 쓸 때 잘못 누르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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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리학교를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중고시장이 크다는 점이다.
물론 옥션에서 물건을 사고 팔 수도 있지만, 이 시장은 더 안전하고
거래도 빠르고 손쉽게 할 수 있다.
4,000명이 사는 이 기숙사 공동체는 매우 적절한 크기이다.
옥션처럼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곳이라면 너무 커서 서로를 믿을 수 없다.
여기는 시장이 그보다는 작고 모두가 학과, 랩, 동문, 동아리 등의 인간관계로
얽혀있으므로 더 믿을만하다.
사기치고 어디로 도망버리기에는 자신의 학력과 인맥이 너무 아까우므로
경제적, 심리적, 생물학적으로 그런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다.
너무 작은 공동체(예를 들자면 100명)였다고 해도 거래는 어려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충분한 수요, 공급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니까.
이상적인 크기와 비슷한 요구를 가진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다.
4,000명 중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매번 같은 수업을 듣고 다음학기가 되면
그 교과서를 판다. 컴퓨터 부품이나 mp3, 냉장고 등도 유행을 비슷하게 타고
연령대와 능력(이공계사람들이므로), 취향, 생활환경(방의 크기, 위치, 구조, 활동 반경, 이동시간)이 대게 비슷하다. 집단의 동질성이 물건의 유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비슷한 사람을 4,000명씩이나 기숙사에 모아놓은 곳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
(세상에 대학은 많지만 전원 기숙사 대학은 그보다 적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