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일 금요일

여행의 끝

아직도 여행을 하고 있다.
여행 다 끝나고 대전 기숙사에서 새학기를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 데,
2개월간 팽개친 나의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귀국하자마자 3일간 친구집에서 신세를 지면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다.
미국 여행동안 돌아다니던 방법 그대로 친구집에 머물면서 강남학원가를 돌고 있다.

취직, 대학원, 수험생 인생.
3가지 선택 중에 결국 3번을 선택했다.

이번 여행을 정리하는 기간을 1개월 가지려고 했는 데,
그것은 몇 년 후로 미뤄야 될 것 같다.
(유럽여행도 메모 속에서만 정리가 되어 있고
내 마음에 들게 정리하지는 못했다.)
여행을 아름답게 앨범에 색종이로 장식해서 고이 모셔놓기 전에
현실로 급히 돌아와서 다른 인생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흠.. 그대로 공중으로 날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남은 이틀간 최대한 정리를 해봐야지)

. 착각
여행에서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고 나하고 싶은 거 뭐든 다 할 수 있어서
좋았는 데, 한국 다시 돌아오니 눈 앞이 캄캄하다. 한국사회에 다시 적응해야 되는 구나.

. 그들 따라하기
2개월간은 정말로 미국인처럼 살려고 노력많이 했다.
(미국인에 가장 가까운 동양인 여행자 말이지.)
온갖 학교들(하버드, MIT, 버클리, UCLA, UCSD)에 들어가서
도서관에도 가보고 학생회관에도 가보고 학생증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다 쑤시고 다녔다. 그냥 뭐가 다른지 궁금해서.
사실은 시간 낭비인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나이아가라 멋지다.'라는
뻔한 이야기만 늘어놓을 여행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반대로 엄청나게 남들이 안 가본 구석을 가기에는 여행경험이 부족했지.
(한비야 아줌마처럼 정말 이름도 못들어본 오지를 간다든지 하는..)

. 다음번 여행
아무튼 한국인으로 다시 깨어나기 쉽지 않을 듯.
6년 후에는 다시 한 번 미국에 가서 평생 살았으면 좋겠다.
(LA downtown 같은 위험한 동네 말고, San Diego나 어디 해변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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