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28일 수요일

온도 맞추기

학원에 조그만 자습실이 하나 있다.
거기에 시스템 에어콘이 하나 달려있어서
좁지만 에어컨을 틀면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이 에어컨을 조종하는 데는 사소한 문제점이 있는 데.
사람들이 계속 에어컨을 끄고 켠다는 점이다. (마치 티격태격 싸우는 것처럼 경쟁적으로..)
사람들은 왜 바보처럼 계속 에어컨을 켜고 끄는 걸까?
적당한 온도로 맞춰 둘 수는 없을 까?

과연 이 시스템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을 까?

1. 방의 크기
너무나 작은 방이라서 사람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
체온 때문에 급격히 더워진다. 숨이 답답해지고 졸음이 몰려온다.
혹자는 '산소부족'이라고 착각하는 데, 단지 온도가 높아서 그럴 뿐이다.
온도를 낮추면 금방 괜찮아진다.

문제는 에어컨을 켜면 온도가 너무 금방 낮아진다는 데 있다.
작은 방이라서 buffer capacity(완충용량)이 작다.
5분이면 쾌적한 온도에 도달하고 그 후로는 반대로 너무 춥다.
추우면 사람들은 이제 에어컨을 끄려고 하고 10분 뒤에는 다시 덥다.
그래서 사람들은 10분마다 에어컨을 켜고 끈다.
계속 켜지고 꺼지는 에어컨 때문에 너무 신경이 쓰여서 다들 공부에 집중을 하지 못할 지경이다.
땀을 흘렸다가 재채기를 했다가 몸만 상한다.

2. 공간 온도 불균형
작은 방임에도 온도차가 상당히 크다.
2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데, 한 쪽 끝에서 땀을 흘리는 동안에도
반대쪽 사람은 추워서 점퍼를 입어야 한다.

3. 체감온도
사람마다 느끼는 체감온도가 다르다. 방에 막 들어온 사람과 들어온지 한참된 사람,
반팔을 입은 사람, 긴팔을 입은 사람, 스웨터와 점퍼까지 걸친 사람, 30분쯤 자던사람.
추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

4. 대화의 제약
독서실이고, 에어컨 1개로 2개의 방을 같이 냉방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동의를 모두 얻으려고
침묵을 깰 수가 없다. 다들 조용히 공부중 이다.
그리고 수시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구성원이 계속 바뀐다.
매번 동의를 구하기에는 fluctuation이 너무 크다. 대개 3시간이면 50%의 사람이 바뀐다.
회원제로 같은 맴버가 1~2개월씩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수업 전에 2~3시간 정도 빈 시간에 누구든 들어와서 공부하는 방이다.

서로 대화가 불가능하니, 실력행사밖에 방법이 없다.
누구는 더우면 에어컨을 세게틀고, 누구는 추우면 히터를 세게튼다.
자신의 의도(원하는 온도)가 관철되지 못해서 불만을 품고 악의적으로 에어컨과 히터를 세게 틀어서 사람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 해결책
1. 방의 크기
좁을 방을 키울 수는 없지만, 문을 열면 공기가 순환되서 학원 전체가 커다란 시스템이 되서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지 않는 다. 소음이 커지는 단점이 있지만 가끔 열어주면 환기도 되고,
수업시간 중에는 복도를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사람은 없으니 참을만 하다.
혹은 습도를 올려서 방안 공기의 비열을 올리는 방법도 있다.
비열이 높으면 완충용량이 커져서 급격한 온도변화를 막을 수 있다.

2. 공간 온도 불균형
에어컨은 근본적으로 냉각장치이지 순환장치는 아니다.
선풍기를 천정방향으로 가볍게 틀어서 공기를 순환시키면 온도차를 줄일 수 있다.

3. 체감온도
자신에게 조금 춥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옷을 걸쳐주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1시간마다 5분씩 에어컨이 없는 곳으로 산책도 좀 하고 오고.
다른 사람은 자신과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4. 대화의 제약
쪽지라도 좀 붙여서 돌리든지 하면 된다.
에어컨 사용법이 생각보다 버튼도 많고 복잡해서 처음보면 약간 어리둥절하다.
8개의 버튼과 수많은 옵션 중 뭘 골라야 할지 난감하다.
버튼이 어디있는 지 찾기도 사실 쉽지 않다. 첨단 기술이란 이런 복잡함으로 사용자를 괴롭힌다.
에어컨 사용법과 운영방침을 controller 옆에 붙여두면 된다.

화가 난다고 악의적으로 히터나 에어컨을 조종하는 것은 모두를 피곤하게 할 뿐이다.
현재의 상황이 맘에 들지 않으면 대화를 먼저 시도해라.



댓글 1개:

  1. 왔어

    첫글이네 히히

    저사진은 예전건가보다 되게 귀엽게 나왔어 ㅎㅎㅎ

    힘든데 공부 열심히하고! 밥먹고싶음 또 연락해

    누나가 맛있는거 사줄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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