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8일 수요일

[기사]1707억弗 외환보유액 너무 많은 거 아니야?

1707억弗 외환보유액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이지훈기자 jhl@chosun.com


입력 : 2004.08.17 18:25 24'

불과 몇 년 전 외환보유액이 바닥나 IMF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이 요즘은 오히려 과도한 외환보유액을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외환보유액이 1707억달러에 달해 작년 6월 말의 1317억달러에 비해 390억달러(30%) 급증했다. 이에 따라 단기간에 외환보유액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위기 발생시 단기적으로 유출 가능한 자금규모를 감안할 때 1211억달러 정도라고 작년 말 재정경제부는 추정한 적이 있다. 따라서 현재 외환보유액은 적정 규모를 500억달러나 초과한다는 계산이다. 또 GDP(작년 말) 대비 외환보유액은 28%로 중국(34%)보다는 낮지만, 일본(19%)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급증한 것은 정부가 작년 하반기부터 환율 안정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사들이려면 한국은행이 새 돈을 찍어야 하므로 통화가 증발되고 물가를 자극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통화안정증권이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해 원화를 회수하지만, 이 경우 정부가 거액의 이자를 물어야 하는 재정부담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04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필요 이상의 외환 축적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도 지난달 발간한 ‘제17대 국회 정책현안 자료’에서 “외환보유액은 가급적 필요 규모 이상으로 보유하지 않는 것이 국가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년동안 30% 급증 과도한 보유땐 통화증발·물가상승

한국은행은 늘어난 외환보유액과 관련,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외화 수요까지 감안하면 과다하다고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정부의 과도한 외환시장 개입 때문이고, 이는 수출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수입 물가를 올려 물가를 자극하므로 자제해야 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가 콜금리를 인하한 다음날인 지난 13일 한 강연에서 “외환보유액 축적을 줄이더라도 국민들의 고통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지난 14일 “환율정책은 금리인하와 관계없이 인위적으로 내리거나 올리지 않고 외환 수급 상황에 따라 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도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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