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11일 수요일

두 집 살림

이사와서 3일째 짐을 정리하고 새로운 짐을 받고 있다.
동생과 엄마가 이렇게 말했다.
"현성이, 생각보다 짐 정리가 엉망이네."

내가 생각해도 정신이 없다.
치약, 칫솔은 5개, 랜선은 6개, 감기약 8개나 발견됐다.
(대부분의 물건이 2~4개.)

그렇게 바보처럼 물건을 산 것이 아닌데, 왜 이리 중복되는 물건이 많은 지
내 자신이 참 헤픈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항상 두 집 ~ 세 집 살림을 하고 있었다.
대학 2~3학년 때는 기숙사와 동방에 컴퓨터를 하나씩 두고 물건도 각자 하나씩,
회사에서도 집과 사무실에 각자 한 세트씩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었다.
그 이후에 여행을 하면서 여행 가방 내에 한 살림을 또 꾸리게 되고
지난 달에 서울 올라오면서 이모집, 친구집에 각자 한 살림이 또 생겼다.

2001년 여름방학 때 두 집 살림을 한 번 차린 이후로부터
나도 모르게 항상 그렇게 살아왔던 것이다.

거기에다가 동생이 혼자 살면서 모은 짐까지 해서 중복되는 게 한 두개가 아니다.

앞으로 1년간은 서울에서 한 가지만 하면서 살겠지만
내년 가을에는 다시 서울과 대전에 두 집 살림을 차려야 하다니.
나의 20대의 숙명인가보다.

P.S
심지어 블로그, 싸이도 두 집 살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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