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8일 수요일

[기사][의료개혁, 이것부터] ① 병세 설명 좀 해주세요

[의료개혁, 이것부터] ① 병세 설명 좀 해주세요
불쑥 수술·검사하라… 환자·가족들은 답답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입력 : 2004.08.17 18:28 29'






















- 다시 생각해 봅시다
지난달 말 서울 강남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초등학생 외아들(10)이 응급수술을 받은 박모(37)씨는 아들 병세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등교하다 버스에 치여 허벅지 전체 근육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지만 의사들로부터 이틀동안 “2차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그는 “응급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입원해서까지 주치의를 만날 수 없으니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어지러움 증세가 있어 역시 국내 정상급 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은 이모(48)씨는 의사의 말을 듣고 머리가 핑 돌았다. 몇가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말만 믿고 검사료 수납창구에 들렀다 “뇌MRI 등 100만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가의 검사를 받으라고 하면서 아무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며 “검사가 정말로 필요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이 병원에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자세한 설명없이 시키는대로 진료만 받으라는 의료진의 태도다. 환자 입장에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어도 딱 부러지게 설명해주지 않거나 “나가보라”고 핀잔주는 의료진이 많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설명 부족’은 의료분쟁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대외메디컬로 법률사무소 전현희 변호사는 “의료 소송의 70~80%는 환자측이 의료진의 설명 부족을 문제삼고 있다”며 “특히 예견되는 합병증·부작용 등을 사전에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해야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설명 부족’을 많은 환자를 봐야 하는 현재의 취약한 의료구조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2년 전 ‘설명 간호사제’를 도입,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상담 간호사를 양성, 외래환자가 많은 12개 진료과에 집중 배치해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병실에서는 당뇨·소아암·심장·간염 등 분야별 ‘설명 간호사’가 환자들에게 병세와 질병 관리 요령 등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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