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7일 일요일

내 자리

사람들 심리가 다 비슷하겠지만, 나는 내 자리가 없으면 매우 불안하다.
그래서 명절에 시골에 가는 것이나 한국식 MT를 싫어하는 것 같다.
어디 좀 앉으려면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야 하고, 일어나면 내 자리가 없어진다.
밤에도 얼른 누워야 제대로 잘 수 있고, 늦게까지 있는 사람은 잠 잘곳도 없다.
이불, 배게, 수건 어느것 하나 충분한게 없다. 밥그릇, 숫가락마저 부족하면 짜증이난다. 내 휴대폰을 끼워둘 빈 콘센트도 없고, 안경을 벗어둘 곳도 없어서 땅바닥 아무데나두면 누가 밟아서 깨버릴 것 같다. 숨어서 옷 갈아입을 곳도 없고, 화장실도 제때 갈 수가 없다. 옷을 걸어둘 곳도 신발을 벗어둘 곳도 없다.

교통수단도 마찬가지. 택시, 고속버스, 기차, 비행기는 내 자리가 있는 데, 입석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내 자리라는 게 없다. 지하철도 시내버스와 비슷하지만 커브길을 돌거나 급정거를 하지 않기 때문에 버스보다 사람들이 차곡차곡타서 내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다.

어디 한 곳 앉을 데 없는 공원들도 싫다. 여기저기 벤치가 있어서 다리 아플때든, 경치를 좀 감상할때든 쉴 수 있는 공원이 좋다. 다리 아프게 하루종일 서있어야 하는 미술관이나 동물원도 딱 질색이다. 사람 없을때가서 차분하게 볼 수 있는 곳이 좋다.

사실은 어디를 가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 언제, 어떤 조건에서 가느냐가 문제이기도 하다. 한가한 시간에 편한 사람들과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다 준비해서 가면 얼마나 좋은가? 내가 앉아있을 곳도, 물건을 둘 곳도 모두 준비되어 있는 그런 상태.

@ 집, 학교, 회사, 극장, 기차 어디서든 내 자리에 누가 앉아있으면 짜증난다.

서랍고치기

자취생의 상징인 플라스틱 서랍장을 사용하고 있다.
그 중에 한 칸이 부서져서 물건을 꺼낼때마다 애먹고 있었다.
일단 부서지기 시작한 물건은 사용할수록 더 많이 부서지기 마련이다.
힘을 줘도 안 열리기 때문에 살짝 열면서 비틀어야 하고, 억지로 열면 완전히 깨져버린다.
어떻게 고치거나 버려야 할지 생각해봤다.

. 못질
나무서랍장은 원래 못질이 된거라서 못질이 정석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못질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못을 박은 부분부터 금이 가게된다.

. 용접
용접은 원래 쇠를 위한거지만, 플라스틱도 고열로 녹일 수 있다는 점에서 쇠랑 비슷하지 않을까? 하지만 장비도 없고, 유독가스도 심할듯. 그리고 쇠랑 같다고 해도 보강용 플라스틱이 그만큼 필요할 것 같다. 다른부분도 녹아서 완전히 울퉁불퉁해질수도 있고.. 그냥 새거 사고 말지.

. 스카치테잎
너무 힘이 없다.

. 박스테잎
3개월간 고민했던 문제가 너무 쉽게 해결됐다.
접착면적이 넓고 충분히 길게 붙이면 5~10Kg.중까지의 힘은 아주 쉽게 견디는 것 같다. 택배상자용으로도 쓰여서 가벼운 물건만 넣은 플라스틱서랍장도 문제없다.
플라스틱 서랍장은 얇고 가벼워서 택배상자와 모양, 생김새, 물리적 특성이 매우 유사하다.

Ski

Ski는 앞으로 간다는 면에서는 수영이나 달리기랑 비슷한 것 같지만 나름 재미있는 점들이 있는 것 같다.

. 저항
  . 수영은 물의 저항을 엄청나게 크게 받는 다. 최적의 상황에서도 저항이 꽤 크다.
    작용/반작용을 최대한 이용해서 물을 밀어낸다.

  . Ski는 턴을 할때만 마찰과 작용/반작용을 이용하고 대부분 거의 저항이 없이 나간다. 물론 공기저항을 줄여야하는 면에서는 수영과 비슷하다.

. 속도
  . 저항때문에 수영은 느리고, Ski는 매우 빠르다.

. 방향성
  . 수영도 기록경기에서는 앞으로 가야만 하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물 속에서 놀 수 있다. 앞, 뒤, 위, 아래 어느 방향이든 숨만 쉬면 갈 수 있다.
  . Ski는 중력을 이용하므로 내려가기는 쉽지만 올라가기는 매우 어렵다. 크로스컨트리 경주에서는 Ski를 신고 오르막을 오르는 일도 있지만 아무리봐도 삽질이다.

. Observation
  . 수영은 물의 표면이 평면적이라서 멀리 있는 사람을 볼 수가 없다. 주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피하면서 다니게 된다.
  . Ski는 내리막길을 내려올때 시야가 넓어서 아래에 있는 많은 사람을 볼 수 있다. 또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갈때 잘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이 한 눈에 보인다. Slope에 자빠져있는 사람, 멋지게 이리저리 재치면서 빠르게 내려오는 사람 등..
  . 그런면에서 수영장에서는 observer와 노는 사람이 확실히 분리되는 데, 스키장에서는 리프트 탈때 남들하는 걸 구경했으면 나도 내려오면서 보여줘야된다.

2008년 1월 25일 금요일

무주리조트 가다.

영재캠프 조교로 일했더니, 스키장도 보내줬다.
군대보다 빡센 아침 5시 기상. 6시 10분 홈플러스 앞에서 버스를 탔다.
홈플러스는 택시비도 기본요금 밖에 안나오고, 우리집에서 3분만에 도착.
동광주IC 바로 옆이라 정말 금방이군.
24시간 맥도날드의 유혹을 뿌리치고 버스를 타버렸다. 그러나.. 너무 배가 고팠다. 다행히 후배들이 사온 김밥을 먹을 수 있었다. 나도 센스를 발휘해서 집 앞에서 사올껄.
처음 타보는 보드, 하루종일 후배들이 가르쳐줬다. 흑. T.T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고 드디어 힐과 토우로 탈 수 있게 되었으나, 토우-힐 전환은 가끔 성공, 힐-토우 전환은 절대 안된다.
결국 온몸에 멍이 들었으니 손목(특히 왼쪽), 무릎, 목, 엉덩이.
어깨, 종아리, 허벅지도 꽤 쑤실것 같다.
재미있었으나 역시나 아직은 공포감이. (생사의 기로에서..)
스키보다는 쉽고 편한 것 같다.
장비를 모두 착용했을 때의 느낌은 모자, 귀도리, 장갑, 군화, 겨울군복, 라이플을 장착한 군인과 다름이 없다.
부상당하지 않고 넘어질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넘어져보고 울렁증이 지금 좀 있다. 20번쯤 넘어지지 않았을까? 발라당.
중급레벨의 Chorus 코스를 오르고 내려오는 데 40분 소요. 리스트로 올라가는 속도나 울렁거리며 내려오는 속도나 비슷하다.

. 예산
  . 모자, 장갑 구입 : 예전에 샀었음
  . 고글구입 : 7.9만원(인터넷으로 샀으면 5.5만원인데 게을렀다.)
  . 교통비 + 1일 리프트 주간권(8시 ~ 4시 30분) + 보드 렌탈(보드 + 부츠) : 7.2만원
    . 관광버스에서 현금지급하고 장비는 무주리조트에서 줌
  . 보드복 렌탈 : 1.2만원
  . 점심식사
    . 파파이스 햄버거 세트 : 5,500원
    . 한식, 양식 등.. : 1만원
    . 바깥세상보다 무조건 2배 비싸다.
  . 락커 : 1,000원/1회
  . 스키/보드 자물쇠 : 1,000원/1회
  . 에어클리너 : 무료

. 일정
  . 5시 기상
  . 6시 버스탑승
  . 8시 무주리조트 도착
  . 8시 30분 놀이 시작, 후배들과 Good morning
  . 12시 점심
  . 2시 체력고갈로 1시간 휴식. 쿨럭
  . 4시 대여물품 반납
  . 4시 30분 버스 탑승
  . 7시 10분 홈플러스에서 내려서 걷기 시작
  . 7시 40분 집 도착

2008년 1월 21일 월요일

잠이 안와서

잠이 안오는 날은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 6 fingers
손가락 6개짜리 장갑을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태어날때부터 손가락 6개인 사람들도 있는 데, 그 사람들에게 상처주려는 건 아니고)
미키마우스나 심슨 같은 만화를 보면 손가락 3~4개가 정상이고 5개는 비정상인데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구멍이 6개니까 끼고 싶은 곳에 끼고 한 곳은 남겨두면 된다.
아니면 1개는 솜으로 채우거나 미리 구부려서 꿰매놓아도 좋을 듯.
좀 더 써서 7~10개 쯤으로?

. 빨간 바나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라는 음료수도 있고 파란 장미도 나왔다는 데,
빨간 바나나나 파란 바나나도 만들 수 있지 않을 까?
파란 사과라든지. 애플로고처럼 무지개빛 사과?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참 재밌지.
제과업계가 과자에 색소칠하고 장난감 넣어서 파는 것처럼.

2008년 1월 18일 금요일

중력, 옷걸이, 건조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세상 대부분의 물건이 중력을 이용하고 있다.
중력이 없다면 뚜껑이 없는 컵은 무용지물이 된다. 빨대 없이는 병에서 물을 빨아먹기도 어렵다. 대류가 일어나지 않으므로 전도만으로 물을 끓여야 해서 주전자에 물을 끓이는 것도 더 어려운 일이 될지도 모른다.
안경을 쓸때도 얼굴에 단단히 고정을 시켜야한다. 마찰 때문에 붙어있긴 하겠지만 귀 위에 걸치는 건 안된다.

뭐 그런 것들은 과학책에 많이 있는 데. 그럼 옷걸이는?
옷걸이도 거의 무용지물이 된다. 물론 걸어논게 빠지지는 않겠지만 약간의 진동에도 빠져나오기 때문에 집게로 고정시켜놔야 한다. 옷걸이에 걸어봤자 예쁘게 옷이 펴지지 않는다.

빨래를 하고 나서 옷이나 수건을 옷걸이에 걸어서 널어보면 위쪽이 먼저 마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력때문에 물이 아래로 쏠려서 위쪽이 먼저 마른다.
중력이 없다면 빨래가 과연 마르기는 할까?
엔트로피 때문에 수분이 많은 공기가 수분이 적은 공기와 섞이는 일이 자발적으로 일어나기는 하지만 중력이 도움이 없으므로 대류가 안 일어나서 공기순환이 더 느릴 수도 있다.

셀프 세탁소에 있는 빨래 건조기도 비슷한 원리가 아닌가 싶다. 단순히 뜨겁고 건조한 공기를 쬐는 것 뿐만 아니라 뱅글뱅글 돌려서 원심력을 이용해서 물을 빼낸다.

@ 결론짓자면 빨래 건조에도 관성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짝수(an odd even day)

어제부터 계속 되는 것 같은 데, 마법과도 같이 boring하고 perfect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일기장에 "오늘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적어야할 것 같은 날 말이다.

아파트 동도 짝수(106동), 층도 짝수(12층), 호실도 짝수(1204호).
심지어 오늘 날짜도 짝수(18일).
시계랑 휴대폰을 열때마다 시간이 정각이다. 특히 1시, 2시, 4시, 6시, 9시로 뭔가 너무 완전한 숫자들;
세탁기를 돌렸더니 양말 갯수도 짝수, 잃어버린 것도 한 짝도 없다.

온도/습도계는 48시간째 27'C, 습도 20%를 가리키고 있고,
(고장난게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냉장고에 넣어보기로 했다.)
보고있는 만화 simpsons도 뭔가 모든 캐릭터들이 패턴대로만 대사를 읆는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생 작문숙제로 적어낼만한 숫자들과 기록들이 가득한 너무나도 exact한 일상이다.
이틀간 음식물 쓰레기도 하나도 나오지 않고 바닥에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미끄러지지도 않았다. 물이 좀 떨어져도 너무 건조해서 3분 뒤에 오면 다 마르고 없다.

콜라, 우유도 마지막 잔을 비우고 버렸다.
매시간 한 사람씩 전화가 오는 데, 용건도 너무나 예측된 것들이다.

영화 Pleasantville(1998) 속에 빠져버린 것 같다.
http://imdb.com/title/tt0120789/

통제(control) - 앉기

나도 공교육시스템과 회사, 군대에서 평생 통제된 사회 속에서 살아오고 있다.
통제의 기술은 정말 놀라운데, 덕분에 여러가지로 편리하고 조용한 것도 사실이다.
단지 사람을 줄세우고 자리에 앉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통제된다.
일단 앉으면 일어나기도 귀찮고 앞, 뒤, 옆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움직이기 힘들다.

통제자(리더든 조교든 뭐든)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대략 4명 정도를 관리할 수 있다.
통제자가 서있고, 다른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있으면 9명.
통제자가 서있고, 다른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있으면 25명.
통제자가 단상위에 서있고, 다른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있으면 100명.

뭐 이런 숫자들은 그냥 내 경험적인 수치(rules of thumb)인데, 그럴싸하지 않은가?
한 사람이 100명을 통제하는 것은 군대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이다.

동양사회가 서양사회보다 통제가 심하고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억압하는 것도 좌식, 입식문화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좌식이면 벌써 입식보다 3배나 통제가 쉽지 않은가?
의자에 앉은 사람은 서있는 사람의 신장의 60~70%이지만 바닥에 앉은 사람은 서 있는 사람의 신장의 30~40% 밖에 안된다.

@ 좌식에서 입식으로의 문화적 변화가 민주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벽(wall)

문화적으로 벽은 단절이나 방어적 의미로 많이 인식된다.
하지만 벽이라는 것이 주는 안정감도 무시할 수 없다.
방어적 이미지 덕분에 성(castle), 방(room)이 주는 안정감은 이루말할 수 없다.

요즘 내 방과 내 공간을 가지게 되서 참 기쁜데, 과연 무엇이 그렇게 나를 기쁘게 하는지 생각해보면 벽을 소유했다는 점인 것 같다.
2명이서 방을 함께 쓸때는 4개의 벽면 중에 자신이 소유하는 벽은 1개 밖에 안된다. 1개는 반으로 나눠서 소유하고, 나머지 1개는 문이 있어서 공동소유공간이다.
3~4명이서 방을 함께 쓰면 대부분의 경우 어느 벽면도 전체를 소유할 수 없다.

공간을 소유한다는 것은 벽을 소유한다는 것이다. 벽과 그 안의 모든 것.
경계없는 공간을 소유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수학자들은 위상수학으로 이리저리 어떻게 정의할지도 모르겠지만. 구의 표면처럼 말이지.)

나는 내가 소유하고 있는 벽면의 표면적을 늘리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런 저런 박스와 책상과 의자와 파티션들을 이용해서 점점 넓은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의자도 일종의 벽이다. 어깨와 등을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벽.
열린 공간의 한가운데 보호받지 못한채로 앉아있는 좌식보다 항상 엉덩이와 허리, 등을 기대고 있는 입식은 참 편안하다.

2008년 1월 17일 목요일

창문 닦기

이사의 마지막은 청소로 마무리되는 데, 창문 닦기에 도전했다.

. 준비물
  . 젖은 걸레, 마른걸레, 휴지, 키친타올
  . 스프레이(or 세수대야 and 고무호스)
  . 철수세미, 두꺼운 철사(or 철 옷걸이를 절단)
  . 아세톤
  . 고무장갑, 면장갑

. 절차
  1. 마른 고무장갑이나 면장갑을 끼면 창문을 떼어낼때 좀 더 그립이 좋아질 수도 있고 청소할 때 손이 지저분해지지 않는다.
  2. 처음에는 먼지가 많으므로 물을 많이 뿌려서 먼지를 씻어내린다.
  3. 두꺼운 페인트 자국은 철사로 긁어내고 얇은 자국은 철수세미로 문지른다.
  4. 아세톤을 사용하면 빠르게 증발하므로 물자국없이 먼지를 지울 수 있다.
  5. 물기가 너무 많으면 닦고 난 후에 물자국때문에 더 지저분해진다.
  6. 대부분의 먼지가 씻어내려갔으면 마른걸레로 닦는다.
  7. 별로 지저분하지 않을때는 스프레이로 물을 조금만 뿌리고 마른걸레로 닦는다.
  8. 창의 뒷면에 검은 종이나 흰 종이를 대고보면 먼지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 머피의 법칙
  . 왜 dust는 항상 내가 닦는 면의 반대쪽에 있는 걸까?
    2명이서 양면을 동시에 닦으면 더 쉬울텐데, 여러번 왔다갔다하면서 닦게 된다.

. 와이퍼(wiper)
  . 창문을 떼거나 붙일때 상당히 위험해서 다시는 바깥쪽 창문 닦기는 안할 것 같다. 자동차처럼 와이퍼가 달려있으면 편할텐데.


2008년 1월 13일 일요일

[IDEA]LCD door

LCD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짜친 아이디어를 자주 생각하곤한다.
LCD는 모니터라서 원하는 뭐든 보여줄 수 있고 크기마저 작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내기 참 좋다.

이번 idea는 과연 LCD를 어디에 배치하면 좋을지, 어떤 물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에 관한 것이다.
벽 전체를 LCD로 도배하자는 생각도 있긴한데, 아직 그 수준으로 LCD를 크게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고, 벽에는 액정소자 이외에도 옷걸이 등 많은 것들이 걸려야 한다. 또한 가구 등에 의해 가려지는 부분이 많아서 LCD를 최대한 활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LCD를 문으로 만들면 어떨까?
일단 현존하는 가장 큰 LCD 모니터의 사이즈와 30평 아파트 방문의 크기는 비슷할 것 같다. 그런 문들은 철문이 아니고 나무문이고 매우 견고한 락을 사용하거나 아주 큰 충격에도 부서지지 않게 설계한 것이 아니라 단지 privacy를 좀 더 주기위한 것일 뿐이다.
또한 문은 항상 열고 닫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문 앞에 어떤 다른 물체를 두지 않아서 항상 LCD 전체가 보이는 것을 보장할 수 있다.

사실은 LCD를 문으로 이용하는 제품이 벌써 존재한다. 냉장고.
냉장고 문 뿐만 아니라 모든 방문에 하나씩 달면 더 편하지 않을까?
어차피 문의 표면은 남는 공간이기 때문에 활용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실내조명과 연동시켜서 방의 불을 켜고 끄면 그 방을 향하는 방문의 표면 LCD를 켜주고 끄면 전기도 꽤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방문의 색깔을 언제든 바꿀 수 있고, 원하는 사진이나 동영상도 계속 띄울 수 있다.

2008년 1월 12일 토요일

사고 싶은 것들 - 인테리어 소품

  . 포스터 or 브로마이드 x 5장
    . 문짝 양면에 걸어둘 것들

  . 여닫이 문고리(레바형) 3개
    . http://www.interpark.com/product/Mall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100000&sc.dispNo=008001&sc.prdNo=25340552

  . 미닫이 문고리(가구 손잡이) 12개
    . 문짝두께 측정 필요
    . 드릴로 문을 뚫어야 함.
    . http://www.interpark.com/product/Mall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100000&sc.dispNo=008001&sc.prdNo=27201935

  . 스위치 스티커
    . http://search.interpark.com/dsearch/malls_more.jsp?tq=스위치%20스티커&detail=sp&m_shopNo=0000100000&m_dispNo=008001&mbn=gnb_sp&mln=search_btn
    . http://www.interpark.com/product/Mall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2577316&sc.shopNo=0000100000&sc.dispNo=008001037

  . 인테리어 스위치 3개

  . 인테리어 스위치 콘센트 3개
    . http://www.interpark.com/product/Mall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100000&sc.dispNo=008001&sc.prdNo=16505507

  . 도어벨
    . 현관문이 열리면 종소리가 남
    .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음
    . http://search.interpark.com/dsearch/malls_more.jsp?tq=도어벨&detail=sp&m_shopNo=0000100000&m_dispNo=008001&mbn=gnb_sp&mln=search_btn

  . 모형감시카메라(동작센서 내장)
    . http://www.interpark.com/product/Mall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100000&sc.dispNo=008006005&sc.prdNo=23280303&mbn=top_rgt_D&mln=today

  . 전동드릴/스크루 드라이버
    . Bosch
    . 무선충전
    . 속도조절, 토크조절기능

이사

4년간 살 집을 구했다. 이번처럼 차분하게 원하는 장소를 고른 적도 없는 것 같다.
. 기숙사 : 그냥 정해준대로 입주
. 서울에서 살던 집 : 1주일 내로 구해야하는 시간제한
. 이번에 구한 집 : 2개월간의 여유기간이 있음.

. 방 2개
이번에 이사온 집은 방이 2개다. 물론 둘 다 내꺼.
방 2개, 부엌, 화장실까지 모두 혼자 쓰기는 처음인 것 같다.

. 영화관, 대형마트, 고속도로
지금까지 살아본 집 중에서 영화관와 대형마트, 고속도로가 가장 가깝다.
셋 다 복도에서 보인다. (가시거리 내에 존재)
고속도로가 너무 가까우면 시끄러운데, 다행히 고속도로와 우리집 사이에 최단거리로 봤을 때도 아파트 2개 동이 방음벽 역할을 해주고 있다.

. 야경
한빛아파트 15층만큼 좋았으면 하련만 그 정도는 아니다. 주변에 아파트가 너무 많아서 옆 동이나 굴뚝은 잘 보이는 편이다. 약 60도 정도의 각도범위로 전남대를 바라볼 수 있다. 15층 아파트의 12층인데, 주변에 우리아파트보다 높은 곳은 없다.

. 난방
오래된 아파트라서 중앙난방이다. 불을 잘 때줘서 춥지도 않고 가격도 저렴하다.
나처럼 혼자사는 사람들은 아침에 나갈때 난방을 끄고, 밤에 들어오면 방안이 썰렁할 수 있는 데, 그런게 없어서 좋다.

. 자전거
학교까지 거의 평지이고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서 자전거로 통학해야 겠다.

. 창고
다용도실 같은 창고가 하나 있어서 온갖 물건들을 놓아두기 편할 것 같다.
베란다에도 붙박이 벽장이 하나 있다.

. 조명
아무래도 어두우면 우울할 것 같아서 방 2개와 현관의 조명을 교체했다.
창고, 화장실 조명도 밝은 것으로 바꾸고 싶은 데,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 중이다.
원래 조명은 주황색이라서 정육점 같아서 맘에 안든다. 얼굴만 과장되게 발그레보이고 사실 어둡다.

. 페인트칠
문과 문테두리가 모두 갈색이라서 아이보리색 페인트를 칠하고 싶었는 데, 나무에 니스칠이 되있는 바람에 사포로 벗기기 너무 힘들고 지저분하다고 해서 포기했다.
대신 하얀색이나 파란색의 영화포스터를 하나 걸고, 문 손잡이를 동그란 것에서 길쭉한 고리형으로 바꾸면 어떨까? 둥그런 손잡이는 팔꿈치로 열 수 없지만, 길쭉한 손잡이는 팔꿈치로 눌러서도 열 수 있다.

. 블라인드, 방범망
당연히 기분은 새 집이 좋지만 헌 집에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점들이 있다.
예전에 살던 사람들이 설치해 놓은 편리한 시설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방범망이 가장 대표적인데, 일단 설치하면 떼 갈 수가 없다.
블라인드도 하나 남겨서 있어서 부엌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게 됐다.

. 110V
110V 시대에 지어진 집이라서 아직도 110V 콘센트가 남아있다. 물론 옆에 220V 콘센트도 있다. 110V 콘센트는 다 뜯어버리고 도배지로 발라버렸어야 했는 데, 아침에는 미쳐 생각하지 못하고 도배가 끝난 후에야 알게 됐다. 가구나 전기기구로 가리든지, 도배지를 새로 오려 붙이든지, 예쁜 스티커를 하나 붙여줄까?

. Detector들
천장에 그렇게 다양한 센서들이 붙어있을 줄은 몰랐다.
열감지기 2개, 가스감지기, 스프링클러(not 센서).

. 관리실
구조조정때문에 2동을 아저씨 1명이 관리한다는 말이 있다. 하루종일 2동을 번갈아가며 순찰하시는 것 같다. 택배를 받아줄 사람이 필요해서 관리실 있는 집을 고른건데, 미리 관리실에 신고해놓지 않으면 택배 안 받아준단다.

. 외가
창밖으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막내이모 사시는 외가가 보이고, 셋째 이모와도 한 동네에 살게 됐다. 엄마가 4명이 된 셈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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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시판 도배가 아닌, 집 도배를 알아보도록 하자.

. 시점
집에서 오래(3~10년) 살다보면 집안이 뭔가 지저분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열심히 청소를 해도 벽이나 천장이 우중충해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특히 요리를 많이해서 습도가 높은 부엌이나 손때가 타는 책상, 침대 부근은 매우 지저분해진다.
처음 도배했던 벽지와 현재 상태를 비교하려면 가구를 옮겨보면 알 수 있다.
가구의 boundary를 따라 벽지에 때가 끼어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헌 집으로 이사 가기로 결정했을 때, 도배는 필수가 된다.

. 소요시간 : 최소 하루(오전 8시 ~ 오후 6시)

. 인원 : 최소한 고용인부 2명

. 벽지의 종류
  . 합지(종이) 벽지 : 가장 저렴하다.
  . 실크 벽지 : 
  . 방수타일벽지 : 물이 약간 묻어도 되므로 부엌 싱크대 근처에 쓰인다.

. 예산
  . 합지(종이) 벽지 : 3~4,000원/평
  . 실크 벽지 : 6~7,000원/평
  . 평수 19평인 집에서는 벽지를 60평 정도 바르게 된다.
    따라서 벽지값만 20만원 이상 든다.
    실평수보다 집안의 구조에 따라 재료비가 다르게 든다.
  . 인건비 : 10.5만원/1인,하루
  . 몰딩 : 20만원/19평짜리 아파트

  . 예)
    . 19평 아파트 합지 벽지, 인부 2명, 장판 : 70만원
    . 19평 아파트 실크 벽지, 인부 3명, 장판 : 95만원

. 도배 순서
  1. 업자가 집을 방문해서 필요한 재료비, 인건비, 방법을 조사한다.
  2. 원하는 벽지 무늬를 고른다.
     어떤 무늬든 가격은 거의 비슷하다.
     띠 벽지 같은 것은 추가로 돈이 필요하다.
  3. 조명기구, 전기콘센트커버, 스프링클러, 가스감지기, 온도감지기, 인터폰, 콘크리트못, 커텐걸이 등 벽에 고정된 모든 물건을 제거한다. 물건을 제거할때는 나중에 다시 조립할 것을 생각해서 잘 모아둔다.
     전기 배선과 관련된 조명기구 등을 제거할때는 감전에 주의해야 한다.
  4. 예전에 붙어있던 벽지를 뜯어낸다.
  5. 벽지를 붙이기 전에 부직포를 먼저 붙인다.
  6. 도배를 한다.
  7. 도배를 하는 동안 벽에 걸려있던 모든 물건을 깨끗이 닦는다.
     도배 후에 그것들을 다시 걸면 벽보다 물건이 훨씬 지저분함을 알 수 있다.
  8. 도배 후 모든 물건을 다시 설치한다.
  9. 청소
     인부들이 버리고간 칼날을 꼼꼼하게 주워야 한다.
  10. 벽지 뒤에 바른 풀이 마르기 위해 하루가 필요함. 그동안 벽지가 팽팽해진다.

. 준비물
  . 도배업자가 대부분의 물건을 준비한다.
  . 벽지, 물풀, 도배용 빗, 물통, 사다리 2개, 장판, 강력접착제, 실리콘 글루건
  . 드라이버, 예비용 나사못, 절연테잎, 망치, 니퍼, 벤치, 짐 운반 수레
  . 청소용구(비, 쓰레받이), 쓰레기 봉투
  . 새로 설치하고 싶은 조명기구, 감지기 등..

. 쓰레기
  . 19평 아파트라면 최소한 300L의 벽지 쓰레기가 나온다.

. 일정
  . 2일 전 : 업자와 비용문제를 상의하고 모든 것을 예약한다.
  . 전날 : 집안을 완전히 비운다. 업자에게 열쇠를 빌려주기도 한다.
  . 오전 8시 ~ 10시 : 벽지제거, 쓰레기 대량 발생
  . 오전 10시 ~ 오후 5시 : 도배
  . 오후 5~6시 : 장판
  . 오후 6~7시 : 조명기구 재설치

. 난이도
  . 빈공간이 많은 집일수록 물건을 옮겨두기 쉬워서 도배가 쉽다.
  . 아무것도 없는 새 집이 가장 쉽다.

. 미리 메모해둬야 할 내용들
  . 벽지와 장판의 회사명과 코드번호
  . 집안 모든 직사각형 segment 공간의 size

. Communication
  . 설명을 꼼꼼하게 잘해주는 업자를 고른다.
  . 벽지와 장판은 서로 다른 사람이 와서 하는 경우도 있다.
    서로 간에도 잘 모르므로 벽지하는 사람들에게 장판에 관련된 주문을 해도 알아듣지 못한다.
  . 하루종일 지켜보고 있으면 일이 더 안된다. 일을 처음 시작할때 주문을 하고 1~2시간마다 중간 경과를 한 번씩 구경하면서 주문을 한다.

. 대안
  . 도배 대신 페인트칠을 하는 방법이 있다.
  . 스티커나 포스터를 이용해서 맘에 안드는 부분만 살짝 가린다.
    . 대형마트에가면 수많은 인테리어 용품이 있다.
  . 근처 새 집으로 이사를 간다. (리모델링보다 이사가 더 쉬울수도 있다.)

2008년 1월 7일 월요일

부동산 구매(아파트 구입하는 법)

. 부동산 구매 단계
  1. 중개인을 찾거나 인터넷을 통해 집을 알아본다.

  2. 직접 집에 가본다.

  3. 중개인, 매도인을 만나서 집을 계약한다.
    . 전체 거래금액의 10% 정도를 계약금으로 지불한다.
    . 5천만원 정도의 집의 경우 0.6%를 부동산 중개수수료(복비)로 낸다.
      .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0.6%를 낸다.
    . 등기부등본으로 저당 같은 것을 알아본다.
    . 세입자가 있는 지 알아본다.

  4. 이사하는 날 최종 잔금을 치른다.

. 계약시 확인할 정보 : 등기부등본

. 등기부등본 보는 법
  . 표제부
    . 집단건물(아파트 같은 것)은 표제부가 동에 관한 정보와 호에 관한 정보가 각각 있어서 표제부가 2개
    . 동에 관한 정보 : 층 수, 전체 면적 등.
    . 호에 관한 정보 : 실평수 등.

. 계약시 받을 서류들
  . 부동산 매매계약서 3부
    . 매도인, 매수인, 중개인이 1부씩
    . 3명 모두 도장을 3번 이상 찍음 - 도장이 없으면 지장으로 대신할 수 있음

  .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 3부
    . 매도인, 매수인, 중개인이 1부씩
    . 3명 모두 도장을 3번 이상 찍음 - 도장이 없으면 지장으로 대신할 수 있음

  . 공제증서 2부
    . 매도인, 매수인이 1부씩

. 부동산 매매계약서
  . 등기부등본과 주소가 일치하는 지 확인한다.
  . 지목, 면적, 구조, 용도를 확인한다.
  . 매매대금 = 계약금 + 잔금을 확인한다.
  . 잔금 지불 날짜를 결정한다.
  . 특약사항에 하자나 세입자 정보 등을 기록한다.
  . 매도인의 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 성명을 등기부등본, 신분증과 확인한다.
  . 매수인의 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 성명을 신분증과 확인한다.
  . 중개인의 등록번호, 사무실 소재지, 사무소명칭, 대표, 전화를 공제증서와 확인한다.
   
.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
  . 등기부등본과 주소가 일치하는 지 확인한다.
  . 지목, 면적, 구조, 용도를 확인한다.
  . 중개수수료를 계산
  . 수도,전기,가스,소방,열공급,승강기,배수,벽면,도배,일조량,소음,진동,비선호시설,도로,대중교통,주차장,교육시설,판매 및 의료시설, 경비실, 관리주체를 확인
  . 중개인의 등록번호, 사무실 소재지, 사무소명칭, 대표, 전화를 공제증서와 확인한다.

. 공제증서
  . 공제기간을 확인

. 등기신청 구비서류
  . 잔금을 치르는 날 필요한 서류들
  . 매도인(파는 사람)
    . 인간증명서(용도 : 매도용) 1통 - 동사무소
    . 주민등록초본 1통 - 동사무소
    . 등기권리증(집문서) - 잃어버렸으면 3~5만원이 필요함.
    . 인감도장
    . 주민등록증
  . 매수인
    . 주민등록등(초)본 1통
    . 도장

캠프(camp)

. 조교
2박 3일간 똘똘한 중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평생 처음으로 조교가 되보았다. 그냥 시험지나 100장쯤 채점해주거나, 모르는 것 대답해주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는 데, 단순한 TA나 과외선생보다 훨씬 책임이 큰 자리였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 아이들과 밥도 매끼 같이먹고 수업도 같이듣고 놀기도 하고 잠도 자면서 그들의 성격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과외선생이었다면 몇 개월을 가르쳐도 얻을 수 없는 정보와 경험들이었다.
나는 학생들과 다른 방을 써서 잠은 더 편하게 잤지만 학생들과 같은 방에서 생활한 조교들은 더 친한 조교가 됐다.

. 영재
사실 나보다 나이가 절반밖에 안되는 꼬마들이 알아봤자 뭘 알겠냐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13살의 나보다 똘똘한 꼬마들이 절반쯤은 있겠지만 나는 나이도 2배나 많고 그들이 가고 싶어하는 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졸업한 사람이니 뭘 해도 내가 더 많이 알고 잘하고 내가 가르쳐 주기만 할꺼라고 생각했다. 나보다 13살 많은 어떤 사람들이 나를 어린이 취급하는 것처럼 나도 그들을 어린이 취급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수많은 아이디어로 미로찾기 로봇 문제를 해결하는 걸 보고는 상당히 놀랐다. 내 생각은 작은 플라스틱 상자 속에 갖혀있었지만 그들은 창의적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상식적이면서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기도 했다.

. 강의
조교를 하면서 나도 강의를 같이 듣게 됐는 데, 이거 뭐 재수강하는 과목도 지루한데, 중학생에게 하는 수업이라면 10수강만큼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수준은 거의 대학 강의였던 것 같다. 이거 꼬마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했는 데, 질문 들어보니 어느 정도는 대학생만큼 알아듣는 것 같았다. 내게도 친숙한 내용이고 흥미로운 내용이었고 모르는 것들도 30%쯤 있어서 내 수준에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강의였다.

. 부러움
이 꼬마들이 너무 부러웠다. 나도 13살때 이렇게 좋은 교수님들의 재미있는 강의들과 프로젝트를 해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13살의 나는 과학보다 수학을 좋아했었지만 이런 캠프였다면 과학도 더 좋아했을 테고, 지금의 나도 좀 더 과학분야에 대해 자신감있고 나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 까? 훌륭한 수학자들은 가난한 나라에서도 많고, 훌륭한 엔지니어는 부자 나라에 많은 게 순전히 우연은 아니겠지. 후생가외라는 말도 맞는 것 같고 세상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것도 맞는 것 같다.

. 논술
애들에게 1,000자 논술을 시켰다. 과연 나였다면 40분만에 연필로 1,000자 논술을 완성할 수 있었을 까? 컴퓨터가 주어진다면 3,000자도 할 수 있었을 테지만, 연필로는 힘들 것 같다.

. 인터뷰
캠프 내내 비디오와 카메라 촬영이 이루어졌다. 내 팽생 가장 많이 찍혀본 3일이 아닐까? 꼬마들이 주연이라면 나는 조연이지만 그래도 많이 나왔다. 꼬마들 옆에 딱 붙어서 연출 사진 많이 찍었거든.
마지막에 홍보겸 조교들 인터뷰도 했는 데, 내가 제일 못했다. 나는 카메라 인터뷰는 정말 꽝이야.
나의 체감 난이도 : 카메라 인터뷰 > 연필 논술 > 구두 인터뷰 > 컴퓨터 논술

. 아침 산보
내가 가장 열심히 한건 아침 산보가 아닐까? 곤히 자고 있는 조교들, 학생들을 몽땅 깨워서 동네 한바퀴 돌고 오는 건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가는 곳으로 사람들이 졸졸 따라오고 말 잘듣는 것도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 심술쟁이들
세상에 심술쟁이들이 많지만 똑똑한 심술쟁이들은 그보다는 적다. "이 녀석들 어른 앞에서 심술이구나."하고 화를 낼 수도 있었지만 내 어릴 적 모습이랑 너무 비슷해서 화를 낼 수가 없었다.

. 내성적인 아이들
내성적인 아이들도 있어서 조교들이 걱정을 많이했는 데, 내 경험으로는 내성적인 사람도 한국 사회에서 인생 초반이 더 피곤하긴 하지만 느리지만 점점 좋아지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 인간관리
조교 1명당 4명 밖에 관리하지 않아서 어렵지 않았다. 거의 최적의 상황이었던 것 같지만 일부 세션에서는 조교 1명당 2명을 관리할 수 있다면 교육효과가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 카메라 감독 아저씨
그냥 비디오 열심히 찍어주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었는 데, consultant, 정보 교환 catalyst 역할을 잘 해주셨다. 모든 학생들과 조교들의 특징을 가장 잘 관찰하고 능숙한 경험과 솜씨로 젊은 조교들에 조언을 해 주셨다. 학생들 가르치는 법, 미로 꾸미기, 짐 나르기, 카드 게임 쉽게 하는 법, 맛있는 음식 고르는 방법 등..

. Beginning and end
새해의 시작과 대학생활을 마지막을 이것으로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Say Goodnight, Not Goodbye라는 노래를 들어줘야지.

. 우승
우리 조 학생들이 얼떨결에 쥐-로봇 미로대회에서 우승을 해버렸다.
녀석들 나사 조립도 못하고 로봇이랑 별로 친하지도 않았는 데, 그렇게 운이 좋을 줄이야.
하지만 승리의 요인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 쥐를 다른조보다 어둡고 좁은 상자에 가두어두어서 심리적 컨트롤을 했다. 다른 조 쥐보다 운동도 적게하고 먹이도 안줘서 더 사나워지고 활동적이 된 것 같다. 그래서 미로에서도 가장 활발했고 두 발로 서는 일도 가장 많았다.
2. 작은 크기 - 다른 조에 비해 로봇만드는 실력이 부족해서 기능이 별로 없었어서 크기가 가장 작았고 무게도 가장 작았다. 심플한 디자인 때문에 고장도 적고 속도도 빠르고 힘도 셌다. 사실 로봇을 잘 설계하고 크게 만든 옆 조가 있었지만 큰 로봇이라서 쥐을 쉽게 밀 수는 있었지만 쥐가 막다른 길에 갖히면 빼 낼 수가 없었다.
3. 컨트롤 - 로봇을 조종 기술이 매우 뛰어나고 전략적이었다. 특히 결승에서 상대방의 로봇을 끝까지 방해하면서 끈기있게 기다리면서 기회가 오기를 5분 이상 기다렸다. 관객들에게도 지루하고 조원들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는 했지만 경쟁하는 일에서는 그런 일은 나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철저하게 경기룰을 지켰으니 말이다.
4. 다른 조의 불운 - 우리 조는 모두가 하위권 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예상 외로 다른 팀들이 부진하여 예선과 결승 모두에서 우리 조가 1등을 했다. 쥐가 말을 듣지 않거나 로봇이 부실하여 부서지거나 미로의 틈새를 넘지 못하는 팀들이 있었다.

. 아이들
캠프를 많이 다니는 아이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방학에 쉬지도 못하고 고생하는 걸 보면 힘들어 보이기도 했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압력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2박 3일 밖에 함께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힘든 아이들을 쉬게 해줄 수가 없었다. 학교 선생님이었다면 부모님께 전화라도 해서 가끔은 아이들을 쉬게 해야한다고 말해봤을 텐데.
애들을 너무 방관해서 말 안 듣고 까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화내는 조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다음 번에도 화내는 조교는 안되야겠지만 아이들에게 좀 더 이것저것 시켜보고 다가가 봐야겠다.

. 블로그
캠프 준비하는 동안 써놨던 메모들 때문에 아이들이 캠프 중간에 정보를 찾다가 내 블로그를 발견하고 말았다. 사실 당황했지만 그냥 웃어주고 넘어가버렸다. 내가 무관심해버리니 녀석들도 금방 흥미를 잃었다. 들어와서 읽어보고 재미있었다면 좋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