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4일 목요일

[펌]개구쟁이 부시, 모범생 케리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403/200403040355.html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 의원. 2004년 11월 대선에서 미국 국민들은 이 두 사람 중 한 명을 뽑아야 한다. 두 사람은 과거 어느 때보다 양분돼 있는 미국 사회의 양대 축을 대표한다. 본지는 두 사람의 인간적 면모와 선거운동, 정책을 다각도로 비교 분석하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부시는 시골스럽고, 케리는 도회적이다. 케리의 말투는 세련됐지만, 부시는 고등교육을 받았는가 싶게 투박하다. 부시는 단순하고, 케리는 복잡하다. 두 사람이 똑같이 명문 사립고에 예일대 출신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부시의 예일대 2년 선배인 케리는 얼마 전 “학교 다닐 때 부시를 알았다. 부시는 그때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시는 “그때는 케리를 몰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명망가 자제들이 주로 가입하는 예일대 비밀 서클 ‘해골과 뼈’의 멤버였다.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3일 선거 유세차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 뜰에서 전용 헬기에 오르고 있다.(사진 왼쪽) 존 케리 상원의원이 3일 선거 유세차 플로리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막간을 이용, 통로에서 오렌지를 굴리고 있다. /AP연합  
  

학창 시절 두 사람은 리더십을 보였다. 하지만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의무(義務) 여행’이라는 제목의 케리 자서전을 들춰보면 케리의 동창생들은 “케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세계적인 문제에 관심 있었다” “15세 때 흑인들의 고통을 주제로 연설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케리는 급우들이 가까이 하기에는 어려운 모범 반장 스타일이다. 반면 부시는 쉬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별명을 지어주고, 놀이를 주도하는 그런 형이었다. 부시의 대학 성적은 하위 20%에 머물렀고 스포츠와 음주, 여자 사귀기가 그의 취미였다. 젊었을 때 마약을 했느냐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예일대 1966년 졸업생인 케리는 베트남으로 향했다. 그때는 예일대 졸업생들이 ‘신과 나라를 위해…’를 외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불과 2년 사이 캠퍼스 분위기는 바뀌었다. 맥주만큼이나 마리화나가 횡행했고, 반전(反戰) 분위기가 급속도로 퍼졌다. 부시는 주 방위군으로 참전을 피했다. 미 동부 ‘귀족’ 출신이고, 하버드대학원을 나왔음에도 텍사스 시골로 가서 기름 장사를 했다.

케리는 상원 의원에 내리 4선을 했지만 동료 의원들과도 섞이지 않는 엘리트이다. 의사당 복도에서 의원들과 얘기 꽃을 피우고, 술을 같이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는 고독했고, 자신의 이름이 달린 법안은 고작 3개뿐이다.

케리는 29세 때 연방 하원 의원, 부시는 33세 때 텍사스 주 하원 의원에 도전했다 실패한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부시의 출마는 충동적이었고, 케리는 주도면밀했다. 케리는 두 차례 낙선한 뒤 검사로 진로를 바꿔 10년 뒤인 39세 때 매사추세츠 부지사로 정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부시는 41세 때인 1986년 금주를 선언할 때까지 부인 로라에게 “술을 택하든지 나를 택하든지 하라”고 바가지를 긁힌 건달이었다.

부시에겐 ‘뉘앙스’나 호기심이 없다. 그에게 세계는 흑(黑) 또는 백(白), 적 또는 친구다. 하지만 박식하고 유창한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케리에겐 세계는 하나의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는 회색빛 화음(和音)이다. 케리는 “한편으로는 이렇고, 뒤집어보면 저렇다”는 말을 많이 한다. 버지니아대 정치학 교수인 래리 사바토는 “케리와 절친한 사람들로부터 ‘케리는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인물’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부시는 세세한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주지사 시절 원래 261쪽이었던 보고서를 형광펜으로 밑줄 그은 반쪽짜리 보고서로 줄이자 비로소 훑어보았다. 상원 외교위원회에 오래 몸담은 케리는 보좌진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세부 사항에 정통하다는 평을 듣는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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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바보인 건 사실이지만 어쩌면 정치는 그가 더 잘할 지도 모르겠다.
리더쉽은 자신이 모든 것을 잘하는 것보다는 아랫사람들이 잘 하게 도와주는 거니까.
부시는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고 잘하면 그들이 원하는 바를 마음껏 펼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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