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0일 토요일

불황

호황이라고 모두가 행복한건 아니고, 불황이라고 모두가 불행한 건 아닌 것 같다.
지금 같은 불황이 거시적 경제지표로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불행한 것은 맞을 수도 있겠지만.

요즘 라면 업계는 밀가루 값을 올라서 개당 마진은 줄었겠지만, 매출이 많이 늘었다더라고, 이런 열등재를 파는 사람들은 지금이 호황이다.
대학 근처 야식집도 그다지 타격은 없어보인다. 어차피 대학생들 별로 쓰는 돈도 없고, 용돈이 크게 줄지도 않을 테고.
안정적인 직업인 공무원이 행복할 것 같지만, 그건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불행해져서 상대적으로 안도감을 느낄 뿐이고, 사실은 공무원 수업생이 크게 늘어서 공무원 시험 학원과 그 학원 강사들이 돈을 더 번다.
환율 때문에 수입상들은 울상이지만, 수출상들은 돈을 많이 벌고 있다.
원자재의 경우는 원자재가 생산되는 국가가 정해져있고, 소비하는 국가도 따로 정해져 있어서 수입/수출이 비탄력적이지만, 옷 같은 것은 상당히 탄력적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중국에서 옷을 사던 업자들이 중국에 한국 옷을 팔아서 돈을 잘 번단다.
수영복 업계도 호황이라는 데, 불황이면 그냥 안 놀 것 같지만, 사실은 해외여행이 줄어든 대신 국내여행을 하고, 국내여행 중에서도 겨울스포츠보다 실내 수영장, 워터파크를 많이 찾아서 인듯.
사실 스키보다 수영이 많이 저렴하니까.

IT도 하드웨어는 불황인데, 소프트웨어/서비스 1% 쯤 성장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드웨어를 새로 사는 건 왠지 소비성인 것 같은 데,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면 돈이 절약되거든. 인터넷 서비스는 열등재에 가깝다.
카지노에 갈 돈이 없으니 집에서 인터넷 고스톱을 하고, 자동차 살 돈이 없으니 집에서 레이싱 게임을 하고.

영화를 봐도 그런게 많더라고,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last man standing'에서도 브루스 윌리스가 2편으로 갈라진 갱들을 전부 다 쓸어버리는 데,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브루스도 아니고 그 동네 장의사였다.
무협영화 중에도 그런게 하나 있는 데, 수많은 무림의 고수들이 패거리(무당파, 아미파 등..)를 만들고 싸우면서 서로 무너뜨리고, 새로운 깃발을 꼽고 하는 데, 막상 돈을 버는 사람은 그 때마다 깃발을 파는 주인공 깃발장사.

미국 경제 대공황때도 소수의 사람은 돈을 벌었다는 데, 어떤 기업들이었는 지 기억은 안나네. 그 때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들이었으려나.

주변에 아는 사람이 이번에 집을 사기로 했는 데, 주식에서 손해본거랑 집값 폭락이랑 계산해보니 똑같아서. 1년 전에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를바 없이 집을 사기로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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