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9일 화요일

마키아벨리

어렸을 적, 세상이 이상적이지 않은 것에 매우 실망을 했었다.
교과서에 나온 가정에는 항상 화목하고 싸우지도 않고 귀여운 강아지도 마당에 키우고 화단에 예쁜 꽃들도 있는 데, 우리집은 그렇지만은 않았다.
반찬투정도 하고 마당에 예쁜 꽃은 없고 왠 선인장 비슷한게 하나있고 강아지도 없었다. 짝궁과는 어깨동무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줄을 넘어가면 꼬집고 싸웠다.
받아쓰기 시험에서 틀려서 선생님께 매을 맞기도 하고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꽤 많은 실수와 논리적 오류, 모순 속에 교육을 하셨다.
내 자신도 그리 완벽하지 않은 존재였다. 길을 가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숙제를 못하기도 하고 공부를 하면 잘 잊어먹었다.

이상적이지 않은 세계는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당황한 나는 현실에 존재하는 주변사람들마저 당황하게 만들었다.
당황해서 어찌할바를 모르기도 하고 혼자 마구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나를 이상주의자에서 현실주의자가 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군주는 민중으로부터 사랑 받지 않아도 좋지만 원망 받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시민들이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협 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만 해준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는 신중하기보다 과감한편이 낫다고 단언한다. 왜냐하면 운명의 신은 여신이라 그녀에 대해 주도권을 쥐려면 난폭하게 다룰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운명은 차갑도록 냉정하게 다가오는 자보다 정복의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덤비는 자에게 기우는 모양이다. 운명은 여자와 닮아서 보다 격하고 보다 대담하게 여자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가난도 걱정도 병도 아니다. 그것은 생에 대한 권태이다."
"운명이 우리 행위의 절반을 좌우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운명도 나머지 절반의 동향은 우리들 인간에게 맡겨놓은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운명은 그 역량으로 방비되지 않은 곳에서 그 강대한 힘을 무자비하게 마음대로 휘두르기 때문이다."
"올바른 모범을 보여주는 것은 무한한 자선보다 낫다."
"인간은 대체로 내용보다는 외모를 통해서 사람을 평가한다. 누구나 다 눈을 가지고 있지만 통찰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인간은 운명에 몸을 맡겨갈 수는 있지만 이에 항거할 수는 없다. 또한 인간은 운명이라는 실을 짤 수는 있지만 이것을 찢어 끊을 수는 없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허영심이 강하고, 타인의 성공을 질투하기 쉬우며, 자신의 이익 추구에 대해서는 무한정한 탐욕을 지닌 자다."
"통치자가 민중을 이끌려면 존경의 대상이 되거나 공포의 대상이 되어라. 존경을 받기 어렵거든 차라리 공포의 대상이 되라."


댓글 2개:

  1. 현성이, 안녕.

    학교에 없는 것 같은데 뭐하고 지내니?

    여전히 너무 깊은 생각의 흔적이 많이 담긴 글이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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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응 서울에 있어~

    방에서 주로 유기화학 숙제를 하거나 생물 동영상을 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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