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가 극에 다다르고 있다.
장마철 초기에는 그래도 콘크리트의 capacity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까지는 습기를 흡수해 주었는 데,
(공학적으로 콘크리트는 습기를 어느 정도까지 머금는 소재이다.)
이제 콘크리트의 습기가 모두 포화가 되었는 지, 바닥과 벽에도 습기가 그대로 이다.
온도보다 습도 때문에 참을 수가 없다.
온도는 얼음과 선풍기로 버틸 수 있지만 습도는 제습기나 에어콘이 아니면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럴 때는 차라리 회사에 가고 싶다. 빌딩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건조하다.
(현대식 빌딩의 단점이자 장점이다. 낮은 습도. 겨울에는 건강에 안좋지만 여름에는 덕분에 더 쾌적하다.)
하지만 지금은 기숙사에 있다. 회사에서 받을 심리적 스트레스와 여기서 받을 육체적 스트레스 중에
육체적 스트레스를 택했다. (어차피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아프고, 몸이 아프면 마음도 우울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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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술을 피해, 회사 워크샵에서 도망쳐 왔다. 별로 하는 것도 없이 사람들만 모아놨다.
물론 주 목적이 술을 통한 친목도모였겠지만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다.
그래서 도망쳐 왔다. 강원도 강촌이라는 곳인데, 아주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저녁 9시에 셔틀버스를 타고 역에 갔는 데, 나갈 때 호텔 직원들이 수문이 열리면 동네가 고립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도로가 침수되서 버스가 물 위를 날았다.
역까지 걷는 동안 도로가 신발 높이 이상으로 물이 넘쳐서 다 젖고
역에 도착했을 때 분위기도 이상했다.
역무원이 표는 팔지 않고 우리를 그냥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표 주세요~".
"침수되서 철로가 유실됐어요. 아마도 오늘은 철도를 이용 못할 테니, 강건너 버스를 타세요."
철도로 가끔은 끊기는 곳이었다. (경춘선)
우리 할머니댁도 시골이지만 20년 동안 고립이되는 일을 상상하지도 못했는 데,
거기는 정말 시골이었다.
버스를 타기위해 다리를 건넜다.
아무리 찾아도 매표소가 없었다. 구석에 작은 컨테이너가 하나 있었을 뿐인데,
다 지워진 글씨로 이렇게 적혀있었다. "매표소"
그런데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문도 잠겨있고..
막차가 20분 뒤에 오는 데, 문 닫고 가버린 것이었다. 이런...
아무튼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물어서 버스타는 곳으로 뛰어갔다.
기사 아저씨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겨우 탈 수 있었다.
강원도 여기저기 모르는 동네에 수없이 정차하면서 아무튼 서울에 도착했다.
"상봉입니다. 내리세요."
사람들이 다 내렸다.
"음.. 왜 다 내리지. 여기 어디에요? 여기 서울이예요?"
"서울 상봉이예요."
서울에 4년 이상 산 회사 동료분도 모르는 동네였는 데, 아무튼 7호선이 다니는 동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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