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6일 토요일

선불식(충전식) 교통카드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이 시간 드는 짓 중 하나가 선불식(충전식) 교통카드인 것 같다.

대전에서 살때는 버스를 안 탔고, 서울에서는 후불식 신용카드를 썼기 때문에 몰랐다. 버스표를 직접 사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요즘 제일 골치 아픈 건, 우리집 근처에는 교통카드를 충전해주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버스 정류장은 바로 앞에 여러개 있는 데, 충전을 하려면 왕복 30분씩 걸어갔다가 와야 한다.
뭐 그럴바에는 50원 손해보고 1,000원짜리 지폐를 써도 되는 데, 1,000원짜리도 생각보다 잘 안 생긴다. 인플레이션 덕분에 1,000원짜리도 그리 큰 돈이 아니게 되버렸다. 버스에서 기왕 받아줄꺼 10,000원짜리 지폐도 받아주면 좋으련만 멍청한 기계는 1,000원짜리만 받는다. 그럼 어디 정류장 근처에 소액지폐 교환기라도 하나 설치해 두던지 할 것이지 시청이나 구청은 뭐하는 걸까?

광주도 후불식 교통카드가 결제되나 궁금했는 데, 친구 말로 된다고 한다.
그럼 내 실험정신이 부족했던 것이 되네. (나는 서울에서 되는 후불식 교통카드가 이미 있으니까.)
자기꺼는 서울, 대전, 광주 공통으로 다 된다고 하는 데, 내껀 잘 모르겠다.
신문에서 보기로는 서울, 대전, 광주, 부산 등.. 각 지역마다 교통카드가 달라서 앞으로 전국 공통으로 단말기를 개발하기로 했는 데, 광주가 첫번째 시범도시가 될꺼라는 말은 있었다.

이 놈의 선불식카드 때문에 곤혹을 몇 번 치뤘다.
한 번은 버스를 탔는 데, 잔돈이 850원 밖에 없었고, 다음 번은 선불식카드 판매소를 간만에 찾아서 지갑에 있는 2만원 모두를 충전하는 데 써버렸다. 1만원만 충전하면 5일만에 또 와야 하므로 2만원 어치를 한 건데, 그 날은 유난히 버스가 안왔다. 버스 도착 예정 시스템에 남은 시간이 나오지 않았다. 차고지에서 버스가 떠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럼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 결국 택시를 탔는 데, 돈이 없었다. 집 앞에 다와서 그걸 깨닫고 그 택시를 계속 타고 가까운 ATM까지 가서는 1,000원의 수수료를 내고 돈을 찾아서 겨우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줄 수 있었다. 쪽팔림과 금전적 손해와 시간. 이거 왜 이렇게 복잡한거야 인생..

@ 돈 많고 공부 잘해서 서울 살았으면 인생 얼마나 단순했겠어. 페리스 힐튼의 'simple life'가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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