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3일 토요일

흰 티셔츠

집에 흰 티셔츠가 가득하다. 15벌 정도 되는 것 같다. (아직 한 번도 안 입고 그대로 보관중인 5벌까지 합쳐서)

왜 이렇게 많아졌지? 몇 년 전부터 중국산 의류가 쏟아져들어오면서 전세계적으로 옷, 신발 같은 공산품 값이 떨어졌거든. 나도 집에서 잠옷, 작업복으로 입으려고 3벌짜리 패키지로 몇 개 샀더니 결국 이렇게 된거야.

서울에 놀러가거나, 어디 놀러가서 잠옷을 깜박 안 가져왔을 때마다 3벌씩 샀더니 이렇게 됐다. 서울-대전-광주에 두 집, 세 집 살림을 할때도 여기저기 비치해 둿거든.

덕분에 앞 치마는 사놓고 한 번도 안 입고 장식품이 되버렸다. 그냥 흰 티셔츠입고 요리하다가 음식 냄새가 베거나 양념이 튀면 갈아입으면 되니까.

흰색 옷만 자주 입다보니 중국영화에 나오는 무술인이나 공산당 혹은 동네 서민이 된 기분이 든다. 빨래할때도 흰색 옷이 가득 널려있는 게, 이연결의 소림사나 화산파(화산파는 흰색이 아니던가? 무당파인가? 아무튼 어느 도장) 처럼 다들 같은 색의 도복을 입고 빨래를 할때도 같은 색과 같은 디자인의 옷이 가득한 곳 같다.

흰색 옷만 입는 앙드레김 아저씨 같기도 하고, 의상이 한 벌 밖에 없는 영화 주인공 같기도 하다. 월리를 찾아서, 빠삐용, 어니스트, 호머 심슨, married with children 등..
옷에 뭐가 묻어서 옷을 갈아입으러 옷장을 열었는 데, 똑같은 옷 세트가 10벌씩 걸려있는 코믹 영화나 만화 같잖아.

@ 그래서 밖에 나갈때는 흰색 옷 안 입는다.

댓글 2개:

  1. ㅋㅋㅋ 아, 왠지 눈물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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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란생선 - 2008/08/31 22:53
    그래서 외출복은 무채색 안 입어요. 양복 입을 때는 어쩔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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