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0일 토요일

천문학

고등학교 친구들을 따라 대학 1학년 때 천문동아리에 들어갔다. 그 때 산 별자리 책들이 아직도 책장에 있는 데, 사실 게을러서 지금까지도 별로 읽지도 못했다고.
그런데 오늘 문득 지난 8년간 못했던 생각을 하게 됐다. 당연한건데 왜 생각 못했지?

지난 8년 동안은 천문학을 그냥 낭만적인 학문이라고만 생각했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우주를 다루니까 거창하잖아. 그리고 밤하늘의 별은 언제나 낭만적인 문학적 소재니까. 그런 식으로 우리동아리도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인기를 끌고 매년 새로운 사람들(신입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천문학이 없었으면 과학이 거의 없었을 뻔 했다. 천문학과 관련 없이 발전 가능했을 과학분야라면 식물학이나 분류학 정도 밖에 없지 않을까? 생물학의 최근 트랜드인 분자생물학도 없었을 것이다.
천문학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일단 문명이 시작되려면 문자가 있어야 된다. 그리고 고도의 문명이 되려면 시계가 있어야 한다. 시계가 없는 문명은 정교하지 못하다.
시계는 어떻게 발명되었지? 세상 첫번째 시계는 바로 별과 해와 달이다. 가장 규칙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year(sun), month(moon), day(sun)의 개념이 생기게 됐다.
그리고 천문학이 있어야 위도, 경도를 알 수 있고, 원거리 항해도 가능하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바다를 건널 수 있던 것도 천문학의 산물이다.
시계는 시간을 정량화 하고, 위도, 경도는 공간을 정량화 한다.
티코 브라헤의 행성 관측 결과는 케플러에게 전해지고 그것을 뉴턴역학을 낳는다. 뉴턴역학은 과학에 수학을 도입해서 정량화했다. 천문학이 없었으면 뉴턴도 없고, 현대 과학도 없다.

@ '과학동아'스러운 글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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