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8일 월요일

책들

부모님 집에 쌓아놨던 내 책을 가져왔다. 차도 없어서 어떻게 운반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 데, 서울에서 오신 큰 이모를 보러, 외가집과 부모님 집을 왔다갔다 하는 틈에 내 책도 끼어서 오게 됐다.
친구가 내 생일에 우리집을 와서 내 책장을 보더니, 이거 DP(display, 장식)용으로 채워놓은 거지? 라고 묻길래, 그렇다고 대답해줬다.
그렇다. 책은 원래 장식용이지.

책을 이리저리 끼워넣고 보니 뭔가 마음이 뿌듯하다. 화학시간에 나오는 르샤틀리에의 평형이동의 원리에 따라 책이 늘었으므로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방 안에 존재하는 읽은 책/안 읽은 책 ratio를 평형상수(K)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동안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과거의 나(자아)를 다시 발견한 느낌이다.
뭔가 도망치듯 서울-대전-서울-대전으로 바삐 이사 다니면서 전공책은 거의 다 팔아버렸는 데, 아직 교양책은 조금 남겨 두었다. 다 읽었다고 생각해서 판 것도 있고, 앞으로 보지 않을 것 같아서 판 것도 있고, 과거에 미련을 두지 않기 위해 팔거나 버린 것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 남은 것도 많네.

몇 가지 나열해 보면

. 우리별자리 - 성도(별지도)
. 재미있는 별자리여행
  . 그래도 별 동아리인데 이런 거 몇 권 없을 수 없지.
. 코스모스 - 칼세이건
  . 사놓고 아직 읽지는 않았다. 요즘 같은 때 읽기 제일 좋은 것이었군.

.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시장, 매드머니
. 집 없어도 땅은 사라

. Technology ventures
. Thw world is flat

. 미국 유학 이민교육 필독서
. 미국 유학 파일

. 아시모프의 바이블, 구약, 신약

. Tom clancy의 소설 몇 권 - Rainbow six, The sum of all fears
. Starwars
. The client, 존 그리샴
. Phantom of the opera
. 마이클 무어, stupid white men

뭐 이정도만 봐도 내 취미, 성향이 어떤 건지 다 나와버리네.
사실 다 읽은 건 몇 권 없지만, 이런 걸 좋아한다는 거잖아.
웃기는 얘기지만 사람은 자기가 뭘 좋아하는 지 잘 모른다. 심지어 알았다가도 까먹기도 한다. 하버드 로스쿨 입학 때 교수가 그런다잖아. 엄청나게 바쁘게 인생을 살게될테니, 졸업할때쯤 되면 당신이 입학했을 때 뭘 좋아했었는 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 꺼라고.
나도 까먹었다가 오늘 다시 기억을 되살리게 됐다.

책은 지식을 전달하기에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친구에게 내 생각을 복잡하게 알려주려면 참 목이 아픈데, 책 한 권을 강제로 빌려주거나 던져줘서 읽게 만들면 그게 더 효과적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집에 놀러온 사람들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쉽게 알게할 수도 있다.

댓글 2개:

  1. 음, 맞아요. 책장이나 씨디장을 보면 대충 어떤 성향인지 짐작이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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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음, 맞아요. 책장이나 씨디장을 보면 대충 어떤 성향인지 짐작이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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