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2일 월요일

계룡산 등산

친구와 계룡산에 다녀왔다. 11월 초라서 단풍은 약간 늦은 게 아닌가 생각했는 데, 아직도 꽤 예쁜 나무들이 남아있었다.

. 준비
편의점이 많아지고 음식포장 기술의 진보로 소풍 준비가 참 쉬워졌다.
전날부터 준비하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김밥을 쌀 필요가 없어졌다.
김밥 가게 들어가서 2명이 먹을 김밥 4줄 정도 사면 된다.
물이나 음료수도 먹기편한 500ml PET 용기를 살 수 있다.
디카는 이미 모두에게 필수적인 것이 되었고,
인터넷에서 지도도 뽑을 수 있고, GPS 장치로 다니는 곳을 분석할 수도 있다.

. 코스
  KAIST -> 유성 -> 동학사 -> 은선폭포 -> 관음봉 -> 연천봉 -> 갑사 -> 충대정문 -> KAIST

원래는 은선폭포 대신 삼불봉을 볼까했었지만 peak(봉)을 3곳이나 올라가는 것보다는 폭포를 하나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학사의 갈림길에서 오른쪽(삼불봉) 코스 대신 왼쪽(은선폭포) 코스를 골랐다. 은선폭포는 여름에만 물이 흐르고 요즘처럼 건조한 시기에는 거의 물이 없다. 아주 자세히보면 물이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것처럼 조금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삼불봉을 가지 않은 것은 오히려 잘한 선택이기도 한 것 같다. 그 쪽 길은 자연암릉이라고 불리는 데 계룡산에서 가장 험한 코스라고 한다.

. 교통편
  KAIST에서 리베라호텔까지는 택시를 탔다. 2명이서 2,400원이니 그리 나쁘지 않다. 리베라호텔 앞에서 102번 버스(900원, 종점:동학사)를 기다리면 된다. 배차시간은 14분 쯤 되는 데, 주말이라 모두들 종점인 동학사에 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랜만에 통근 만원버스처럼 사람들사이에 꼼짝없이 끼어서갔다. 줄을 늦게 선 사람은 다음버스를 기다려야할 정도로 말이다.
  돌아올 때는 갑사(in 공주)에서 5번 버스(2,400원, 기점:갑사)를 타면 된다.

. 계룡산 국립공원
  입장료를 2,000원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오랜만에 가는 산이었는 데, 역시 유명한 산이라 동학사 안쪽까지 포장이 잘 되있었다. 표지판이나 플랑카드도 잘 정비된 모습이었다. 10년 전 다니던 국립공원들보다 훨씬 깔끔해진 것 같다. 입구에는 역시나 음식점(파전, 막걸리 등..), 군것질거리(오뎅, 옥수수, 군밤, 은행 열매 등..)이 많았다. 갑사로 내려오는 길에는 연꽃 연못과 은행나무들이 많았는 데, 연꽃은 이미 지고 말라버려서 오히려 보기 흉했다. 관음봉까지 돌로 쌓은 일종의 계단이 놓여져있고 위험한 곳은 대부분 철로된 가드레일이 있어서 쉽게 잡고 올라갈 수 있었다. 계룡산이 상당히 등산하기 험한 산이라는 소문은 사실이었던 것 같지만 요즘은 그런 많은 보조수단들때문에 등산이 쉬워지고 있다.

. 스케쥴
  . 아침식사 : 8:50
  . 출발 : 9:20
  . 동학사 : 10:30
  . 은선폭포 : 12:00
  . 관음봉 : 14:00
  . 갑사 : 16:00
  . 충대정문 : 17:00

. 페이스
역시 2명이서 천천히 걸어가니 튼튼한 아줌마, 아저씨들께서 우리를 제치고 가시기도 했지만 자주 쉬면서 그다지 숨차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다. 올라갈때는 괜찮았는 데, 역시 내려오는 길에서는 다리가 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가장 힘들지 않은 등반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오늘밤에는 다리가 좀 욱신거려서 끙끙거리며 자게 되겠지만 말이다. 긴 양말을 신지 않아서 오른쪽 발 뒷꿈치가 약간 까지기는 했지만 살짝 스친거라서 약을 바를 정도도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긴 양말을 신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처음에는 두겹짜리 겨울용 잠바를 입었는 데, 절반쯤 올라가서 한 겹은 벗었다. 나중에 마저 벗어도 될 것 같기는 했지만 관음봉에서는 꽤 추웠다.

.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산악회를 통해서 온 것 같았다. 자신들의 산악회 이름을 배낭에 걸거나 근처 나무에조차 매달아놨다. 특이할만한 모임으로는 '황우석 팬카페'도 있었다. 다들 빨간색/파란색 배낭에 스포츠웨어를 입고, 등산화와 지팡이까지 잘 챙겨왔다. 나처럼 학교가는 복장과 가방, 편한거지만 구두까지 신고 올라가는 사람((개념 미탑재형)은 없었다. 계룡산에 도사들을 기대하고 갔었는 데, 고무신 신고, 개량된 깔끔하고 미끈한 한복에 머리에는 나이키 밴드를 두른 도사를 정상에서 1명 봤을 뿐이다.

. 전화
산 어느 곳이나 전화는 잘 됐다. 다들 아무때나 통화할 수 있고, 어디 다치거나 조난됐을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물가
비싸서 내려오는 길에 저녁까지 먹고 오지는 않았다.
파전 : 1만원
녹두빈대떡 : 5천원
군밤 : 2천원
떡 : 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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