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8일 월요일

강박

지난 20년간 인생을 돌아보면 내게 완벽을 강요하는 인물이 몇 있었는 데.
그들의 덕분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항상 긴장하고 사는 인간이 되버렸다.
매일 아침 신경성 복통과 함께 잠에서 깨고 경직된 근육을 업고 잠들며 불면증과 공생하게 되었다.

아버지,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선생님(초등학생이었는 데도 수학선생님이있었다. 왕년에 고등학교 선생님이셨는 데. 초등학교로 오셨단다. 완전 박정희 스타일)
이 두 분은 아무리 산수 시험에서 100점을 맞아도 절대 칭찬이란 없다. 다만 하나 틀렸을 때 죽도록 맞는 게 있을 뿐. 100점은 당연한 것.

어떻게하면 그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항상 내가 꾸는 꿈을 보면 재난의 연속이다.
토네이도가 도시를 덮쳐서 강을 건너는 데. 미처 다리를 건너기 전에 토네이도가 다리를 흔든다던지. 내가 도망가는 쪽으로 소용돌이가 쫓아온다던지.
초등학교 때 사이 안좋았던 친구랑 싸우는 데. 항상 내가 일방적으로 맞는 다든지.(사실 현실세계에서도 주먹싸움하면 항상 일방적으로 맞았지만..)
동화같은 꿈을 꿔도 동화세계의 지하에 테러리스트들이 폭탄을 설치하고 폭탄이 언제 터질까 불안해 하면서 시한폭탄 찾아가 시간 지나서 다 터진다든지.

행복한 꿈을 안 꿔본건 아닌데. 내 맘대로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친한 친구랑 놀려고 하는 데 친구가 자꾸만 멀어져서 아쉬워 하는 게 지금까지 꾼 꿈 중에서 제일 행복한 편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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