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나는 한국사회의 죄수였다고 생각한다.
헌법에는 맘대로 돌아다녀도 된다고 써있다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는 못했다.
집, 학교 같은 공간 외에 어디를 가는 법도 몰랐고 돈도 없었다.
심지어는 규제가 거의 없는 대학교 기숙사에서도 별로 돌아다니지 않았다.
가끔씩 어깨를 펴기위해 복도를 서성이든, 밤에 바람을 쐬러 학교를 돌건, 자전거를 타고 갑천변을 달리건 내 마음인데, 훈련받은 대로 나는 어디도 가지 못하고 꼼짝 못하고 있었다.
초~고등학교는 내게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고, 함부로 생각하지도 말라고 했다.
방학이나 주말, 누군가 내게 뭘하라고 하지 않는 날은 어쩔 줄 몰랐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은 이곳과 비슷한 곳이거나 갈 필요가 없는 곳이라는 생각을 주입당했다.
"거기는 가서 뭐하게?"
"위험할지도 모르는 데, 왜 가는 거야?"
"가면 혼자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
"인생을 낭비하지마"
내게 그런 생각들을 주입시킨 사람들조차도 사실은 그곳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요 몇 년째 내가 지껄이는 미국이민 계획만 해도 그렇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말을 한다.
"거기 가면 잘 살 것 같냐?"
"여기랑 뭐가 달라?"
그냥 무시해버리기도 하고 가끔은 이렇게 받아치기도 한다.
"그럼 너는 거기 가봤어?"
내게 이민 가지 말라는 사람 중에 미국에 직접 가본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가보지도 않은 바보, 겁쟁이들마저 내 인생의 발목을 잡으려 든다.
사람들이 겹겹이 인간 감옥이 되고, 감옥 속에 감옥을 또 짓고, 죄수들이 간수역할까지 하면서 서로를 감시하고 서로의 의욕을 떨어뜨린다.
우리나란 몇 가지 잘 알려진 테크트리를 안따라가면 주위에서 막장으로 보는 시선이 있지..
답글삭제(생각해보니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 키우는것도 비슷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