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5일 일요일

방 - 소리와 온도

생각해보면 혼자 방을 써본적이 그리 많지는 않다.
지난 9년간의 기숙사 생활동안 혼자 였던 것은 다 합쳐서 1년반이다.

혼자 방을 쓰지 않을 때는 몰랐는 데, 나는 엄청나게 민감해서 룸메가 자지 않으면 잠이 들어도 편히 자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밤에도 FTP나 P2P에서 파일을 받기 위해 밤새 컴퓨터를 켜놓곤 한 적이 많았는 데, 사실은 무의식적으로 컴퓨터 소리들 때문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날 꺼봤더니 그 날부터 숙면을 취하게 됐다는 걸 알게됐다.
(그 뒤로 몇 일씩 번갈아가며 끄고 켜면서 실험을 반복했다.)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36.5도의 체온을 가지지만, 온도 설정점이나 온도의 허용범위(춥고, 덥다고 느끼는 지점)이 꽤 많이 다르다. 당연히 한국인과 알래스카인, 싱가폴인은 전혀 다른 기후에서 살아서 피부색도 다르고 느끼는 것도 다르다.
그런데 심지어는 한국인이라도, 가족이라도 꽤 다른 것 같다. 나는 추운데 가족들이 창문을 열어놓고 자기도 하고, 나는 더운데 보일러가 세게 돌아서 이불을 다 걷어차고 자기도 한다. 역시 적정온도에서 자기 위해서도 혼자 자는 게 제일 편하다.

그리고 온도에 대해서 좀 더 말하자면 나는 온도에 대해 매우 민감한 사람인 것 같다. 단순히 민감한 것보다는 사실 온도 완충능력이 떨어진다. 추운 곳에 가면 쉽게 감기에 걸리거나 피부가 부르트고 스트레스로 여드름이 나거나 떨고, 더운 곳에서는 금방 불쾌해진다. 남들보다 심장이 약해서 순환계의 능력이 낮은 건지도 모르겠다. 하루종일 앉아있으면 손발이 (특히 발이) 차진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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