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직업에 크게 관심을 가지게 된건 거의 고등학교 때부터인 것 같다.
(그 때 창업하셔서 그런가. 아버지의 직업에 대한 언급 자체를 고등학교 이전에는 안했던 것 같다.)
건설회사 직원이라고 특별히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그냥 다른 사람들 같이 회사원.
TV에 나오는 넥타이메고 메일 서류에 사인하고 사인 받는 직업 쯤.
뭐 어떤 때는 혹시 벽돌을 나르시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도 했었는 데, 건설기사는 관리자니까 측량할 때 측량기 나르는 것 빼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시키는 일이 대부분이다.
(집에 계시는 아버지 모습은 뭐 나르는 게 많지만 그건 집안에 무거운 물건을 나를 사람이 아버지 밖에 없으니까.. 밖에서는 부하들이 다 나른다.)
초급 기사는 하루 종일 측량을 하고 망원경 + 각도기 + 삼각대 비슷한 측량기로 땅에 깃발 수 백개 꼿고 거리, 각도 측정하는 게 일이고 관리자가 되면 그 때부터는 공정표보면서 작업 상황 체크하고 예상보다 늦은 팀 갈구는 게 일이다.
매 시간 작업 상황보다 늦은 팀 채찍질하기.
그리고 저녁에는 가끔은 다른 관리자들과 술 마시면서 낮에 채찍질 했던 걸 달래주고.
어떤 때는 공무원들이나 관련 기업 접대도 하고 부지 매입할 때는 동네 주민들을 설득하기도 한다.
아버지가 일하시는 공사장도 고등학교 때 거의 처음 가봤다.
뭐 사실 우리나라 만큼 공사 많이 하는 곳도 없으니 밤이고 낮이고 벽돌깨는 소리에 온 세상이 시끄럽지만 아버지가 일하시는 곳을 보면 그곳도 비슷하다.
일단 공사장가면 먼지 무진장 날리고 아버지는 20년 이상 현장소장하셔서 가장 편한 곳에 앉아계시는 편이지만 가보면 책상에 먼지가 수북하다.
공사장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는 게 컨테이너 박스니까.
방음도 잘 안되고 문 한번만 열면 먼지가 계속 들어오고 아무리 불을 때도 스토브 한 두개 니까 가까이가면 뜨겁고 약간 떨어지면 춥다.
건조해서 감기 걸리기도 딱이고 잠자리도 무지 불편하다.
그냥 쇼파나 침낭 아니면 근처 시골 민박집.
(아파트에서 오래산 나 같은 사람은 불편해서 잠이 안온다.)
사무실도 그 모양인데 밖에서 벽돌나르고 돌깨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지 모르겠다.
컨테이너 박스는 임시 건물이라 물도 잘 안나오고 전기도 설계도 볼 수 있게 전등만 몇 개 붙어있다. TV 그런 건 민박집에서나 잠시본다.
아버지의 건설업에 대한 유일한 자랑은 맛있는 걸 많이 먹는 다는 것.
힘쓰는 직업이라 먹는 건 잘 주고 어디든 돌아다니는 직업이니까 전라도에서 유명한 맛집은 다 안다고 하셨다.
세상 사람들은 아버지가 건설업과 어울리지 않다는 사람도 많다.
체격도 남들보다 큰 편은 아니시고 너무 꼼꼼해서..
(아버지는 나랑 똑같은 데, 나보다 말수가 적으시고 고집만 나보다 10배쯤 센 사람이라고 보면 딱 맞다.)
그렇게 고집있으셔서 건설업 하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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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홍수나 재해피해 나면 기쁠 때도 있다.;; 잘 부서져야 또 지으니까...
(근데 뭐 회사가 작아서 큰 공사가 생겨도 별 이득은 없다. 또 아버지가 공사중인 곳이 부서질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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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버지는 뭐 질문해도 잘 안가르쳐 주시는 분인데.
예전에 왜 학교 졸업하고 공무원 1년 하시다가 건설업으로 옮기셨냐고 물었다.
당연히 월급도 더주고 기회도 많으니까 그랬다고 하셨다.
그 때는 건설 붐이었으니까 지금 내가 전산 하는 거랑 비슷한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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