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6일 일요일

시외버스

주말에 친구들과 잠시 교외에 나갔다.
차가 있었다면 이동시간이 절반으로 줄었겠지만 없으니 고속터미널까지 가야했다.

시외버스 노선은 다음과 같았다.
광천터미널 -> 문화동 -> 담양 -> 금성 -> 금과 -> 순창

사실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은 문화동이었는 데, 거기서 버스가 정차하는 지도 몰랐고 친구 중 한 명은 집이 광천터미널에 더 가까웠다.

가고 싶은 곳은 금성이었지만 우리는 길을 몰랐고, 버스운전기사 아저씨가 멈춰주지 않아서 순창까지 가버렸다. 금과에서도 정차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2정거장, 10Km, 40분(반대방향 버스로 되돌아오는 시간 + 버스대기시간), 1,200원이라는 추가 비용이 들었다.

버스 운전 기사 아저씨의 상식은 승객은 모두 길을 잘 알고, 중요하지 않은 정거장에서는 손님이 그 곳을 지날때 말을 하지 않으면 서지 않는 것이었고
우리 초행 여행객의 상식은 모든 정거장에서는 차가 서고 내릴 사람이 있는 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내리기 전 정거장인 담양 정거장에서 이미 우리는 금성이 어디인지 2번이나 문의를 했음에도 아저씨는 우리가 거기서 내릴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냥 지나쳐버렸다고 변명을 했다.

내국인인 우리도 이렇게 불친절한 시스템에 의해 길을 잃고 피해는 보는 데, 과연 외국인이 이런 곳으로 여행을 올 수 있을 까?
시내버스처럼 버스 내에 노선도도 표시를 하고 예상 도착시간이나 거리도 좀 적어놓고, 다음 정거장이 어딘지 안내방송이나 안내 디스플레이 쯤은 하나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런 일을 한 번 겪는 다면 그것은 특정 운전자 한 명의 불친절이지만 사실 어딘가 도시 밖을 놀러갈 때마다 겪는 다면 그것은 사회적인 문제이고 시스템의 부재이다.

시골사람들은 도시가 삭막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으로는 시골이 훨씬 불친절하다. 물론 그곳이 자신의 고향이라면 이미 익숙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시골사람들은 훨씬 베타적이고 자신을 기준으로만 사고를 하기 때문에 외부인이 왔을 때 어떤 식으로 설명해야 효과적인지를 잘 모른다. 외지인들이 왔을 때 편하게 음식을 사먹을 식당도 별로 없다. 프랜차이즈화된 식당들은 그런 면에서 여행객을 편안하게 만든다. (맥도날드, 홀리데이인, seven eleven 등이 성공한 비결이다.) 도시는 표지판도 훨씬 잘 되어 있고 길을 잃을 위험도 적다. 길을 잃어도 질문을 해서 효과적인 답을 얻을 확률도 더 높고 교통수단의 alternative가 발달해서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수단을 이용할 수도 있고, 실수로 잘못타도 자주 운행하므로 짧은 시간내에 바로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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