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30일 토요일

유럽의 거지들

유럽의 거지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불쌍한 거지와 당당한 거지.
우리나라 거지들은 다들 불쌍하다.
고개를 숙이고 아픈 곳을 보여주고 슬픈 음악을 튼다.


하지만 유럽의 거지는 불쌍한 거지보다 당당한 거지가 더 많다.
산발을 하고 반쯤 빈 술병을 들고 옷은 약간 지저분한데 그냥 봐줄만 하고
그냥 저벅저벅 걸어와서는 뭔가 빌린 것을 받으러 온 것처럼 손을 내민다.
"돈 좀 줘".


어떤 거지들은 독서도 한다.
길바닥에 침낭을 깔고 앞에는 깡통이 있는 데,
상당히 글씨가 작은 전문적인 책을 읽는 것 같다.
우리 나라 거지였다면 "거지 주제에 책은 읽어서 뭐하나."라고 했을 텐데.


노숙에 대한 생각도 좀 다르다.
우리는 누가 노숙을 하고 있으면 다들 지나가면서 쳐다보고 혀를 차는 데,
유럽은 별로 신경 안 쓴다.
그래서 가끔은 backpacker로 보이는 사람들도 역 앞에서 자고 있다.
(거지보다는 깨끗하지만 약간 피곤해보이는 20대 여행자 스타일의 복장과 짐)



댓글 1개:

  1. 저희 부모님께서도 베를린에 가셨을때 거지보셨다고 해요! 개를 데리고온 사람은 자기는 가만히있고 그 개만 구걸하는... 그런경우도 보셨구요! 우리나라 거지들과 비교하면 유럽거지들은 당당한거지들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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