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3일 수요일

경영학 복수전공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 나는 경영학을 사기꾼들의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별로 가르치는 것도 없어보이고, 학점도 쉽게 주고 말로 이리저리 잘 풀어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으니 말이다. 졸업하고 취직해서 승진도 잘 된다고 하니 얼마나 배가 아픈가? 나는 과학지식도 엄청나게 많이 알아야 되고, 어려운 방정식도 매일 풀면서 평생 연마해야 되는 데 말이지.
역시나 그래서인지 몇 년 뒤에 보니 경영을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으로 선택하는 대학생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모교에서도 경영부전공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누구나 쉽게 경영을 들을 수 있게 권장했다.
그래서 나도 책도 몇 개 읽어보고 과목도 몇 개 들었다. 과연 가르치는 지식 자체는 별거 없었다. 하지만 경영이라는 분야는 한국사회에서 입시교육의 단점을 보완해줄 좋은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됐다.
경영은 지식을 많이 전달하는 분야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자신과 세상을 잘 운영해 나갈지 길을 제시해준다. 경영은 마음가짐, 태도, 습관에 관한 학문이다. 아무리 경영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필요가 없다. 그것들을 실천할 준비만 되어 있다면 경영서적은 몇 권만 사서 읽어도 된다. 경영서적이 넘치는 이유는 경영지식이 많고 어려워서가 아니라 경영 자체는 매우 쉬운데, 사람들(독자들)을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교화시키기 위해서 저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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