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31일 목요일

보관증

청바지가 너무 길어서 세탁소에 맡겨 줄이기로 했다.
근데 미리 선수금을 달라는 것도 없고, 보관증을 쓰는 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그냥 다음주 화요일에 오면 된단다.

아무것도 없는 이 가게, 너무 믿음이 안 간다.
물론 손님도 별로 없고, 아주머니 기억력이 좋아서 내 얼굴 기억할 수도 있지만,
뭔가 종이로 이것저것 쓰면 형식도 잘 갖춰진 것 같고, 내가 까먹었을 때, 찾으러 오라고 전화도 해주고, 물건을 찾을 때 본인이 맞는 지도 확인해서 옷이 바뀌지도 않을 테니까.
까먹고 안 찾아가면 나도 옷을 잃어서 손해고, 돈을 받지 못한 가게도 손해잖아. 입던 옷이라는 게 현금화가 되는 것도 아니고, 관습적으로 내게만 가치가 있으니까.

내가 장사할때는 꼼꼼하게 보관증도 쓰고 연락처, 이름, 날짜, 품명 같은 걸 남기게 해야 겠다. 3,000원짜리 물건이라도 선수금을 500~1,000원쯤은 받든지.

@ 이런 글은 왜 굳이 쓰냐고? 까먹지 말고 화요일에 찾아야 되니까..

2008년 7월 30일 수요일

[요리]계란말이

그동안 여러번 시도했었는 데, 항상 엉망이었다. 그래서 네모판 후라이팬을 살까 생각하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 오늘은 잘 되네. 사각팬 안 사도 되겠다.

. 최소 계란 분량
후라이팬에 한 번 부칠 때 계란을 최소한 2개는 넣어야 한다.

. 도구
뒤집개를 이용하는 것보다 젓가락을 이용하는 것이 더 쉽다.

. 방법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야채를 넣어도 된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충분히 미리 발라준다.
기름이 충분하지 않으면 계란이 달라 붙어서 떼어내 접을 수가 없다.
가스불을 줄여서 아주 작게 만든다.
계란을 올리고 계란 가장자리부터 젓가락으로 살살 긁어내서 계란이 찢어지지 않게 한다. 일단 계란의 가장자리 전체를 젓가락으로 미리 긁어두는 것도 좋다.
접기 전에 조미김을 올린다.
계란을 2Cm씩 조금씩 접어간다.
케찹을 뿌려먹으면 된다.

2008년 7월 25일 금요일

날개

우리에게 날개가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삶을 살까?
빗자루 없이도 해리포터의 쿼디치 경기를 즐길테지.
계단도 필요없고, 엘리베이터도 필요없네. 물론 고층빌딩에는 올라가다가 날개가 뻐근해질테니 엘리베이터 비슷한 컨베이어 벨트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자살하기도 더 쉬우려나.. 높이 날다가 날개 접어버리면 되니;;;
태양을 향해 날다가 성층권에서 숨막혀 죽는 사람도 생길테고.
바다위에서 날려다가 추락해서 날개가 비에 젖어 죽는 사람도 있을 테고.
집안을 더욱 입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어서 편할까?
무중력 상태가 지금보다 덜 신기하겠지.
날개로 옆 사람에게 여름에 부채질을 해줄수도 있겠다.
불이나거나 지진이 났을 때도 더 안전하겠네.
인기 스포츠를 관람할때는 새떼나 벌떼처럼 모여서 날다가 연쇄충돌이 나서 우수수 떨어지려나. (새나 벌떼들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 걸 보면 참 대단한데. 물론 우리가 만든 자동차나 비행기와는 가끔 충돌하지만.)
번지점프나 스카이점프도 돈주고 할 필요없네.. 공중에서 날개 접고 자윻낙하하다가 지상에 부딪히기 전에 날개를 펴서 브레이크 잡으면 되니까.
길을 날아다가 물건을 떨어뜨려서 아랫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게 조심해야 겠다.

2008년 7월 24일 목요일

무선주전자

물을 사먹을 수도 있지만 운반하기 무거워서 끓인 물을 마신다.
무선주전자가 있다는 게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버튼 눌러놓으면 끓었을 때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되니 말이다.
에너지도 절약되고, 집안의 온도와 습도를 쓸데 없이 상승시키지도 않고, 화재 위험도 적다.

그런데 무선주전자에 물을 끓이면 식는 데 시간도 걸리고, 내가 마시는 물의 양을 보았을 때, 3~4개의 1L짜리 플라스틱 병에 물을 미리 채워놓고 있어야 언제든 지장없이 물을 마시고 냉장고에도 충분히 식혀서 물을 보관할 수 있다.

그럼 병으로 무선주전자의 물을 옮겨 담아야 하는 데, 무지 번거롭다.
깔대기를 쓰지 않으면 물이 자꾸 옆으로 흐를 것 같아서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플라스틱 병은 소독을 잘 안해서 쓰니까 나쁘다고도 하잖아.
소독을 해서 쓴다고 하면 또 환경호르몬.

무선주전자 용기가 4개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파는 제품은 없을 까? 전기와 열이 공급되는 플레이트는 1개이고, 용기만 4개.
그럼 물을 옮겨 담을 필요도 없고, 물을 끓일때마다 용기가 소독되는 거잖아.
부르주아 사고방식으로 4세트를 산 후 플레이트 3개를 던져버릴까?


실수

사람들은 실수를 한다. 뜨거운 물이 담긴 용기를 떨어뜨리는 것 같은 실수.
그럼 당연히 여러가지 생각와 말을 하게 된다.
남이 보고 "왜 넌 그렇게 조심성이 없니." (What's wrong with you?)라고 말하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가 "나는 왜 이런 것도 못할까?" (Shit.)라고 자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innovator(engineer)라면 더 생각할 것이 있다. 이 용기를 왜 자꾸 떨어질까? 뉴턴의 개념인 중력 때문이기도 하고, 손과 용기의 마찰력이 작아서 그렇기도 하다.
그럼 이 문제는 단지 인간의 조심성(일에 대한 집중력)의 문제로 보는 것과는 다른 해결책들이 제시될 수 있다.

. 용기가 너무 크거나 작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큰 용기는 무거워서 팔로 버티기 힘들다.
너무 작은 용기는 존재감이 없어서 함부로 다뤄진다.(팔굼치로 친다든지.)

. 마찰력이 작은 게 아닐까?
옛날에 만든 도자기 용기들은 틈없이 만들어지고 매끄럽게 유약을 발라 물이 스며들거나 틈이 없었지만 너무 미끄러웠다. 손잡이를 만들기도 쉽지가 않았다. 손잡이를 너무 크게 만들면 손잡이가 깨지기 쉬웠다.
반면에 요즘은 금속으로 용기를 만들고 플라스틱, 고무 등 다양한 소재로 손잡이를 만들어서 그립감을 좋게 할 수 있다.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해 손 모양에도 꼭 맞게 할 수 있다.

. 무게 중심이 안 맞는 건 아닐까?
우리집에 있는 어떤 냄비는 물을 넣지 않거나 매우 조금 넣으면 무게중심이 깨져서 쓰러진다. 200ml 이상의 물을 넣었을 때만 가스렌지 위에 올렸을 때 안정적이다.

. 용기를 왜 들어야 하나?
애초에 바닥에서 높이 들지 않으면 위치에너지가 높아지지 않아서 떨어지지도 않는다. 그리고 무겁게 용기를 운반해야 할 필요가 있을 까?
동양인들은 매일 우물이나 강가에서 물을 길러다 마시느라 힘들었지만, 로마인들은 수도시스템을 개발했다. 요즘은 우리도 수도시스템을 쓴다. 영화 속 소림사 수도승처럼 한겨울에 얼음을 깨고, 어깨 빠지게 물을 나르지 않아도 된다.

. 뚜껑을 달면 되지 않을까?
요즘은 좋은 뚜껑많이 나왔다. 완전 밀폐용기도 많아서 김치보관에도 쓰이고, 냉장고 보관시 열수축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제품도 있고, 쉐이커로 쓸 수도 있고, 압력밥솥처럼 특수한 온도와 압력도 견딘다. 용

. 용기가 떨어지면 발등이 깨지지는 않을까?
그래서 무거운 것을 많이 다루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쇠로된 신발을 신기도 한다.

. 용기는 꼭 내 손에 들려 있어야 하나?
자동차 컵홀더나 자전거용 스포츠용기도 개발됐다.

. 용기에 액체를 담아야 하는 가?
예를 들어 용기에 꿀물이 들어있었다고 하면 떨어뜨렸을 때, 바닥이 엉망이 된다. 끈적하고 치우기도 어렵다. 그럼 단맛나는 음식으로 꿀물 대신 사탕을 선택하면 어떨까? 물론 쏟았을 때 다시 주워먹기 깨름직 하지만 요즘은 개별포장된 사탕도 있고, 사탕은 설사 그냥 쏟아도 꿀물보다 쉽고 깔끔하게 치울 수 있다.

2008년 7월 10일 목요일

Quantized(양자화된 세상)

세상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회를 점점 양자화해 나가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는 사람을 고용할때 그 사람의 특정 능력만 고용할 수 없다. 좋던 싫던 그 사람의 몸과 마음 전부를 특정 시간동안 고용해야 한다.
건전지, 타이어, 자동차, 시계 어떤 것도 반개만 살 수는 없다.
심지어는 원래 자연에서는 거의 continuous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시장에서는 최소 포장단위가 정해져 있어서 continuous하게 사지 못하는 것도 있다. 쌀은 낱알이 매우 작아서 사실 원하는 만큼만 수확하는 게 가능하지만, 슈퍼에서 살때는 최소 5Kg 포장 단위로 사야한다.

Quantized한 세상이 맘에 안들때가 있다. 어떻게 하면 사과를 반개만 사고, 타이어도 반개만 살 수 있을 까?
여러가지 편법을 동원해야 한다.

사과를 주스로 만들어서 필요한 만큼만 따라마신다. 마신만큼 결제하거나, 뷔페식으로 원하는 만큼만 마시게 만들면 된다.
타이어는 예상 보증 수명의 절반만큼만 사용하고 중고시장에 내다 팔면 된다.
형광등 스위치도 on/off만 있는 게 맘에 안들면 dimmed light을 사서 밝기를 연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예전에는 결혼하면 평생 같이 살아야 했던 배우자도 이제는 이혼도 할 수 있다.
아주 비싼 시계나 목걸이라면 필요한 시간만큼만 리스할 수도 있다.
직업도 예전에는 full time만 있었지만, 요즘은 part time job도 많다.
소비자에게 연속적인 선택권을 주고, 구입이 아닌 대여등을 통해서 세상을 다시 continuous하게 만들 수 있다.

잉여 공간

돈이 많아서 큰 집에서 살아본 사람에게는 별거 아닌 일이겠지만, 내 자신에게는 이 18평짜리 집에서 혼자 사는 게 가끔은 공간의 낭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룸메를 들이면 좁다. 그리고 가운데 있는 벽을 뜯어버리면 방 2개가 1개의 넓은 공간이 되서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최소한 직접 연결하는 통로라도 뚫면 재미있을 것 같다. 건축법 위반일수도 있고, 벽을 뚫을 돈도 없다.

음. 그러니까 내 방은 2개다. 공부방 1개, 침실 1개. (그리고 부엌 1개, 화장실 1개, 창고 1개, 베란다 벽장 1개)

여름이라 더워서 두 방 중에 하나만 에어컨을 달았다. 어디달까 생각하다가 공부방에 에어컨을 달고 이불도 공부방으로 옮겨왔다. 그래서 공부방은 물건들로 좀 더 번잡하게 됐고, 침실은 옷들만 걸려있고 옷 갈아입는 시간 외에는 비게 됐다.

뭐 그냥 넓은 공간(혹은 넓진 않지만 2개의 공간)을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기고 여유롭게 살 수 있겠지만 그냥 보기만 하면서 덜 답답하다는 상쾌감을 느끼거나 그냥 방이 2개라는 사실에 포만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뭔가 나만의 공간이 2개나 될때 그 전에는 그리고 앞으로도 해보지 못할 이 곳에서만의 특별한 일을 해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그래서 하루는 줄넘기도 해보고 옆구르기도 해봤는 데, 그건 좀 위험하기도 하고 옆 집에도 민폐인것 같다. 쇼파나 그네, 당구대 같은 휴식, 놀이 시설을 놓는 건 어떨까? 하지만 나처럼 지속적인 취미가 없고, 투자할 돈도 많지 않은 사람에게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4년 뒤에 광주보다 더 큰 도시에서 살기로 맘먹었기 때문에 거기에 가면 이렇게 넓은 공간은 누릴시간이 이제는 없을 것이다.

@ 지금은 공간과 시간이 있는 데, 왜 할 게 없을까? 5평쯤 잘라서 옆집에 임대해 줄 수는 없나? 벽을 5평만 옆으로 밀고당겨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