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5일 일요일

HOT와 남학생들.

중학교 때 H.O.T가 처음 나왔다.
솔직히 서태지도 적응하는 데 1년 반 걸렸는 데, - 나온지 1년반 뒤부터 좋아하게 됐다. -
(내가 이런 유행 정보는 그리 느리지 않은 데 적응이 느리다.)
H.O.T는 지금도 적응이 안된다.


이상한 삐죽삐죽한 머리에 한여름에 파란 장갑을 끼질 안나..
미친 표정과 문희준의 이상한 개인기 - 다리 쭉펴고 앉아서 통통 튀면서 앞으로 가는 거.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 해 남학생들의 반응이었다.
H.O.T가 여학생의 코드와 잘 맞아서 좋아하고 쫓아다니는 건 그렇다치고..
남학생들은 왜 따라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남학생의 코드와는 전혀 맞지 않는 그 엽기적인 것들을 말이다.


그 해 소풍 때 장기자랑에는 다섯팀이나 나와서 모두 같은 춤을 보여줬다.
H.O.T 전사의 후예.
내가 사회를 봤는 데, 아주 곤혹스러웠다.
녀석들이 다들 똑같은 거만 하니까 소개하기도 민망했다.


아무튼 H.O.T 따라하니까 여학생들이 참 좋아했다.
"요즘 여자애들은 왜 저럴까?", "약 먹은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남학생들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맘에 안 들고 미친짓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여자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저렇게 망가지는 구나. 세상 참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미친짓을 한 번도 안해서 내가 여자친구가 없나보다.
솔직히 지금 내가 샤기컷을 하고 헤어왁스 바르는 것도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그 전 5:5 가르마가 맘에 안든 건 사실이지만 헤어왁스 잔뜩 바른 삐죽머리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는 옷들이 사람들은 불쌍해보이니까 입지 말라고 하는 것도 잘 이해 안되고
아무튼 자꾸 나를 불쌍하게 보니까. 짜증나서 안 입는 거지..

댓글 1개:

  1. 뭐 그래도 쇼핑도 가끔하면서 옷도 골라가면서 입어보고 비누도 바꿔가면서 피부관리도 하고 팬시점에서 예쁜 가방도 고르다보면 많이 이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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