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에가면 나와 동생은 모두 패배자가 된다.
내 동생도 과학고를 나왔는 데, 숭실대에 갔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은 동생을 패배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동생은 수능 상위 5% 안에 들고, 과수석으로 입학했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보다도 친구가 많다.
집에만 가면
"너는 의학 대학원 갈래?"
"너는 벤처 회사를 차릴래?"
"유학을 갈래? 명문대 아니면 안된다."
"고시를 봐라."
"너는 똑똑하니까 주식이라도 한 번 투자해 보렴"
뭐 이런 이야기들 뿐이다.
"네 친구는 유학을 갔다더라. 동경대, 미국 의대, 프랑스.."
"네 친구는 이번에 회계사 시험 합격하고 고시를 본다더라."
"네 친구는 의학대학원 갔다더라."
동생과 내가 평점 3.7이 넘는 성적표를 들고 갔다.
그 정도면 학교에서 30%에는 든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대학에서 4.0이하를 받은 적이 없다."
물론 아버지도 대단하시지만 아버지가 다니신 학교의 경쟁자들은 정말 바보들 밖에 없는 광주대 야간이다.
(뭐 거기도 대학인데, 무시하려는 건 아니고 적당한 비교 대상을 찾다보니;;
거기는 수능 안봐도 들어가는 방법이 많다.
기부금 입학, 고위공직자 자녀 특례입학, 국가유공자 입학, 효행상 입학, 실무 경력 몇 년이상 입학 등..
어떻게 KAIST나 서울 소재 대학 과수석과 비교가 되는 지 모르겠다.
아버지는 내가 소심한 이유가 고집이 부족하고 끈기가 없어서라고 생각하신다.
내 생각에는 지나친 완벽주의와 부족한 자신감 때문이다.
고집이나 끈기는 지나치다.
부모님은 항상 나를 보고 "왜 그리 손해보고 사니?", "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사니.", "네 목소리를 내" 라고 말하시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를 보고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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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온건주의와 우리 잡안의 완벽주의 사이에 끼어서 미쳐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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