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7일 목요일

생각

가끔 머리가 복잡해지곤한다.
(이틀에 한 번 꼴이라고 해야 될까.)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얼마나 많은 걱정 or TODO를 가지고
있는 지, 메모지에 적는 것으로 solution을 시작한다.
보통 5~10개 쯤이다.

한 번에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려고 한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다른 한 편으로 13가지가 넘은 적은 없다.
나의 두뇌의 한계이거나 현대인의 복잡도의 한계인가보다.

그중에 30% 쯤은 long-term 고민들(3일 이상 ~ 평생)이다.
따라서 하루가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다.
30%는 오늘 해야할 일이고, 나머지는 내일 해야할 일들이다.
그리고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도 많이 있다.
가능성이 적은 가상의 사건이거나 backup plan이거나 duplicate(다른 것과 중복되는 사건) or 베타적인 사건(둘 중에 하나만 일어나는 일)이다.
적은 다음에 잊어버리려고 한다.

음, 여행도 계획을 세우면 세울수록 복잡하다.
밤새 고민하다가 그냥 잠이 들면 그 날 그 날 세상과 마주치면서 저절로 해결된다.
처음에는 관광책도 다보고 인터넷에서 각 도시의 모든 가격, 도로 정보도 확인하고 유명한 장소의 역사적 배경도 뒤지려고 하지만 그런건 어차피 하루 아침에 안된다. 다 공부하려면 미국 역사수업을 전공으로 4년간 들어야 될 것 같다.

결국은 버스타고 가다가 심심한만큼 관광책자를 좀 읽어보고
남들이 보는 주요 관광지를 도는 셈이다.
그래도 마냥 재미있게 보고 돌아온다.

나는 신기한 사람이다. 항상 해야할 일이 산더미처럼 있고, 해야할 일을 잘도 만든다. 그래서 그냥 하다가 포기하는 것도 많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잘되면 또 하고 살다보면 까먹기도 하고 말이다.

망각에 저항하며 글을 쓰고 사진도 찍어대지만 언제나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다.
그럴 때는 그냥 먹고 자면 된다.

머리가 고도로 추상화되고 복잡해지면 항상 원초적인 단계로 돌아가려고 애쓴다.
먹거나 자거나 씻거나,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든지.  유머를 하나 보기도 하고,
나보다 힘들게 살고 있는 저 후진국의 어느 불쌍한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위안을 삶기도 한다.

특히나 왜 더 돈을 많이 벌지 못할 까, 더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할까 하는 고민을 할 때, 불쌍한 아이들을 떠올리는 것은 유용하다.
컨설턴트가 되거나 투자은행에 가서 조낸 돈을 벌면 나의 능력으로 가능한
최대치를 벌 것 같기도 하지만 심리적, 육체적으로 견디지 못할 것이고
그 길을 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나친 후회를 막기 위한 핑계이기도 하다.

음, 그리고 여행은 복잡한 생각을 막아준다.
일단 돌아다니면 기본적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먹을 것, 잘 것, 치안 등을 생각해야 되고 부족한 의사소통 때문에
고도의 생각이 잘 되지 않고 순발력도 길러진다.
최대한 알아듣는 선에서 쉽게 문제를 마무리 짓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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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일들)
1. 뉴욕 가는 표를 드디어 구했다.
  오전 내내 인터넷 뒤지고, 교내 여행사까지 찾아갔다.

2. 티후아나는 포기하기로 했다.
  별로 남는 게 없을 것 같고 머리만 복잡하다.
  미국 동부 여행에 집중해야지.
  그리고 하루 시간을 번 것이니까 기말고사에 투자해야 겠다.

3. 내일 퀴즈인데, 머리 터질 것 같아서 잠시 쉬고 있다.
  옛날에는 하루 중 공부하지 않은 시간이 있으면
  내 자신을 심리적으로 벌주곤 했는 데(후회, 자신감 감소 등..),
  요즘은 쉴 때 잘 쉬어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Tip]미국 국내 비행기 예약하기

http://www.orbitz.com/
. 회원가입 : e-mail주소로 한다.
. 공항코드 : 도시에 맞게 찾아보면 된다.
. NYC : Newyork, Washington은 공항이 많아서
  NYC, WAS등을 고르면 여러 공항 중에 가능한 것을 자동으로 찾는 다.

. 가격대
  대략 동부에서 서부 끝까지는 $200이다.
  Round-trip으로 하는 것이나 one-way로 하나 $40 이하의 차이인데,
  왕복도시를 다르게 하면 one-way가 더 낫다.
  (동부 내, 서부 내 도시간 이동비용도 $40는 든다.)

. 출발시간
  장거리 여행은 가능한 밤에 출발하고, 아침에 도착하게 한다.
  비행기에서 하루밤을 자는 셈이다.
  차선책으로는 야밤~새벽에 출발해서 아침에 도착한다.
  어느 도시든 늦은 시간에 도착하는 것은 좋지 않다.

. 문제점
  미국 내에서 발급된 카드가 필요하다.
  (신용카드 정보 입력시, 국가에서 한국을 고를 수 없어서 결제가 안된다. - 다른 나라로 적으면 당연히 안됨.)
  없으면 비행기편 정보를 뽑아서 여행사에서 사야한다.
  어떤 여행사든 같은 표를 구할 수 있다.
  대신 5~10%정도 수수료를 받는 다.
  ($400 표를 사면 $25 쯤.)
  나는 UCSD price center에 있는 STATRAVEL에서 샀다.

. 예약 예제
8/4 : San Diego(SAN) -> Newyork All airports(NYC)
Flight : Delta Air Lines 1870
Depart : 10:10pm, San Diego Lindberg Fld S.Diego(SAN)
Arrive : 6:23am, New York John F Kennedy Intl(JFK)
Airplane : Boeing 737
Hours : 5hr 13min
Distance : 2446 miles
Price : $200.29
Add Airline Ticket Protector : +$13.50

8/15 : Washington DC - All airports(WAS) -> San Fransisco(SFO)
Flight : US Airways 287
Depart : 5:30am Baltimore, MD, Baltimore Balt/Wash Intl(BWI)
Arrive : 6:46am Charlotte, NC, Charlotte Douglas(CLT)
Airplane : Boeing 737
Hours : 1hr 17min
Distance : 362 miles
Change planes : 0hr 53min

Flight : US Airways 301
Depart : 7:40am Charlotte, NC, Charlotte Douglas(CLT)
Arrive : 9:59am San Francisco International(SFO)
Airplane : Airbus A321, Food for purchase
Hours : 5hr 19min
Distance : 2292 miles
Price : $184.09

Seaworld 구경

  Seaworld를 부지런지 돌아다녀서 물에 젖는 놀이기구를 빼고
  대부분 놀이기구와 쇼를 이용했다. ㅎㅎ

  . Wild Arctic
  . 북극 분위기를 내서 만든 영화관이다.
  . 스타크래프트와 분위기가 매우 비슷한 영화관으로 들어가서
     미션을 하나 받고 포스피드백 의자에 앉아서 쇼를 보는 곳.
     Disneyland의 starwars랑 같은 장비인 것 같다.
  . 그 밤에 북극탐험 도구라든지, 북극곰 발자국 등도 볼 수 있다.

  . Penguin feeding
  . 시간을 맞춰서 가면 동물들 먹이주는 시간에 갈 수 있다.

  . Shark
  . 코엑스 아쿠아리움처럼 수중터널을 만들어놨다.
  . 수족관 밑으로 들어가서 상어를 어느 각도에서든 볼 수 있다.
  . 사람의 위, 아래, 옆으로 지나가는 상어를 바로 옆에서 관찰 할 수 있다.

  . Dolphin Discovery
  . 돌고래 쑈
  . 범고래랑 돌고래랑 사실 거의 비슷한 데,
     훨씬 귀엽고 몸이 가벼워서 더 멋지다.
  . 초대 가족(엄마, 아빠, 꼬마)을 부르는 데, 나중에 반전이 있다.
  . 이런 곳에서 일하려면 조련기술 뿐만 아니라 쇼맨쉽도 있어야 될 것 같다
     조련사들이 다들 배우 역할도 한다.
  . 저녁시간에 가보면 돈을 많이 낸 사람들이 돌고래와 1:1로 노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먹이도 주고 같이 수영도 하고 조련사의 부호를 배워서 명령도 내리고.

  . Believe at Shamu Stadium
  . 범고래 쑈
  . 코끼리보다 훨씬 큰 범고래가 돌고래처럼 쇼를 한다.
  . Shamu는 seaworld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인 것 같다.
  . 레스토랑, 매점, 쇼이름도 모두 Shamu이고 대표 캐릭터라서
     어디서든 나온다. 스타디움도 가장 크다.
  . 애국적인 분위기를 고취시키려고 처음 10분간 미군홍보 비디오를 튼다.
     "여러분은 영웅입니다.", "미군 장병, 예비역, 가족 여러분 일어서 주세요."
     성조기도 화면에 크게 띄워서 흔들고.
  . 후반에는 꼬마도 하나 불러서 소원도 물어보고 범고래의 상징인
     fin처럼 생긴 목걸이도 하나 걸어준다.
  . 쇼 이름이 'believe'인 것처럼 매우 종교적인 분위기.
     "여러분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믿습니까?"
  . Shamu와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상품과 되어 있어서
     범고래를 보면서 저녁식사도 할 수 있고 만져볼 수도 있다.

  . Clyde & Seamore's Risky Rescue
  . Sea Lion(물개?)들이 나와서 하는 코믹쇼다.
  . 퇴물 잠수함 같은 세트를 만들어서
     해군복입은 조련사 2명과 물개 2마리, 그리고
     물개보다 훨씬 큰 분홍색 짐승도 하나 나온다.
  . 물개들은 돌고래, 범고래와 달리 고개도 잘 돌아가고
     핀도 더 인간의 손처럼 움직여서 조련사의 행동을 하나하나 따라한다.
  . 작고 귀여운 수달(?)도 나와서 막을 넘겨주곤 한다.

  . Cirque de la Mer
  . 프랑스식 쇼.
  . 아크로바틱을 하는 사람들이 장대에 매달리기도 하고
     사람위에 사람이 올라가기도 한다.
     개구장이처럼 사람 하나 바보 만들기도 하고
     공기풍선속에 사람을 하나 가둬서 물 위에서 빙글빙글 돌린다.

  . Pet's Rule!
  . Seaworld 답지 않게 육지 애완동물들이 나온다.
  . 보통 Seaworld의 관람석 중 앞쪽 좌석은 모두 'soak zone', 'wet seat'라고
     적혀 있어서 돌고래나 범고래가 물을 뿌린다.
     꼬리 지느러미가 매우 크고 넙적해서 Shamu 쇼의 경우는 앞쪽 16번째 줄까지
     물이 튄다. (엄청 큰 파도가 밀려온다. 완전 수영장이 되니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강아지들은 물 속에서 하는 쇼가 아니라서 물을 튀길수가 없는 데,
     그냥 스프링 쿨러로 뿌린다. (씨월드니까 강아지도 물쇼해야지.)

  . R.L. Sine's Haunted LIghthouse 4-D
  . 입체영화관 + 약간의 물
  . 입체 안경을 쓰고 별로 무섭지 않은 유치한 디즈니식 귀신영화를 보는 것이다.
     (EBS 교육방송 영화 같다.)
  . 배경이 바다라서 바다 장면이나 물 장면, 재채기 장면 등에서
     분무기에서 물이 뿜어져 나온다. (일종의 haptics)

  . Sea Lions Tonite(물개 쇼)
  . 낮 동안 본 모든 쇼를 패러디한 쇼다.
  . 특히 돌고래쇼와 샤무(범고래)쇼를 패러디 한게 웃기다.
     돌고래쇼에서는 조련사가 모두 금발인데,
     패러디하려고 어설픈 금발가발을 반쯤 쓰고 나와서 맨트도 한다.
     "저도 씨월드에 취직하기 위해 금발로 머리도 바꾸고, 성형수술도 했어요."
     "자, 여러분 기적을 믿나요? 그럼 여러분도 같이 박수쳐 주세요."

  . Shamu's House of Douse
  . 샤무의 젖는 집;
  . 낮보다 훨씬 광적이다. (완.전.소.중. 범고래 분위기.)
  . 가수 콘서트장처럼 30분 전부터 사람 가득하고 밤에 하는 쇼라서 조명도 훨씬 화려하다.
  . 다들 형광 막대도 들고, 야구장처럼 웨이브도 탄다.
  . 강변가요제 같다고 해야 하나, 대형 스크린이 있어서 사회자가
     샌디에고 해변에서부터 차를 타고 오는 것도 생중계된다.
     "자, 여러분을 위해, 제가 샌디에고 해변에서부터 차를 타고 달려왔어요."
     뭐 이런 박살 멘트 있잖아.
  . 끝나면 폭죽도 터뜨리고 거의 마지막 대단원이라고 할 수 있다.

  . Shipwreck Rapids
  . 둥그런 놀이기구를 타고 물 맞으며 내려온다.
  . 25센트를 넣으면 구경꾼들도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에게
     물대포 공격을 할 수 있다. (일명, 침입자 퇴치)

  . 버드와이저 맥주학교
  . 등록하면 샘플로 술도 먹여준단다.

2006년 7월 26일 수요일

자식 교육

6년 전부터 생각하던 많은 2세 교육 방법들이 있는 데,
(퍼즐 많이 사주기, 왼쪽으로 글자 연습 시키기, 뭐 이런 것들 있잖아.)
오늘 몇 가지 더 추가해볼까 한다.

. 식단
우리 부모님은 한국식 식단을 고집하셨다. 물론 감자, 고구마, 케잌, 라면 등의
간식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주식은 어디까지나 쌀.
나는 하루 식사 중 아침은 무조건 서양식으로 할 생각이다. 가능하다면 점심까지.
하루 중 1.5끼는 다양하게 먹여야지. 가끔은 극단적인 패스트푸드도 싸주고 말이다.
오히려 그러는 게, 세계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어려서 부모님께 패스트푸드는 나쁜 것이라고 지나치게 교육을 받아서
오히려 반대급부로 한동안 패스트푸드만 너무 많이 먹었다.

스크램블 에그, 삼각주먹밥, 맥도날드, 오꼬노미야끼, 피자, 스파게티,
멕시코식 칠리소스, 감자튀김, 짜장면 등..

가끔 밥이 먹기 싫다면 굶기기도 해봐야지.
우리 부모님은 평생 나를 굶기신 적이 없다.
하지만 세상에 나가면 굶을 때도 있는 법이다.
(한 달에 한 끼 쯤 굶어도 10대 이상이라면 건강에 지장 없다.)

. 요리
최대한 여러서부터 요리를 가르쳐야 겠다.
사실 나도 할 수 있는 요리가 별로 없지만 말이다.
칼, 불은 위험하니 11살부터 가르치도록 하지.
(중학교 가면 실과, 가정 교과서가 있어서 실습을 해야 내신에 도움도 된다.)
빵에 그림그리기, 뜯어먹으면서 모양만들기, 예쁘게 접시에 담기는 6살부터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

. 게임
어려서부터 게임을 많이 가르쳐야지.
고스톱, 포커 등..
도박사가 되라는 것은 아니고 게임도 일종의 사회적 도구라는 걸 알려줘야 겠다.
부모가 그런 것들을 금기시 하면 오히려 혼자 배워서 중독자가 되는 것 같다.
게임도 공부라고 하면 조금은 더 짜증내지 않을 까 싶기도 하다.
(게임이 공부라고 생각하면 열심히 안하게 될 확률도 더 커진다.;;)
오락실에 있는 모든 게임은 최소한 10분 씩은 시키고,
아는 카드게임, 보드게임은 다 사다가 플레이 하는 법은 알려줘야 겠다.
게임을 잘 하는 사람을 만들지는 절대 않을 테고,
대신 어느 게임이든 대충 룰은 알고 있을 정도로 3~5판씩만 해야지.

. 내가 못하는 것
내가 못하는 것들은 어떻게 가르칠지 모르겠다.
밖에 나가서 친구들에게 배우겠지.
농구, 야구, 축구, 배구 뭐 이런 것들 말이다.
야구장,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스키장은 한 번 쯤은 데려가야 겠다.
사실 우리 아버지는 나를 한 번도 구장에 데려가신 적이 없다.
(산, 놀이동산은 많이 같다. 특히 산, 낚시는 거의 매주.)
자신이 별로 그런 것들을 안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내가 싫어하는 음식도 잘 안 먹이게 될텐데.
마누라에게 닭고기 같은 거 잘 사 먹이라고 해야지.

. 인문학
내 자식은 나보다 어려서부터 문화적, 인문적 소양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21살때까지는 내 자식은 위대한 수학자나 과학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 데,
그런 인간이 할 짓은 아닌 것 같다.
위대한 수학자나 과학자 중에 행복하게 생을 산 사람은 많지 않다.
아인슈타인, 파인만, 폴 에르디시 정도...

. 행복
나보다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내재적인 불안감이 저 심층에 있어서 가끔 행복하지 않을 때가 있다.
모험과 도전을 나보다 더 즐겼으면 좋겠다.
나도 요즘은 모험과 도전이 좋지만 가끔은 너무도 겁이 나서 잠을 자지 못할 때가 있다
(사실은 그렇게 잠 못 이루고 난 뒤라서 더 재미있는 지도 모르겠지만, 일종의 스릴이니.)

. TV
한국 방송보다는 미국이나 일본어 방송을 더 많이 틀어줄 생각이다.
TV는 시시하니 인터넷만 하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지.

. 친구
누구보다 친구가 많았으면 좋겠다.
나도 그 친구 중에 하나 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게 모든 것을 말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 다.
가끔은 내게 말 못할 비밀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어떤 친구에게는 그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 말도 못하고 혼자만 고민하는 사람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UCSD 생활 15

. 한국
미국에서 미국친구들에게 한국을 팔아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조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비애국적인 사람이지만
(나는 평균적인 한국인보다 감성적인 애국심이 떨어진다.
물론 이성적으로는 한국을 남들보다 아끼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물론 나만의 해석으로 말이다.

서울도 뉴욕만큼 사람이 많이 살고, 지하철도 잘 되있다는 점이나,
북한(요즘 뜨는 뉴스니까.)이 무섭지만 전쟁은 안 일어날 것 같다든지.
우리 부모님은 내 생일을 음력으로 센다든지.
우리 나라 명절 중 중요한 몇 개는 음력이라서
한국인들도 매 해 언제가 명절인지 몰라서 달력을 새로 사야 한다든지.
한국은 명절마다 세상 다른 사람들이 겪어보지 못한 교통대란도 겪고.
노동 시간도 제일 길고, 도쿄와 서울도 거의 비슷하다든지.

한국인들이 워낙 많아서 한국어도 꽤 잘 가르치는 것 같다.
어떤 미국친구는 나를 보면 항상 "안녕"이라고 말한다.
"안녕", "바보", "여자", "나", "좋아", "나빠" 등을 룸메가 가르쳤단다.

. 유머들
드라마를 많이 봤더니, 이제는 미국식 유머들도 들리기 시작한다.
한국어로 들으면 재미없지만 나름 재미있다.
주로 덩달이 시리즈에 가까운 것들이 많은 데,
한국어보다 영어는 활용이 더 자유롭다.
어휘(단어, 숙어)수도 더 많고 한국어보다 자음, 모음 결합력이 적기 때문인듯하다.
(또한 한국어는 형제언어가 거의 없지만, 영어는 인도유럽어족의 모든 언어와 형제지간이다.)

음, 아무튼, 하나 예를 들면.
며칠 전에 간 Wild animal park가 너무 더워서 투어 기차가 30분이나 연착됐는 데, 그 동안 동물원 직원이 standing 유머를 몇 개 했다.
"사파리 동물들은 포커를 많이 친답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사파리에는 치타들이 많이 살기 때문이죠."
cheetah(치타)와 cheater(사기꾼)이 발음이 비슷하다.
갬블러들도 사기꾼들이라고 보고 포커를 잘 치니까 하는 말.
치타 -> 사기꾼 -> 갬블러 -> 포커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얼룩말 소리를 들려드릴께요."
".....(고요한 적막 n초)"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얼룩말 소리였습니다."

. 지능
내 나름의 미국인의 언어적 지능을 체크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내 영어를 잘 알아들으면 똑똑한 녀석, 못 알아들으면 좀 아둔한 녀석..
신기하게도 아랫층에 사는 미국인 친구가 내 말을 제일 잘 알아듣는 다.
심지어 나의 한국인 친구들보다도 내 영어를 더 잘 이해한다.
(한국인보다 미국인이 내 영어를 잘 알아듣는 다는 것은
그만큼 콩글리쉬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다는 좋은 지표일까?)

반면에 어떤 중국인 친구는 꽤 영어를 잘하는 데,  내 영어는 하나도 못 알아듣는 다. 같이 있으면 전혀 대화가 안된다.;
나는 그 친구 영어를 잘 알아듣는 데, 내 말을 도통 모르겠단다.
(결국 둘 다 답답하니, 자주 얼굴 안보고 있다.)

아무튼 2개 국어를 할 수 있게 되가니 재미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실력도 어느정도 평가가 된다.

. 문맥
나는 언어를 바꾸면 문맥도 바꾼다.
그러니까 한국말로 주로 하는 주제와 영어로 말하는 주제가 다르다.
한국말로 하는 주제들은 대부분 추상적이거나 심층적이다.
바로 이 블로그에 쓰는 것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영어로 말할 때는 좀 더 쉽고 일상적인 주제들을 말한다.
주로 영화나 드라마이기도 하고, 안부를 묻거나 더 사교적인 것들이 주제가 된다.

영어와 한국어를 말할 때 같은 표현이나 문맥을 유지하기는 매우 힘들다.
한국인들이 영어를 못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주변 한국인들을 보면 자주 한국식 표현을 번역하려고 한다.
한국어를 완전히 포기하고 영어식 문맥과 사고를 가지고 하면
훨씬 쉽게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한가지 문제가 있는 데, 문맥을 바꿀 때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영어를 계속 쓰다가 한국어로 바꾸려면 머리 속의 생각들을 모두 비우고
새로 채워야 해서 시간이 걸린다.
한국어를 쓰다가 영어로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다.
30분 안에 소재를 교체할 수가 없다.
왜 이게 문제가 되냐면 conversation partner 친구가 있는 데,
나는 그 친구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기로 하고
그 친구는 내게 영얼르 가르쳐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화가 잘 되다가도 언어를 바꿔버리면 그 주제를 이어 나갈 수가 없다.

나는 내가 한국어로 주로 생각하는 주제를 영어로 바꾸지도 못하고
반대로 영어에서 주로 쓰는 표현도 한국어로 바꾸지 못한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영어를 쓰는 나인 'Ryan(or Brian)'과
한국어를 쓰는 나인 '주현성'이 존재한다.

특히나 3년 전부터 글쓰기 실력이 늘면서 한국어에서만 가능한
표현들을 블로그에 많이 쓰기 때문에 영어로 치환할 수가 없다.

. My name
영어를 쓰는 친구들을 위해 미국이름을 지었다.
고2 때 회화학원에서 지은 'Ryan'이라는 이름이다.
그런데 최근에 'Brian'이라고 바꾸기로 했다.

한국인은 원래 '으','브' 발음을 좋아해서
(한국어의 언어적 특성이 영어에 반영되서 콩글리쉬가 되는 것이다.
언어학 개론 시간에 배웠다.)
내가 Ryan이라고 해도 다들 Brian으로 듣는 다.
그래서 미국친구들이 내게 차라리 Brian으로 이름을 바꾸라고 말해줬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Brian이 되었다.
미국 유학파인 '홍정욱'씨의 '7막 7장'이라는 책을 보면
그 사람도 이름이 Ryan으로 하려다가 Lion과 비슷해서 Brian으로 정했다고
하는 부분이 나오는 데, 내 생각에는 나와 같은 이유(발음상의 편의) 때문인데
자신의 발음의 결점을 좋게 순화해서 표현한게 아닌가 싶다. (프로이드식 내맘대로 해석.)

. 작명
언어를 하나 배울 때마다 그 언어에 맡는 이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식, 독일식, 프랑스식, 러시아식 이름도 하나씩 지을 까보다.
지난 번에 멕시코 친구가 자기의 한국식 이름을 지어 달라는 데 뭐라고 할까?
'병식', '순돌', '철수' ...
멕시코 이름이 뭔지 물어봐서 비슷하게 지어줘야 겠다.

한, 중, 일이 서양보다 이름 set의 더 넓은 것 같다.
뭐라고 해야할까. 동양식 이름은 인디언식에 가까워서
일반명사나 고사성어들을 이름으로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다.
서양이름들은 주로 과거에 있던 이름이나 성서(Bible)의 이름의 모방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는 '바다', '한별', '조국' 같은 이름들이 흔하지만
미국인 중에 'Sea', 'Ocean', 'Star', 'Father's country'
이런식으로 이름을 짓는 사람은 거의 없다.
'Tom', 'Jack', 'Bill'들이지.

UCSD 생활 14

. 다양한 친구들
  나는 UCSD 친구들이 참 부럽다.
  이들은 여름, 겨울 방학마다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가 있다.
  나같은 계절학기 친구들이 기숙사의 절반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과 만날 파티가 매주 몇 개 씩 있다.

  KAIST나 한국에 있는 학교들은 전부 외국인 기숙사가 따로 있다.
  같이 듣는 수업도 별로 없어서 만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미국 대학들은 고등학생이나 직장인, 외국인 등.
  누구든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사회의 평생교육도 되고
  학교에 있는 사람들도 외부 사람들을 언제든 만날 수 있다.

  만약에 내가 미국인이고 한국에서 수업을 들었다면 매우 어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내 아랫방에 있는 미국인 친구도
  이 학교 정규학생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에 들어서 2번째 여름학기란다.

  순혈주의가 아닌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의 특징인 것 같다.
  사실 여기 있으면 나도 미국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인은 인종적인 명칭이 아니라 미국으로 이민 온 이민자들의 모임이니까.

. 동양인
  워낙 영화를 많이 봐서 서양인들에게도 익숙하지만
  동양인들이 더 정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말만 하지 않고 있으면 정말 한국사람 같다.
  행동 하나, 걸음거리, 옷차림새까지 구별할 수가 없다.

  심지어 아시아계 미국인도 유럽계 미국인과는 뭔가 다르다.
  미국인임에도 제스처가 동양스럽다.

  한국인을 제외한 모든 동양인들에게 왜 이리 정이 가는 거지?
  - 음, 한국인에게 정이 덜가는 것은 같이 있으면 영어 실력이 안늘고
  한국말만 하게 된다는 부작용 때문에 의식적으로 멀리하는 탓이리라.

. 서양인
  얼마나 서양 문화에 익숙해졌는 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중에 하나가
  서양 사람을 봤을 때, 얼마나 예쁘다고 (혹은 멋지다고) 생각하느냐 란다.
  그 외에도 어색하지 않게 외국 영화를 보는 것, 외국어를 들어도 쫄지 않는 것,
  외국사람에게 웃어주거나 필요하면 화를 낼 수 있는 것 등.. 많은 척도가 있다.
 
  음, 아무튼 주변에 멋진 서양인들이 꽤 보인다. (외모적인 측면에서 말이지.)
 
. 라틴인들
  라틴인들도 꽤 재미있다. 수다쟁이들이고 욕도 잘하고 누구와도 쉽게 친해진다.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불러다가 매일 파티도 한단다.
  (어쩐지 금~일요일까지 주말밤이면 항상 옆 건물이 자정이 넘어서도 떠들썩 했다.)
  꼭,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의 한국인들을 보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러니까, 시골 할머니댁 옆 집 아저씨나 농사짓는 삼촌들..

. 중국인들
  중국인들은 정말 한국인과 비슷하다.
  그 유교적인 자세라든지, 대국적인 마음가짐.
  한문학원 다니면 가르치는 많은 숙어들 있잖아. 호연지기, 대도무문 등..
  자기들끼리 모여다니면서 중국어만 쓰는 그런 점까지;;
  같은 한자인데, 발음이 달라서 의사소통을 못하는 많은 것들이 아쉽다.
  특히 홍콩 배우 이름이라든지, 역사적인 사건들, 중국의 고대 국가들,
  사자성어, 도시이름 이런 것들 말이지.
  발음만 같으면 밤새 삼국지 이야기를 할 친구들도 꽤 될텐데.

정들다.

18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날까지 나는 평생 어떤 장소에 정든 적이 없었다.
항상 지금 살고 있는 곳, 살던 곳보다 나은 다른 어떤 세상에 가기를 원했다.
유치원 때는 아기곰 푸우가 사는 세상에 가고 싶었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미국에 가고 싶었다.

고등학교 졸업식날 처음으로 그곳을 떠나는 게 아쉬웠다.
그 뒤로 나가 있던 장소들에 정이 들기 시작했다.
KAIST를 떠나서 서울로 올라가던 날도 그랬고,
서울을 떠나 다시 KAIST로 가던 날도 그랬다.

유럽 여행 중에도 떠나는 도시들이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나는 어딜가든 사진을 많이 찍는 다.
헝크러진 침대 위 이불이나 옷장 속까지 꼼꼼히 찍는 다.

특히 유럽여행 중에는 파리를 떠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에펠탑 야경도 3번이나 보고 유람선도 2번이나 탔다.
파리가 가장 멋지기도 했고, 유럽을 떠나는 것이었으니까.

프라하나 베니스처럼 하루만에 정이 든 도시들도 있었다.

다음 주면 여기를 또 떠난다.
한국을 그리워하는 마음보다는 UCSD 캠퍼스를 떠나는 게 더 아쉬운 것 같다.
이제 겨우 3주 있었고, 주변 친구들은 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는 그들의 얼굴에, 그들이 있는 장소에 정이 들었다.
사실은 나도 그들을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 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