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두들 휴대폰을 가지게 되기 전에는 어떤 세상이었을까?
사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8년 전만 해도 그런 세상이었지만, 지금 그 세상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드라마 Seinfeld는 위 질문에 좋은 답변을 해준다.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바로 전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고, 특히나 Seinfeld라는 스탠딩코미디언이 다루는 주제는 miscommunication에 관한 것이 많다.
서로 전화를 걸고, 메모를 남기고, 약속 장소에서 엇갈리고, 단어를 잘못 발음하거나 잘못 알아들어서 생기는 오해들에 관한 에피소드가 이 시트콤의 주재료이다.
더구나 주인공들은 매우 평범하다 못해 직업을 자주 바꾸고 잃기도 하고, 성격도 급한 편이라서 상황이 더욱 과장되어 표현된다.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전화기를 부수고, 물 속에 뛰어들고, 발작을 일으킨 것처럼 보이는 동작들을 한다.
덕분에 드라마 속 상황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communication을 잘 할 수 있을 지도 배우게 된다.
휴대폰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행복, 시간과 자원의 절약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또한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운명으로 엇갈려서 서로를 애타게 찾는 연인들이 생기기 어려운 시대에 살게 되었다.
엇갈리고 애타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점점 더 정교하고 복잡한 상황을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영화 세렌디피티에서는 전화번호를 쉽게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 종이지폐에 전화번호를 쓴 후 기부함에 넣어버리고,
책에 전화번호를 쓰고는 책을 팔아버린다. 애타게 그/그녀를 찾기 위해서는 돈을 쓸때마다 확인해야 하고,
갈 수 있는 모든 헌책방을 돌면서 책을 찾아야 한다.
@ 낭만이 없어진 세상에 새로운 낭만을 채워 넣는 일이 만만치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