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4일 월요일

집으로 돌아오다.(Come back home)

10년만에 돌아온 우리집은 많은 것들이 변했다.
물론 그 변화는 이 집이나 주변의 환경 변화도 있겠지만 내 자신의 변한 모습과도 큰 관련이 있다.

. 페인트칠
주변의 모든 아파트가 페인트칠을 다시 했다.
다들 20년은 된 아파트들인데, 밖에서보면 새 것 같다.

. 리모델링
엘리베이터도 바꿔서, 올라갈때마다 몇 층인지 알려주기도 하고 에어컨도 달았군.
대부분의 집들이 리모델링을 해서 베란다나 방 뒤에 있는 작은 창고를 모두 헐고 더 넓은 공간으로 만든 것 같다.
이중창을 달기 전에는 방이 무지 추웠는 데, 이중창도 달았다. 이중창을 달기 위해서 안쪽으로 벽도 5Cm정도 더 두껍게 쌓았다.
도배, 장판도 모두 교체. 우리집도 나무질감이 나는 소재로 다시 장판을 깔고, 도배는 포인트벽지를 많이 써서 온통 꽃무늬가 됐다. 하지만 내 방은 완전히 하얀방. 심지어 문까지 하얀색으로 칠해서 언뜻보면 나가는 문이 안 보인다.
화장실 욕조도 없애고 샤워기로 교체했다. 타일도 다시 깔고 문도 다시 달았는 데, 문 여는 방향이 반대가 되서 상당히 어색하다.

. 중학교
아침마다 가기 싫어서 빌빌거리던 곳. 거리를 재보니 우리집 ~ 내가 다니던 중학교랑 KAIST 기숙사 다동 ~ KAIST 쪽문 거리랑 거의 비슷했다. 우리 동네가 작은 건지, KAIST가 큰 건지. 이제 대략 스케일이 잡히는 군.

. 거리
월드컵 경기장은 무지 멀리 있다고 생각했건만 그것마저도 그리 먼 곳은 아니었다. 월드컵 경기장 옆에는 롯데마트가 있고 역시나 거리는 KAIST 기숙사 다동 ~ 유성 카르푸 = 우리집 ~ 롯데마트 광주월드컵점
어디를 가든 KAIST와 비슷한 scale의 사회적 공간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 인터넷
거실에 있는 공유기랑 내 방 컴퓨터가 8m 쯤 떨어져있다. 먼거리가 아닌데도 무선 수신율이 나빠서 자꾸 끊어진다. 중간에 부엌문과 방문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냥 15m짜리 유선케이블로 연결해 버렸다.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인데, FTP에서 영화를 받아보니 2MB/s까지 나왔다.

. 자전거
도로의 보도블럭이 좀 울퉁불퉁하고 사람이랑 차가 많아서 KAIST보다 복잡하고 위험하지만 한 블럭만 가면 자전거 도로가 사방으로 연결된다. 지하철역도 사실 자전거로 가면 멀지 않다. 중고 자전거는 3만원, 새 자전거는 6만원부터 있던데, 하나 살까? 분실/도난만 걱정하지 않으면 참 좋은 데.

. 하늘
사실 지금 사는 방이 원래 내 방이 아니고 동생 방이었는 데, 내가 차지하게 됐다. 원래 내 방은 다용도실이 뒤에 있어서 바깥이 보이는 창이 없지만, 이 방은 창이 정말 커서 옆 아파트 단지와 하늘을 볼 수 있다. 4층 밖에 안되서 아파트 단지라고 해도 그냥 네모난 아파트들만 덩그러니 보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볼 수도 없다. 하늘이 보이는 건 참 맘에 드는 군. 창을 좀 닦았으면 좋겠는 데, 바깥쪽에 낀 먼지들이라서 닦아낼 수 없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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