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6일 토요일

기다리게 하기

가장 지겹고 화나는 일 중에 하나는 기다리는 일이다.
라면을 끓일 때 3분을 기다려야 한다거나 음식점에서 음식을 시켰을 때,
Windows가 부팅되는 동안 기다리는 일들은 사실 불가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가끔은 쓸데없이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자신의 일이면서 나를 기다리게 하는 사람도 있다.

MSN으로 우선 나를 부른다.
"지금 내 자리로 오렴."
그래서 가보면 뭔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한 5분 쯤 기다리면 그 일을 마치고 나를 보고 한 두 마디 하고는 할 말 끝났다고 돌아가란다.
정말 황당하다. 그럴꺼면 그냥 msn으로 하면 되지, 뭐하러 불러서 새워두는 지 모르겠다.
물론 울 회사 팀장님들은 나와 할 말이 있을 때 e-mail을 하시거나 내 자리로 오셔서 무슨 말을 하신다.
괜히 자신을 위해 남이 기다리기를 강요하는 사람을 보면 마치 자신의 하인 대하듯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시간만 소중하고 남의 시간은 별로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울 아버지도 조금 그런 면이 있다. 아무리 자식이지만 서로의 시간이 모두 소중한 건데.
미리 준비하고 아버지의 모든 명령에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걸 원하시는 것 같다.

울 나라 대부분의 대기업들도 그렇다. 별로 시킬 일은 없지만 기강 확립 차원, 위기 의식 고취를 위해 일찍 출근시키고 늦게 퇴근시킨다. 앉아서 눈치보면서 버텨야 되는 거다.
차라리 일찍 보내주면 집에서 푹 쉬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음날 일해 줄텐데.
매일 그렇게 뺑뺑이 돌려서 바보 만들어야 속이 시원한 걸까?

약속시간 잡는 것도 그렇다. 한국 사람은 30분은 애교로 늦게 나오니까 먼저 오면 손해란다. 그래서 다들 눈치보면서 늦게 온다. 시계가 정각을 가리켜도 태연하다. 모두 그 시간에 안 나타나는 게 정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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