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소박한 소원들이 참 많았다.
하나는 드라마 스타트렉처럼 컴퓨터를 갖고 싶다는 것이었다.
지금보면 촌스럽지만 아무튼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이 컴퓨터를 사주셔서
소원은 하나 이뤘다.
6개월간 그 컴퓨터로 A~Z를 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못했지만 말이지.
또 하나는 컴퓨터로 일기를 쓰는 것.
드라마 '천재소년 두기'를 보면 매일 저녁 두기가 일기를 쓴다.
검은색 화면서 초록색 글씨로 한자씩 또깍또깍 누르는 것.
이 소원도 내가 20살이 되던 때에 이루게 됐다.
이제는 매일 글을 쓰잖아.
다른 하나는 2층 집에서 사는 것.
사실 내가 초등학교 때 살던 집도 2층 집이었지만
그건 계단이 밖에 있는 양옥.
내가 살고 싶었던 2층 집은 1층에 거실과 부엌이 있고
집안에 계단이 있고, 온 집안은 카펫이 깔려있어서 뛰어다녀도 되고
내 방은 전망 좋은 2층에 있는 것.
대부분의 시트콤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집들이 그랬다.
('코스비 가족만세', '70's show', '순풍산부인과' ...)
1개월간 모르고 있었는 데, 나는 지금 그런 집에서 살고 있다.
@ 모든 소원들의 신기한 점은 이루어지고 한참 지난 다음에서야 눈치챌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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