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3일 수요일

양치질

치대생이라서 소재도 이런걸 고르나 싶겠지만 위생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얌전하지 못한 인간이라 양치질을 할 때도 자꾸 돌아다닌다.
세면장에 가만히 서서 거울을 보면서 양치질을 하는 건 너무 재미가 없다고.

집에서는 주로 드라마를 보면서 양치질을 하거나 방안을 빙글빙글 돌면서 양치질을 한다.

그런데 오늘은 기숙사에서의 습관이 다시 나타나버렸더라고.
내가 살던 기숙사들은 다들 복도식이고 세면장은 공용으로 된 곳들이었다.
그래서 방에서 양치질를 시작해서 공용 세면장까지 걸어가면서 양치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무심결에 양치질을 하면서 지금 사는 복도식 아파트를 지나 엘리베이터 앞까지 걸어가버렸다. 가는 길에 복도 밖으로 보이는 시내 야경도 감상하고, 고속도로의 불빛도 좋았는 데,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이 내렸다. 나랑 같은 층에 사는 어느 이웃 아주머니 같은 데, 내가 양치질 하는 걸 봤다면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아주머니와 마주치지 않게 도망갔다.;;

사실은 복도에서 줄넘기도 시도해 봤는 데, 우리 아파트 복도가 상당히 넓더라고 줄넘기도 가능하다..

학교 강의실에서 양치질하면서 복도를 누비고, 실습실에서 양치질하는 것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치대생인데 솔직히 양치질할 시간이 없기도 하고, 양치질은 우리에게 특히 소중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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