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5일 화요일

미국여행 11 - Washington D.C

. 도착
미제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도착했다.
워싱턴 D.C는 박물관과 관청, 잔디밭이 가득해서 마치 파리와 인상이 비슷하다.
건물들도 다들 아이보리색이고 크게 지어놨으니까.
물론 파리는 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지만 파리에서 예술을 빼고 낭만을 빼고 청소를 좀 더 잘하면 워싱턴 D.C랑 같아질 것이다.
(중요한 걸 다 뺐나?)

분수가 많은 것은 로마스럽기도 한데,
파리, 로마에서 멋진것만 모아서 미국스럽게 포장하면 워싱턴 D.C가 된다.
(사실 그게 미국이잖아. 유럽에서 이민와서 여러나라 잘 섞고 자신들만의 신세계를 개척한.)

. National Mall
엄청 크고 긴 사각형의 잔디밭이다. 워싱턴 D.C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중요한 건물들과 장소들(주요 구경거리들)은 모두 거기를 기준으로 양 옆에 늘어서있다.
워싱턴 모뉴먼트, 전쟁기념관들, 스미소니언 박물관들, 관청들, 국회, 백악관.

. Washington monument
커다란 잔디밭에 서있는 오벨리스크다. 도시의 이름처럼 대통령 워싱턴씨를 기념해서 만들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Independence'같은 곳에 항상 나오는 애국적 분위기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 World war II Memorial
멋진 분수들로 장식되어 있고 미국의 모든 주의 이름이 한 칸씩 새겨져있다.
그리고 분수에 동전 던지지 말란다.
"분수에 동전 던지지 마세요. 경건한 마음을 가지는 곳 입니다."
(당연히 영어로 써져 있었는 데, 번역하면 대충 이렇다.)

관광객들은 세상 어딜가든 분수를 보면 동전을 던지고 싶어하니까.
사실 나도 페니가 쓸 곳이 없어서 한 웅큼 있었기 때문에
워싱턴에서 분수마다 한 개씩 20개는 쓰고 오려고 했는 데, 경건하게 있기로 했다.

. Korean war Memorial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판초우의를 입은 주한미군 소대의 동상들이 있다.

적어도 군인들이나 군인 가족들은 한국을 잘 아는 것 같다.
한국전에 많은 희생을 치루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미국과의 SOFA 협상이나 여러 안 좋은 사건들(미순이 등..)도 있지만
아무튼 내게 도움을 준 많은 미국인들은 가족들 중에 주한미군이 있는 사람이 많았다. (동생이나 아들이 주한미군이란다.)

. Vietnam war Memorial
2차 대전, 한국전, 베트남전이 미국의 현대사에 가장 큰 전쟁이었으니, 당연히 있다. 미국이 한국에 가지는 비중이 큰 것처럼 한국과 베트남도 미국에게 어느 정도 정치적 비중이 있을 수 밖에 없는 나라인 것 같다.

. Lincoln memorial
커다란 링컨 대통령이 의자에 앉아서 National Mall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다.
링컨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세종대왕만큼 중요한 사람이니까 그럴만한 자격이 있지.

. White house
경비가 삼엄해서 사진찍기도 힘들었다. 아무튼 관광객들이 담장 밖에 옹기종이 모여서 사진을 다들 찍고는 사라진다. 들어갈 수 없으니 별로 볼 것은 없고 사진 2컷 찍으면 끝.;
아주 멀리서 백악관의 정면밖에 안 보인다.
차라리 드라마 West wing이 훨씬 낫지.

. Capitol
국회의사당. 표가 없어서 못 들어갔고 역시나 밖에서 사진만 좀 찍다가 왔다.

. Reflaction pool
국회의사당이나 링컨 기념관 앞에는 호수들이 있는 데.
Reflaction pool이라고 부른다.
왜냐면 사진으로 찍으면 물에 비쳐서 뽀대나게 만들어 놨기 때문.
로마에서 베껴온 것이라는 설이 있다.
(로마에 분수랑 작은 인공호수들이 무지 많거든.)
Reflaction pool을 처음 봤을 때 로마 빌라 아드리아(황제 별장)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Smithsonian Museum
박물관 1개가 아니고 11개 이상의 박물관을 모두 가리킨다.
스미소니언이라는 돈 많은 과학자가 세상 온갖 것들을 다 모아서 만든 박물관들이다.
자연사 박물관, 항공 박물관, 미국 역사 박물관, 초상화 박물관 등이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공짜라는 점.
우리나라 박물관처럼 지루하지 않고 좀 더 세련되고 멋지게 전시해 둔 것 같다.
도시락 싸가서 1주일간 박물관만 돌아도 괜찮을 듯.
(내 취향은 그래..;; 박물관 체질인가봐.)

스미소니언 박물관 직원이 되서 세상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주워 모으는 것도 재미있는 인생이 아닐까?

. Smithsonian Institute
Smithsonian 박물관들의 중심건물이다. 들어가서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의 지도도 얻고 어떻게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시작되었는 지도 알 수 있다.
원래는 동전 몇 개 수집하는 것으로 시작한 게 오늘날은 세계 최대의 컬렉션이 되어 버렸단다. 최초 수집품인 동전들을 볼 수 있다.
(황금동전들, 큼지막하게 값나가게 생긴 것들도 많다.)

.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뉴욕에서도 자연사 박물관에 다녀왔지만 워싱턴에 비할 수가 있을 까?
세상에서 제일 큰 블루 다이아몬드인 호프 다이아몬드를 비롯해서
코끼리 박제도 몇 마리 있고 공룡 화석도 가득하다.
박물관에 있는 건 모조리 찍어오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사진 찍었는 데,
박물관에서 파는 CD 몇 장 사는 게, 박물관을 후원하는 길이기도 하고
더 많이 볼 수 있기도 한 것 같다.
아무튼 백과사전을 읽는 것보다 직접보고 가끔 만져보기도 하면 더 재밌잖아.
"Please touch."(직접 만지고 느껴보세요.)라고 적힌 것도 있다.

. 항공 박물관
NASA 바로 옆에 있는 박물관.
우주선, 인공위성, 비행기를 실물 그대로 전시해놨다. (모형도 있을 테지만)
린드버그 씨가 대서양횡단 할때 타던 것도 있고
2차 대전에 쓰이던 일본 제로 전투기도 있다.
가까이서 진짜 전투기를 자세히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민원이나 상욱이랑 같이 갔으면 좋지 않았을 까?)
파일럿들이 입는 군복이나 모자, 우주음식 등도 팔았다.
(미군들이 먹는 씨레이션이나 말린 음식들 비슷한거.)

NASA도 어떻게 생겼나 보려고 했는 데, 다리 아파서 포기;

. 농무성
온갖 관청을 지나다보니 농무성도 있었다. FTA 반대 농민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안 보이더군.
내가 한국인이니까 혹시 나도 시위대로 오인 받아서 위험하지 않을 까 약간 걱정했었다. (얼굴도 농부들처럼 그을려있고 모자도 넓은 거 쓰고 갔거든.)

. FBI
영화에 나오는 멋진 모습을 상상했지만 당연히 출입금지.
X-file이나 FBI 티셔츠를 입은 사람도 찾기 힘들었다.
물론 길거리에서 FBI 모자를 파는 잡상인들이 있기는 하다.
(유행지나서 잘 안 팔리나봐.)
랭글리에 있는 CIA도 찾아가 봐야지

. 펜타곤
워싱턴 근처에 있는 펜타곤 city라는 지하철 역에서 내리면 된다는 데,
비행기 시간 때문에 못 갔다. 거기도 당연히 FBI처럼 못 들어간단다.
(특히 911 이후 그런 곳들은 다 투어가 없어졌다.)
드라마 'E-ring'에 만족해야지.

. 어느 중국인
호스텔 휴게실에서 무선 인터넷 좀 써보려고 끙끙대고 있는 데,
어떤 동양인 여자가 오더니 자리가 비었냐고 물어본다.
사람들이 많아서 빈 자리가 없으니 내 옆에 앉으려나보다 하고 그러라고 했다.

사실은 자기가 Sony Vaio 노트북을 가져왔는 데, 아답터를 빼먹었다는 군.
그래서 내 껄 빌려달란다.
어차피 인터넷도 안되고 빌려주기로 했다.
내 껀 펜티엄 III이고 그 사람의 것은 최신기종이었지만 아무튼 아답터는 똑같았다.
아답터도 빌려줬고 달리 할 일도 없으니 2시간 동안 같이 앉아있게 됐다.
영어를 잘하길래 물어봤더니 영국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미국에 취직이 되서 오늘 아침에 미국에 왔단다.
잘 곳도 없으니 호스텔 하나 구해서 며칠 있으면서 방도 구하고 새 직장에 출근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군.
아답터를 빌려준 대신 인터넷도 얻어 쓰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인들은 정부규제때문에 정말로 아이를 하나 밖에 낳을 수 없단다.
하지만 자신은 여동생이 있는 데, 왜냐하면 둘이 일란성 쌍둥이라서 같이 태어날 수 있었다고.
(내가 만난 다른 모든 중국인들도 외아들이나 외딸이었다.)

유럽인들이나 일본인들은 미국에 관광할 때는 비자가 필요없단다. (무비자협정)
울 나라도 곧 되면 대사관에 서류 챙겨서 줄서는 짓은 안해도 되겠지.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빡센게 유럽갈 때도 비자가 필요하단다.
(울 나라는 유럽에 여행갈 때 비자가 필요없다.)
공산주의 국가의 설움이라고 해야지.

. 워터게이트
워터게이트 사건의 무대가 되는 호텔인데, 무지 멋지게 생겼단다.
바빠서 못 갔지뭐. 나중에 돈 벌면 하루 묵어주지.

. Radio shack
무선랜카드가 고장나서 유명한 전자용품점인 Radio shack에 갔다.
미국 어느 도시에나 있는 데, 찾는 물건은 다 있다.
전력선 통신 랜카드, 거리가 3배 더 되는 무선랜카드 등도 있더군.

. 로널드 레이건 공항
새벽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노숙을 했다.
영국 스탠스태드 공항에서 노숙할 때와는 달리 동료들이 별로 없더군.
청소한다고 1층에 있는 벤치를 치워버려서 꽤 서러웠다.
1층에서 자다가 청소부가 벤치를 치워야 겠다고 해서 2층으로 피신.
2층도 청소하길래 좌절하고 있었는 데, 2층 청소부는 다행히 정이 많아서 그냥 자게 해줬다.
자다보니 새벽 2시 쯤에 다른 할머니 한 분도 옆 벤치에서 주무시더군.
그 나이에 그 고생을 하시다니. 20대니까 하지. 정말 못할 짓이다.
담요라도 몇 장 사갔어야 했는 데, 추워서 죽는 줄 알았다.
그 할머니는 담요는 덮고 주무시더군.

5분마다 테러 관련 보안 경고를 울려대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수상한 사람이나 물건을 보면 얼른 신고하세요."
"주인없는 물건은 수색하고 폐기처분합니다."
"액체, 젤 등은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습니다.
치약, 면도크림, 썬크림, 샴푸, 로션, 액체비누 전부 안 됩니다."

위에서 공지한 것처럼 결국 나도 모든 액체를 버려야 했다.
탑승 직전에 공항에서 산 향수, 술, 음료수도 비행기에 가지고 타면 안된단다.
향수, 술을 팔아 먹는 면세점은 완전 부도나게 생겼다.
비행기로 여기저기 여행하면 그 때마다 치약~로션을 다시 사야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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